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불자님이 한숨을 푹 쉬며
“스님, 저 죽고 싶습니다. 너무 힘듭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무엇이 그렇게 불자님을 힘들게 합니까?”
“스님, 도대체 내 뜻대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어요.
자식도, 남편도, 일도 그 모두가 나를 힘들게 하네요.”
“불자님, 자식이나 남편이나 하는 일이 바라는 대로 잘되면
고통이 없고 마음이 편안하겠습니까?”
“네, 스님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요?”
“불자님, 자신이 원하는 대로 되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입니다.”
“자식이나 남편에 기대하거나 바라는 마음이 크면
당연히 실망이 크게 됩니다.
세상의 일은 내가 바라는 대로 되기도 하고 안 되기도 합니다.
바라는 마음을 작게 가지면 성사되는 일이 많아집니다.
더 좋은 것은 바라는 마음을 아예 가지지 않고
내가 할 일을 묵묵히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고통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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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는 마음인 희망은 약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독이 되기도 합니다.
희망이 있어서 즐겁지만 희망이 있어서 괴롭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내가 바라는 대로 되면 즐겁지만 안 되면 괴롭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무엇이나 ‘내 마음대로 되기’를 바라지 말아야 합니다.
내 마음대로 되기를 바라면 긍정적인 마음이 되어 괴로움을 견딜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내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부정적인 마음이 되어 괴로움을 견디지 못합니다.
긍정적인 마음이 부정적인 마음으로 바뀌면 우울해 집니다.
우울한 마음이 심화되면 결국에는 살아야할 이유를 느끼지 못해
삶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위 사례의 불자님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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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희망은 단지 희망으로 그쳐야 합니다.
희망에 자아가 있으면 욕망으로 바뀌어 바란 만큼 좌절하게 됩니다.
희망이 있어서 살지만 희망이 있어서 절망합니다.
그러므로 꿈을 갖되 반드시 꿈처럼 되기를 바라지 말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꿈은 이루어 질 수도 있지만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꿈은 괴로운 현재를 견디게 하는 한순간의 바람일 뿐입니다.
법우님들
꿈을 가지고 바라지만 그 성취여부는 하늘에 맡겨야 합니다.
하늘에 맡긴다는 것은
일이 성취할 수 있는 원인과 조건이 맞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결국 성취될 인연이 되어야 성취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것은 인연법에 적용됩니다.
부자가 되려면 부자가 될 인연을 지어야 합니다.
좋은 어머니 좋은 아내가 될 인연을 지어야
자식이 효도하고, 남편이 잘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 인연법을 무시하고 맹목적으로 바라는 마음을 내는 것은
욕심이요 어리석은 일입니다.
모든 것은 내 하기 달린 것입니다.
이렇게 인연법을 알면 행복이 보이게 됩니다.
감사합니다.
자비불교정토회
정인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