어느 스님오래전 이야기입니다.
절 집안에 자라나서 20대초에 출가하였습니다.
스님은 철저한 계를 지키고 누구보다 열심히 정진했습니다.
어느 날 남해 보리 암에 가서 목탁을 치며 큰 소리로 관세음보살 정근을
1개월 이상 철야정진 했습니다.
얼마나 신심이 나게 열심히 정근을 했는지 보는 사람마다 신심이 나서
함께 관음정근을 했습니다.
이 소문이 퍼지자 많은 신도님들이 찾아와 동참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 스님은 객스님이라 절에서 탐탁하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 스님이 자신의 절로 신도를 오게 하려고 홍보하는 중'라는
이야기 까지 나왔습니다.
하지만 그 스님은 조금도 흔들림이 없이 정근기도를 했습니다.
어느 날 보리 암 스님이 와서 “스님, 이제 그만 좀 하시오.”라고 말했습니다.
그래도 계속 정근하니 목탁을 빼앗아버렸습니다.
목탁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하니까 절에 있는 스님이 기도스님의 뺨을
후리 쳤습니다.
하지만 그 기도스님은 어떠한 대꾸도 항의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조용히 마음속으로 정근을 하며 100일 기도를 다 마치고 떠났습니다.
후일 그 기도스님이 “그 때 젊은 시절 보리 암에서 관음정근을 하니 나 스스로
얼마나 신심이 나던지 그리고 엄청난 힘이 솟아 이 지구를 들어 올릴 것 같은
힘이 넘쳤지요. 지금 생각해보니 보리 암 스님의 행동도 이해가 가네요.”라고
담담히 말했습니다.
“그때 그 정진의 힘이 평생 내 공부하는데 양식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 시절 열정이 넘쳐서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
부족하였던 같았지요. 어떤 사람은 큰 목탁소리와 고성 염불소리를 들으면
기도가 안 된다는 사람도 있다고 하지요. 지나친 것은 금물입니다.
젊은 시절 나는 계율 지키느라고 아주 냉정하고 까칠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공부를 하다 보니 마음이 많이 부드러워 졌습니다.
모두를 이해하고 인정하며, 모든 것이 인연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동체대비’하는 마음을 얻는 것이 불교공부의 핵심입니다.”
칠순이 가까운 스님은 빙그레 미소 지었습니다.
#
불교의 목표는 천성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되는 것입니다.
이 말은 내가 높고 잘났다는 뜻이 아닙니다.
내가 가장 높다 가장 넓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주를 다 포용한 큰 그릇이 되는 것을 말합니다.
모든 것을 품고 있는 마음이 일심(一心)입니다.
대우주 전체가 내 마음에서 나온 것이요,
모든 것이 내 마음으로부터 나오는 것입니다.
이 가르침이 바로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란 화엄경의 가르침입니다.
좁은 마음이 아니라, 우주와 내가 한 몸임을 알고 큰마음을 내어
모두를 포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러면 위 사례와 같이 열심히 정근 하는 중 목탁을 빼앗겨도
심지어 뺨을 맞아도 상대를 다 이해 하게 됩니다.
법우님들
좋은 계절입니다.
부지런히 염불정진 합시다.
우리도 염불하여 허공같이 큰마음을 가져봅시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자비불교정토회
정인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