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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엄정토//(정토학)

[스크랩] 반야(般若)와 정토(淨土) 두 법문의 큰 뜻〔大義〕

작성자자비심|작성시간12.11.28|조회수4 목록 댓글 0

반야(般若)와 정토(淨土) 두 법문의 큰 뜻〔大義〕


반야(般若)’ 법문은 연기(緣起: 인연 따라 일어나는 유(有)의 현상계)에 대해 성공(性空: 성품이 텅 비었다는 공(空)의 본질계)을 밝힌 것인데, 비록 본래 성품이 텅 비었다고 하나 인연따라 일어남을 파괴(부정)하지는 않으며, ‘정토(淨土)’ 법문은 성공(性空)에 대해 연기(緣起)를 밝힌 것인데, 비록 인연 따라 일어난다고 하나 본래 성품이 텅비었음을 방애(부정)하지는 않습니다.

이는 공(空)과 유(有)의 두 법문이 서로 걸리거나 가로막지 않음을 뜻합니다. 단지 그러할 뿐만 아니라, 나아가서 바로 인연 따라 일어나기〔緣起〕 때문에 본래 성품이 텅 빈 것〔性空〕입니다. 만약 연기가 아니라면 도대체 누구(무엇)의 성품이 텅 비었단 말입니까? 그러니 인연 따라 일어남은 바로 본디 성품이 텅빈 까닭〔반증〕입니다. 또 거꾸로 성품이 텅 비었기〔性空〕 때문에 인연 따라 일어나는 것〔緣起〕입니다.
만약 성품이 텅 비지 않았다면, 어떻게 인연 따라 일어날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본디 성품이 텅 빔은 바로 인연 따라 일어나는 까닭〔반증〕입니다. 그러할진대, 공(空)과 유(有)의 두 법문은 단지 서로 걸림이 없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서로 보완한다 할 것입니다. 바로 옛사람이 말한 그대로입니다.

“만물의 형상이 천하에 꽉 차 있으되, 바라보면 아무 빛깔 없고, 온갖 소리가 대지에 떠들썩하되, 들어보면 아무 소리도 없구나.
있으면 있을수록 더욱 텅 비고, 텅 비면 텅 빌수록 더욱 있는도다!”

무릇 연기와 성공이 동시에 존재한다면, 마음 먹기에 따라 함께 사라지고 함께 나타나는 진면목을 곧장 지닙니다. 함께 사라지고 함께 나타남이 동시에 아무 걸림없이 이루어지니, 이야말로 바로 향상원융(向上圓融)이며 부사의제일의제(不思議第一義諦)입니다. 최상을 향한 원융과 불가사의한 제일의제는 바로 그 사람의 본래근원심성〔本源心性〕을 일컫는 다른 이름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부처님께서 설하신 갖가지 반야법문이 바로 이 본래근원심성을 밝혀주지 않는 게 없고, 또 부처님께서 설하신 갖가지 정토법문도 바로 이 본래근원심성을 밝혀주지 않는 게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본래근원심성으로부터 갖가지 반야·정토 법문이 흘러나오고, 또 갖가지 반야·정토 법문이 모두 다 본래근원심성으로 되돌아가는 것입니다. 이른바 “이 법계(法界)로부터 흘러나오지 않는 게 없고, 이 법계로 되돌아가지 않는 게 없구나”입니다.

예전에 어떤 사람이 운서(雲棲) 대사께 “참선과 염불을 어떻게 해야 융합통달〔融通〕해 갈 수 있습니까?”라고 여쭙자, 대사께서는 “(참선과 염불이) 그대 말대로 두 물건이라면, 융합통달할 수 있겠지요!”라고 답하셨습니다.
아, 참으로 훌륭하신 말씀이시도다! 무릇 선(禪)이란 정토의 선이며, 정토란 선의 정토입니다. 본디 두 물건이 아닌데, 융합통달해서 뭐하겠습니까? 그런즉, 반야·정토 두 법문은 오직 하나의 본래근원심성일 뿐이며, 단지 나눌래야 나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또한 합칠래야 합칠 수도 없습니다. 나누고 합침도 불가하거늘, 하물며 더구나 서로 걸리거나 서로 보완함을 논할 수 있겠습니까?



2. 서방 정토가 있다는 뜻을 풀이함〔西有解〕

서유(西有)란 서방 정토가 확실하게 분명히 있음을 말합니다. 다만 구체적 사실〔事〕이나 추상적 이치〔理〕나 텅 빈 본질〔空〕이나 유형의 현상〔有〕 등의 관점에 따라 갖가지 의미의 모습을 띨 뿐입니다.
만약 일정한 (서쪽)방향이 실제로 있어 바뀔 수 없다는 뜻으로 말한다면, 이는 범부 중생심이 집착하는 보통의 있음〔常有〕입니다. 또 만약 일체의 경계는 업(業)에 따라 나타나는 것이며, 그 나타나는 곳에서 그 자체가 온전히 텅 비었다고 말한다면, 이는 있지 않으면서 있고 있음이 곧 있지 않음을 뜻하니, 진짜 공〔眞空〕과 미묘하게 있음〔妙有〕의 두 진리〔諦〕가 서로 관통하고 있음입니다.

그런데 만약 서로 침탈하여 함께 없어져서 두 진리 모두 사라진다면, 이는 텅 비지도 않고 있지도 않는 있음〔非空非有之有〕입니다. 만약 서로 보완하여 둘다 성립하고 두 진리 모두 존재한다면, 이는 텅 비었으면서도 있는 있음〔卽空卽有之有〕입니다.

만약 바로 함께 사라질 때 곧 함께 존재하고, 바로 함께 존재할 때 곧 함께 사라진다면, 함께 사라짐과 함께 존재함이 동시에 성립하며 서로 걸림이 없는 있음〔雙泯雙存同時無巫之有〕입니다.
또 이 있음이, 인연 따라 일어나되 본디 성품은 텅 비었으나〔緣起性空〕, 있다는 구절(집착)에 떨어지지 않고; 본디 성품은 텅 비었으되 인연 따라 일어나나(性空緣起), 텅 비었다는 구절(집착)에 떨어지지 않으며; 두 의미(이치)가 단지 하나의 법이 되지만, 있기도 하고 텅 비기도 하다는 구절(집착)에 떨어지지 않는다면; 이는 네 구절을 온전히 초월한 있음〔四句全超之有〕입니다.

그리고 이 있음이, 본디 성품은 텅 비었으되 인연 따라 일어남〔性空緣起〕이, 있다는 구절을 포괄하고; 인연 따라 일어나되 본디 성품은 텅 비었음〔緣起性空〕이, 텅 비었다는 구절을 포괄하며; 두 진리가 함께 존재함〔二諦雙存〕은, 있기도 하고 텅 비기도 하다는 구절을 포괄하고; 두 진리가 함께 사라짐〔二諦俱泯〕은, 있지도 않고 텅 비지도 않다는 구절을 포괄한다면; 이는 네 구절을 온전히 포괄하는 있음〔四句全該之有〕입니다.
또한 오직 온전히 초월하기 때문에 온전히 포괄하므로, 가령 한 구절이라도 초월하지 못한다면, 또한 네 구절을 온전히 포괄할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오직 온전히 포괄하기 때문에 온전히 초월하므로, 가령 한 구절이라도 포괄하지 못한다면, 또한 네 구절을 온전히 초월할 수 없습니다.

이것은 곧 원교의 있다는 법문에서 말하는 있음〔圓敎有門之有〕입니다. 또 서방정토의 장엄한 정보(正報: 기본 과보)와 의보(依報: 正報에 의지해 따라오는 부수 과보)가 모두 일체 중생의 성품에 본디 갖추어져 있는 바, 특별히 아미타불의 위대한 원력을 빌려 향상 증강의 연분〔增上緣〕으로 삼아, 자성(自性)이 한바탕 활짝 피어날 따름이지, 일찍이 한 조각 법인들 새로이 얻을 게 어디 있으랴! 이와 같이 말한다면, 서유(西有)란 바로 자기성품이 본디 갖추고 있는 진실하고 선량한 묘유의 있음〔自性本具眞善妙有之有〕입니다.

그리고 있다는 구절〔有句〕은 진실로 있다는 구절〔有句〕이지만, 있다는 구절은 또한 텅 비었다는 구절〔空句〕이기도 하고, 또 있기도 하고 텅 비었기도 하다는 구절〔亦有亦空句〕이기도 하며, 또한 있지도 않고 텅 비었지도 않다는 구절〔非有非空句〕이기도 하므로, 한 구절이 곧 네 구절입니다. 한 구절이 곧 네 구절이니, 네 구절도 또한 한 구절입니다.
있다는 구절〔有句〕은 진실로 있다는 구절〔有句〕이지만, 텅 비었다는 구절〔空句〕도 또한 있다는 구절이고, 있기도 하고 텅 비었기도 하다는 구절〔亦有亦空句〕도 또한 있다는 구절이고, 있기도 하고 텅 비었지도 않다는 구절〔非有非空句〕도 또한 있다는 구절입니다. 하나가 온전히 곧바로 넷이며, 네 개가 온전히 곧바로 하나가 되어, 하나와 넷이 원만히 융통하니, 참으로 불가사의한 이치입니다.

그리고 또 있다거나 텅 비었다거나 따위의 네 구절은, 여기에 집착하면 곧장 네 가지 사견(邪見)이 되지만, 이를 통달하면 바로 네 가지 훌륭한 방편 법문이 됩니다. 집착하면 사견의 그물에 걸려 영원히 외도(外道)의 무리로 타락하지만, 통달하면 훌륭한 방편 법문이 되어 곧바로 성현의 경지에 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반야는 큰 불기둥과 같아서, 닿는 족족 곧장 태워버린다.〔般若如大火聚, 觸著便燒〕”고 말하는데, 이는 네 변두리 어느 곳도 집착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또 “반야는 맑고 시원한 연못과 같아서, 어느 방향에서나 들어갈 수 있다〔般若如淸凉池, 隨方可入〕.”고도 말하는데, 이는 사방의 문 어디나 모두 진리〔道〕로 들어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큰 불기둥 전체가 고스란히 맑고 시원한 연못이지, 불기둥을 떠나 따로 시원한 연못이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거꾸로 맑고 시원한 연못 전체가 고스란히 큰 불기둥이지, 시원한 연못을 떠나 따로 불기둥이 존재하는 것도 아닙니다.
이른바 “터럭끝만한 차이가 있으면, 하늘과 땅처럼 현격히 갈라지지만; 터럭끝만한 차이가 없어도, 하늘과 땅처럼 현격히 갈라진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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