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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문 가득한 방

[스크랩] 거룩한 죽음

작성자자비심|작성시간19.08.26|조회수14 목록 댓글 0




1960년 경 부산 범어사에 한 노스님이 열반에 드셨습니다.

스님은 19세 금강산 장안사에 출가하여 평생 나무아미타불

외웠습니다.

법명은 하담(荷潭)이요, 속씨 성은 황()씨였습니다.

스님은 일할 때나 밥 먹을 때나 대화를 할 때도 나무아미타불을 불렀습니다.

잠잘 때도 꿈속에서도 나무아미타불을 불렀습니다.

이렇게 10여년을 염불하다가 아미타불의 무량광명을 보고 견성을 했습니다.


무량한 빛과 무량한 진리를 체험한 기쁨을 억제하지 못하여 금강산에서

하산을 했습니다.

모든 중생에게 나무아미타불이라는 거룩한 단어를 귀에 넣어줌으로 해서

중생들의 업장을 녹이고 죄업을 소멸시켜주고자 서울로 갔습니다.

 

#

서울의 골목 구석구석을 누비며 나무아미타불을 외웠습니다.

사람들이 나무아미타불소리만 듣고 눈으로 나무아미타불’ 6글자만

보아도 한없는 업장이 소멸되고 공덕이 생긴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평생을 중생구제를 위하여 나무아미타불을 부르고 다른 이들도 함께

아미타불을 부르도록 했습니다.

스님은 누가 도움을 주거나 작은 친절을 보내면 항상 감사보다는

이 공덕으로 다음에 부처가 되십시오.’라고 축원을 했습니다.

스님은 일체의 상을 여의었습니다.

언제나 누구에게나 이 공덕으로 성불하십시오.’라고 말했습니다.

 

#

말년에 다시 범어사에서 보냈습니다.

뒷채에서 행자나 일꾼들과 함께 공양하며 잠을 잤습니다.

어느 날 스님은 총부스님을 불렀습니다.

스님, 석 달 후 내가 가야 되겠소.” 이 말을 들은 총무스님은

대수롭게 여기지 않고 3개월 후 절을 떠나는 것으로 들었습니다.

다시 약속한 날 일주일전에 다시 총무스님을 불러 꼬깃 꼬깃 모은 돈

10원짜리, 100원짜리를 6만원 건네주며 절 살림에 보태라고 했습니다.

당시 전차표가 1원 정도할 때입니다.

또 양말 속에서 별도로 3만을 꺼내주며 이 돈으로 초상비용 해 달라.’

했습니다.

약속 당일 아침부터 하담스님은 손수 향나무를 넣어 달인 물로 목욕을 하고

미리 마련한 수의를 갈아입은 다음 자신이 소지한 모든 것을 태웠습니다.

오직 수의 위에 장삼과 가사를 차려 입고 단정히 앉아 있었던 것입니다.

 

#

총무스님도 하담스님의 거동이 예사롭지 않아 세 명의 젊은 스님에게

하담스님을 지키도록 했습니다.

오전 10시가 되자 하담스님이 말했습니다.

이제 내가 가야할 시간이 되었구나!”

그 때 곁에 있던 젊은 승려가 짓궂게 말했습니다.

스님, 지금이 법당에서 마지 올리는 시간인지 모르십니까?

어찌 중이 되어가지고 부처님께 마지 올리는 시간에 가시려고 합니까?“

, 듣고 보니 그 말씀도 옳구려, 나를 일으켜주시오.”

그렇게 해서 젊은 스님의 부축을 받고

법당에서 사시마지 시간이 다 끝날 때까지 조용히 기다렸습니다.

마침내 사시마지가 끝나자 스님은 조그만 게송을 남기고

열반에 드셨습니다.

 

원공법계제중생(願共法界諸衆生)

자타일시성불도(自他一時成佛道)

원컨대 법계의 모든 중생

너와 나 동시에 성불하기 원입니다.

 

#

이 얼마다 거룩한 죽음입니까?

스님이 이렇게 거룩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었던 것은

안으로 꽉 뭉친 자기 기운이 있어야 마지막 순간 까지

흐트러지지 않고 끊어지지 않습니다.

염불하는 마음이 성성적적 하였던 것입니다.

모든 정성을 다하여 염불하고

자신을 끊임없이 성찰하고

오직 중생 구제의 길

자비 여로의 길을 가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정인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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