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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엄정토//(정토학)

[스크랩] 천태지자대사(天台智者大師)의 『 정토십의론(淨土十疑論) 』 - 서문

작성자자비심|작성시간17.11.10|조회수30 목록 댓글 0


      
      서문
      
      송(宋)나라 무위자(無爲子) 양걸(楊傑)
      
      사랑(애착)이 끈끈하지 않으면 사바고해에 태어나지 않으며, 
      생각(염불)이 한결같지 않으면 극락세계에 왕생하지 못한다
      (愛不重애부중 不生娑婆불생사바, 念不一염불일 不生極樂불생극락). 
      
      사바세계는 더러운 땅[穢土예토]이며, 극락세계는 깨끗한 곳[淨土정토]이다. 
      사바세계의 수명은 유한하며, 저 곳의 수명은 무한하다. 
      
      사바세계에는 모든 고통이 두루 갖춰져 있지만, 
      저곳인즉 평안히 수양[安養안양]하며 어떠한 고통도 없다. 
      사바세계에서는 업장에 따라 생사고해를 윤회하지만 
      저곳은 한번 왕생하면 영원히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증득하며, 
      만약 중생을 제도하길 원하면 
      어떠한 업장에도 얽매임 없이 뜻대로 자유 자재롭게 할 수 있다. 
      
      두 곳의 깨끗함과 더러움, 수명의 장단, 괴로움과 즐거움, 생사윤회 등이 
      이처럼 천양지차로 판연히 다르다. 
      그런데도 중생들이 까마득히 모르고 있으니, 이 어찌 슬프지 아니 하리요? 
      아미타부처님께서는 극락정토에서 중생들을 거두어 받아들이는[攝受섭수] 교주이시고, 
      석가여래께서는 여기 사바세계에서 극락정토를 가리켜 안내하시는 스승이시며, 
      관세음보살님과 대세지보살님께서는 
      부처님을 도와 중생교화를 널리 펼치시는 분들이시다. 
      
      이러한 까닭에 석가여래께서 한평생 가르침을 펴신 경전들은, 
      도처에서 간곡하고 자상하게[苦口汀獰고구정영] 극락왕생을 권유하고 있다. 
      아미타부처님과 관세음보살님, 대세지보살님께서는 
      커다란 원력의 배[大願船대원선]를 타시고 생사고통의 바다[生死海생사해]에 뜨시어, 
      이 쪽 언덕[此岸차안:사바세계]에도 집착하시지 않고, 
      저 쪽 언덕[彼岸피안:극락정토]에도 머물지 않으시며, 
      중간 물살[中流:천상이나 중음세계]에도 멈추지 않으신 채로, 
      오직 중생 제도를 불사(佛事)로 행하신다. 
      
      그래서 아미타경(阿彌陀經)에서는 이렇게 말씀하신다. 
      “만약 선남자 선여인이 아미타부처님을 듣고 그 명호를 붙잡아 지니기를 
      하루 내지 이레 동안 한 마음 흐트러지지 않으면[一心不亂일심불난], 
      그 사람이 목숨 다할 때 아미타부처님께서 뭇 성인 대중과 함께 
      그 사람 앞에 나타나시리니, 
      이 사람은 목숨이 끊어질 때 마음이 뒤바뀌지(흔들리지) 아니하면 
      곧장 극락국토에 왕생하게 된다.” 
      
      또 《無量壽經무량수경》에 이렇게 말씀하신다. 
      “시방세계의 중생들이 나의 명호를 듣고 나의 국토[극락정토]를 생각하며, 
      온갖 공덕의 뿌리를 심으면서 나의 국토에 생겨나기를 지극한 마음으로 회향 기도하여, 
      정말 그 소원을 이루지 못할 것 같으면, 
      (나는 결코) 올바른 깨달음[正覺정각]을 이루지 않겠노라.” 
      
      그래서 기환정사(祇桓精舍:기원정사)의 무상원(無常院:선가에서는 열반당 
      또는 延壽堂연수당이라고 하는데, 임종을 맞이하는 환자스님이나 노스님한테 
      인생무상을 관조하라고 특별히 배치한 장소. 
      햇빛이 들지 않는 서북쪽 구석에 두었다고 함)에서는, 
      병든 환자들에게 서쪽을 향해 극락정토에 왕생하는 생각을 하도록 했다고 한다. 
      
      대저 아미타부처님의 광명은 막힘이나 한량이 없어 시방법계를 두루 비치면서, 
      염불(부처님을 생각)하는 중생들을 빠뜨림 없이 모두 거두어 받아들이시기 때문이다. 
      성인(부처님)과 범부(중생)는 본디 한 몸[聖凡一體성범일체]인지라, 
      기연(機緣)만 맞으면 서로 감응(感應)하여 통하기 마련이다. 
      모든 부처님 마음 안의 중생은 티끌티끌마다 극락세계이고, 
      중생들 마음 속 정토는 생각생각마다 아미타부처님이다
      [諸佛心內衆生제불심내중생 塵塵極樂진진극락,
       衆生心中淨土중생심중정토 念念彌陀염념미타]. 
      
      내가 이러한 이치로 보건대, 
      누구나 쉽게 극락왕생할 수 있다. 
      지혜로운 자는 의심을 끊을 수 있기 때문에 쉽게 왕생할 수 있고, 
      선정(禪定)에 드는 이는 마음이 어지럽게 흩어 지지 않기 때문에 
      쉽게 왕생할 수 있다. 
      또 계율을 잘 지키는 자는 
      온갖 오염을 멀리하기 때문에 쉽게 왕생할 수 있고, 
      보시를 즐겨하는 이는 나[我]라는 생각이 없어서 쉽게 왕생할 수 있다. 
      또 인욕을 잘하는 자는 성내지 않기 때문에 쉽게 왕생할 수 있고, 
      용맹스럽게 정진하는 이는 뒤로 물러나지 않기에 쉽게 왕생할 수 있다. 
      
      그리고 선도 행하지 않고 악도 짓지 않는 자는 
      생각이 오로지 한결같기 때문에 쉽게 왕생할 수 있고, 
      온갖 죄악을 지어 업보가 눈앞에 나타나는 이는 
      정말로 부끄러워하고 두려워하기에 쉽게 왕생할 수 있다. 
      
      그런데 비록 온갖 선행을 쌓았더라도, 
      만약 정성과 신심이 없고 깊은 마음[深心심심]도 없으며(극락왕생에) 
      회향발원하는 마음도 없는 자라면, 상품상생(上品上生)에 왕생할 수 없다. 
      
      오호라!
      아미타부처님의 명호는 지니고 염송하기가 몹시 쉽고, 
      극락정토는 왕생하기가 매우 쉽다. 
      그런데도 중생들이 염불할 수 없고(줄 모르고) 왕생할 수 없다면, 
      부처님인들 그런 중생들을 어찌하랴! 
      
      
      ·옮긴이 보충설명·
      
      일찍이 노자(老子) 도덕경(道德經)에서도, 
      “상근기의 선비가 도를 들으면(믿고) 부지런히 (수)행하는데, 
      중근기의 선비가 도를 들으면 있는 듯 없는 듯 반신반의하며, 
      하근기의 선비가 도를 들으면 크게 비웃는다. 
      (일반 중생들한테) 크게 비웃음을 사지 않으면 도라고 하기에 부족하다.
      [上士聞道상사문도, 勤而行之근이행지, 
       中士聞道중사문도, 若存若亡약존약망,
       下士聞道하사문도, 大笑之대소지,
       不笑불소, 不足以爲道부족이위도].”고 말했다. 
      
      또 “내 말(도)은 몹시 알기도 쉽고 몹시 행하기도 쉬운데, 
      천하사람들이 알 수도 없고(줄도 모르고) 행할 수도 없다(줄도 모른다)
      [吾言甚易行오언심이행,
       天下莫能知천하막능지 莫能行막능행].”고 탄식했다. 
      
      불교의 여러 수행 방법 가운데, 
      특히 정토 염불 수행법문이 바로 노자가 탄식했던 바, 
      가장 알기 쉽고 행하기 쉬우면서, 
      또 누구도 알려고 하지 않고 행할 줄 모르는 대도(大道)이리라. 
      
      무릇 악업(惡業)을 지으면 삼악도에 떨어지고, 
      아미타불을 사념[念佛]하면 극락정토에 왕생한다. 
      이 두 가지 법문은 모두 부처님 말씀이다. 
      그런데 세상 사람들은 지옥에 떨어질까 근심 걱정하면서도, 
      극락왕생을 의심하는 자가 대부분이니, 
      이 또한 미혹되지 아니한가? 
      
      동진(東晋) 때 혜원(慧遠) 법사께서 
      당시의 고아한 선비 류유민(劉遺民) 등 123인과 함께 
      려산(廬山)에서 백련사(白蓮社)를 결성한 것도 
      대개 여기(염불로 극락왕생함)에 정성을 다했을 뿐이다. 
      
      그 뒤 7백 년 동안 승속(僧俗)이 두루 다함께 수행하여, 
      극락왕생의 감응을 얻은 분이 한둘이 아니다. 
      그들의 수행 체험이 모두 정토전기(淨土傳記:특히 淨土聖賢錄)에 실려 있으니, 
      어찌 허풍떠는 거짓말이겠는가? 
      
      그런데 아미타부처님의 가르침(극락왕생법문)을 
      높이 찬탄하고 널리 펼치는 글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지만, 
      오직 천태(天台) 지자(智者) 대사님의 정토십의론(淨土十疑論)이 
      최고으뜸으로 첫머리에 꼽힌다. 
      
      대사는 성인의 거룩한 말씀을 인용하여 
      뭇 의심을 확 풀어주고 온갖 미혹을 말끔히 씻어 준다. 
      마치 만 년(萬年) 동안 깜깜했던 암실(暗室)에 햇빛이 비쳐들면, 
      단박에 밝은 빛이 남아돌듯이 말이다. 
      
      또한 천 리(千里) 먼 물길[水路]에 배를 띄워 순풍에 돛 달면, 
      자기 힘을 전혀 들이지 않고도 손쉽게 나아갈 수 있는 것과도 같다. 
      
      법장(法藏:아미타부처님의 전생 원인 수행 당시의 신분) 비구의 
      후신(後身)이 아니라면, 
      결코 이러한 경지(정토십의론의 법문)에 이를 수 없을 것이다. 
      
      나 양걸(楊傑)이 얼마 전에 서울[汴京변경]에서 이 글을 얻었는데, 
      설하신 법문을 읽고 나서 믿음이 절로 나지 않을 수 없었다. 
      또 나 스스로 혹독한 벌(국가 형벌인지 질병 등 천벌인지 모르겠음)을 받았는지라, 
      
      느끼고 깨달은 바가 더욱 인상 깊고 크기만 하다. 
      이에 이 법문을 널리 유포시키고 길이 전하기 위하여, 
      삼가 몇 자 서문을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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