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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법계//(화엄경)

화엄사상 (6)_십현연기

작성자자비심|작성시간12.02.25|조회수143 목록 댓글 0

화엄사상 (6)_십현연기

상즉, 상입의 사사무애(事事無碍) 법계연기(法界緣起)를 체계적으로 관찰한 구체적 설명이 십현연기(十玄緣起)와 육상원융(六相圓融)이다. 십현연기는 십현문(十玄門)이라고도 하는데, 존재하는 사사물물 전체가 원융무애하게 있음을 설한 것이다. 십(十)은 원만구족의 만수(滿數)이고, 현(玄)은 현묘, 문(門)은 사사무애법문이다. 10가지 심오한 신비의 무애(無碍)세계라는 의미를 지닌 말이다.

법장은 <화엄오교장>에서는 스승인 지엄의 십현문설(十玄門)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으나 <탐현기>에서는 그것을 약간 수정하여 서술하고 있다. 그래서 <탐현기> 이후에 보이는 십현설을 신십현(新十玄)이라 하고 그 이전의 십현설을 고십현(古十玄)이라고 부른다.

신십현(新十玄)은 동시구족상응문(同時具足相應門), 광협자재무애문(廣狹自在無碍門), 일다상용부동문(一多相容不同門), 제법상즉자재문(諸法相卽自在門), 은밀현료구성문(隱密顯了俱成門), 미세상용안립문(微細相容安立門), 인다라망경계문(因陀羅網境界門), 탁사현법상해문(託事顯法生解門), 십세격법이성문(十世隔法異成門), 주반원명구덕문(主伴圓明具德門)이다.

이 가운데 광협자재무애문(廣狹自在無碍門)과 주반원명구덕문(主伴圓明具德門)은 고십현(古十玄)에서의 제장순잡구덕문(諸藏純雜具德門)과 유심회전선성문(唯心廻轉善成門)을 고친 것이며, 은밀현료구성문(隱密顯了俱成門)은 고십현(古十玄)의 비밀은현구성문(秘密隱顯俱成門)을 달리 표현한 것이다.

동시구족상응문(同時具足相應門)은 십현연기의 총설로서 낱낱의 현상에 전세계가 동시에 구족해 있고 또 원만하게 잘 조화되어 있는 것이다. 동시(同時)는 선후(先後)가 없음을 밝히는 것이고, 구족(具足)은 모두 섭수하여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일체 제법이 열 가지 뜻을 동시에 구족해서 상응하여 원만히 조화되어 있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열 가지 뜻은 담고 있는 말씀과 담겨있는 내용인 교의(敎義), 본체와 현상계인 이사(理事), 소현경(所現境)과 능관지(能觀智)인 경지(境地), 수행과 도달하는 지위인 행위(行爲), 원인과 결과인 인과(因果), 의보와 정보인 의정(依正), 체성과 묘용인 체용(體用), 사람과 법 즉 주체와 객체인 인법(人法), 역행과 수순행인 역순(逆順), 느끼게 해는 것과 응해주는 것인 감응(感應)이다.

광협자재무애문(廣狹自在無碍門)은 연기 제법에 각각 광협(廣狹)이 있으면서도 무애(無碍)하다는 것이다. 이는 간격이 멀든 가깝든 간에 모든 존재들이 아무런 장애없다는 뜻이다. 광(廣)은 밖이 없다는 무외(無外)의 뜻으로 넓음이란 한계를 갖지 않아 밖이 없는 것이다. 협(狹)은 안이 없다는 무내(無內)의 뜻으로 가장 좁음이란 그 자체가 공간을 갖고 있지 않아 안이 없다는 것이다. 큰 것과 작은 것에 자성(自性)이 없으므로 큰 것과 작은 것이 서로를 포섭하는 것이다. 좁은 것과 넓은 것은 하나와 전체로 말할 수 있으므로 서로 자유롭게 구애됨이 없이 서로 교환될 수 있다. 이를 고십현(古十玄)에서는 제장순잡구덕문(諸藏雜具德門)이라고 한다. 즉 연기하고 있는 법에는 순수한 것과 잡된 것이 섞여 있지만 순수한 것은 순수한 대로, 잡된 것은 잡된 대로 나름의 자리에 있다는 말이다. 이것이 동시일념(同時一念)으로 자재함을 말하는 것이다. 이는 보살이 오직 대비로 순(純)을 삼더라도 미래세가 다하도록 보살도를 행하는 것을 보이는 경계이다.

일다상용부동문(一多相容不同門)은 하나와 전체가 서로 용납하는 것을 말한다. 하나는 전체에 들고 전체는 하나에 녹아 있어 무애자재하다. 그래서 하나 가운데 전체이고 전체 속의 하나이다. 그러면서도 각기 나름대로의 개성으로 본래의 면목을 보유하고 있다. 하나와 전체가 혼란되지 않는 상입(相入)을 말한다. 상입이란 이것과 저것이 서로 용납하고 받아들여 걸림없이 융합하는 것이다. 하나란 불변의 자성을 가진 확정적인 하나가 아니라 연기한 하나이기 때문이다. 하나 가운데 전체이고 전체 속의 하나이지만, 하나는 하나로서 전체가 아니고 전체는 전체로서 하나가 아니다. 하나는 전체가 아니고 전체도 하나가 아니다. 각각 제 나름대로의 개성으로 본래의 면목을 보유하고 있다.

제법상즉자재문(諸法相卽自在門)은 모든 요소들이 서로 동일시되는 것을 말한다. 궁극적인 차별로부터의 자유이며 자신을 부정하고 스스로를 타자와 동일시함으로써 종합적인 동일화가 이루어진다. 서로 비춰보고 서로 동일시한 결과 함께 조화하여 움직인다. 상입(相入)이 이것과 저것이 서로 걸림없이 융합하는 묘용(妙用)의 측면이라면, 상즉(相卽)은 서로 자기를 폐(廢)하여 다른 것과 같아지는 체(體)의 측면이다.

은밀현료구성문(隱密顯了俱成門)은 고십현(古十玄)에서 비밀은현구성문(秘密隱顯俱成門)이다. ‘비밀은(秘密隱)’과 ‘현(顯)’으로 된 것을 ‘은밀(隱密)’과 ‘현료(顯了)’로 정리한 것이다. 비밀(秘密) 즉 숨은 것과 현료(顯了) 즉 드러난 것이 함께 이루어져 있는 것이다. <금사자장>에서는 우리가 금사자를 접할 때 사자로서 사자를 볼 때는 사자뿐이고 금은 없으며, 금을 볼 때는 단지 금뿐이고 사자는 없으나 금사자는 금과 사자를 합하여 성립된 것이라고 한다.

<화엄현담>에서는 반달의 예를 들고 있다. 반달은 반은 빛나고 반은 어둡다. 그러나 감춰진 반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달을 지구에서 보면 큰 공만하게 보이지만 실제로 작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달 자체가 늘어나가 줄어들지 않는다. 그 반달은 밝음과 어둠이 함께 할 뿐만 아니라 밞음 아래에 어둠이 있고 어둠 아래에 밝음이 있다. 하나로 많은 것을 섭수하면 하나는 드러나고 많은 것은 가리워진다. 많은 것이 하나를 거두어들이면 많은 것은 드러나나 하나는 가리워진다. 한 터럭이 법계를 섭수하면 곧 나머지 터럭의 법계는 모두 가리워지고 나머지 낱낱 터럭의 가리워지고 드러남도 또한 그러하다. 한 편은 보이고 한 편은 보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둘다 갖추어져 있어서 하나가 성립되면 다른 쪽도 이루어지는 것이다.

미세상용안립문(微細相容安立門)은 미세한 것의 신비를 말하는 것이다. 미세(微細)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작고 정밀하다는 의미이다. 하나가 능히 많은 것을 함용하므로 상용(相容)이라고 하고, 하나와 많은 것이 섞이지 않으므로 안립(安立)이라고 한다. 무한세계가 작은 먼지나 티끌 속에 존재하며, 이들 세계의 일체 먼지 속에 또다시 무한세계가 존재한다는 의미이다. 일념 중에 모든 것을 구족하여 가지런히 나타나 명료하지 않음이 없음을 겨자씨를 담은 병에 비유하기도 하고 화살이 빽빽히 꽂친 화살통에 비유하기도 한다.

인다라망경계문(因陀羅網境界門)은 인다라망(因陀羅網)의 비유에 의해 상호 반영의 이론을 말하는 것이다. 제석천 궁전에 걸린 보배망의 각 보배구슬마다 서로 다른 일체 구슬이 비쳐 무진(無盡)한 것처럼 법계의 일체도 중중무진(重重無盡)하게 연기상유(緣起相由)하여 무애자재하다.

탁사현법생해문(託事顯法生解門)은 모든 연기된 존재가 그대로 법계 법문임을 말하는 것이다. 모든 존재는 그 당체(當體)가 그대로 연기 현전한 것이므로 두두물물이 다 비로자나 진법신 아님이 없다는 것이다. 비유는 곧바로 법의 상징이고, 법이 비유이고 비유가 곧 법이다.

십세격법이성문(十世隔法異成門)은 십세의 시간에 체가 있는 것이 아니므로 상즉, 상입하여 하나의 총합을 이루지만 그러나 전후 장단의 구별이 뚜렷하여 질서가 정연한 것을 말한다. 과거, 현재, 미래의 삼세(三世)에 각각 삼세(三世)가 있어 구세(九世)가 되고 그 구세(九世)는 한 생각에 포섭되므로 십세(十世)이다. 또 일념을 열면 구세(九世)가 되므로 합하여 십세(十世)가 된다. 그래서 일념(一念)이 십세무량겁(十世無量劫)이고 무량겁(無量劫)이 일념(一念)이지만 십세(十世)는 낱낱이 서로 혼잡함이 없이 완연히 구별되어 있는 것이다.

주반원명구덕문(主伴圓明具德門)은 주체와 객체가 조화롭게 함께함을 말하는 것이다. 그 어떤 존재도 독자적으로 생겨나지 않는다. 우주법계에는 어느 한 사물도 독자적으로 생겨나 존재하는 것이 없으며 서로 주체가 되고 객체가 되어 모든 덕을 원만히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고십현(古十玄)의 유심회전선성문(唯心廻轉善成門)을 바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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