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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및 불공 안내

동지 법문 -2

작성자대공스님|작성시간12.12.10|조회수32 목록 댓글 0

동지의 풍속

 

중국의《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에 의하면 ‘공공씨(共工氏)의 재주 없는 아들이 동짓날에 죽어서 역질(疫疾)귀신이 되었는데, 그 아들이 생전에 팥을 두려워하여 팥죽을 쑤어 물리친 것이다.’라는 기록이 있습니다. 이것은 다분히 후대에 지어진 것으로 보이는 이야기로 팥죽의 축귀(逐鬼) 기능에 대한 유래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동지팥죽이 절식이고, 팥은 붉은 색깔을 띠고 있어서 축사(逐邪)의 힘이 있는 것으로 믿어 역귀(疫鬼) 뿐만 아니라 집안의 모든 잡귀를 물리치는데 이용되어 왔습니다. 이러한 점은 음양사상(陰陽思想)의 영향으로 형성된 것으로 보입니다. 즉 팥은 붉은색으로 '양(陽)'을 상징함으로서 '음(陰)'의 속성을 가지는 역귀나 잡귀를 물리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경상도 지방에서는 팥죽을 쑤어 삼신 · 성주께 빌고, 모든 병을 막는다고 하여 솔잎으로 팥죽을 사방에 뿌린다고 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궁중에서는 이 날을 원단(元旦)과 함께 으뜸되는 축일로 여겨 군신과 왕세자가 모여 ‘회례연(會禮宴)’을 베풀었으며, 해마다 중국에 예물을 갖추어 동지사(冬至使)를 파견하였습니다. 또 지방에 있는 관원들은 국왕에게 전문(箋文)을 올려 진하(陳賀)하였습니다.

 

민가에서는 붉은 팥으로 죽을 쑤는데 죽 속에 찹쌀로 새알심을 만들어 넣습니다. 이 새알심은 맛을 좋게 하기 위해 꿀에 재기도 하고, 시절 음식으로 삼아 제사에 쓰기도 합니다. 팥죽 국물은 역귀(疫鬼)를 쫓는다 하여 벽이나 문짝에 뿌리기도 합니다. 한편, 궁중에서는 관상감에서 만들어 올린 달력을 ‘동문지보(同文之寶)’란 어새(御璽)를 찍어서 모든 관원들에게 나누어 주는데, 이 달력은 황장력(黃粧曆) · 청장력 · 백력 등의 구분이 있었고, 관원들은 이를 다시 친지들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이러한 풍속은 여름에 부채를 주고받는 풍속과 아울러 ‘하선동력(夏扇冬曆)’이라 하였습니다. 또한, 내의원(內醫院)에서는 전약(煎藥)이라 하여 쇠가죽을 진하게 고아 관계(官桂) · 생강 · 정향(丁香) · 후추 · 꿀 등을 섞어 기름에 엉기게 하여 굳힌 후 임금에게 진상하여 별미로 들게 하였습니다. 그 밖에 고려 ·조선 초기의 동짓날에는 어려운 백성들이 모든 빚을 청산하고 새로운 기분으로 하루를 즐기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또 경기도 지방에서는 팥죽으로 사당에 차례를 지낸 후, 방을 비롯한 집안 여러 곳에 팥죽 한 그릇씩 떠놓기도 합니다. 한편 지방에 따라서는 전염병이 유행할 때, 우물에 팥을 넣으면 물이 맑아지고 질병이 없어진다고 합니다. 한편으로 동지에는 동지팥죽과 더불어 책력을 선물하던 풍속이 전합니다. 이에 대해《농가월령가 (農家月令歌)》11월 조에서는 다음과 같이 노래하고 있습니다.

 

「동지(冬至)는 명일(名日)이라 일양(一陽)이 생(生)하도다 시식(時食)으로 팥죽을 쑤어 이웃(隣里)과 즐기리라 새 책력(冊曆) 반포(頒布)하니 내년(來年) 절후(節侯) 어떠한고 해 짤라 덧이 없고 밤 길기 지루하다.」

 

옛부터 "단오(端午) 선물은 부채요, 동지(冬至) 선물은 책력(冊曆)이라"는 말이 전해내려 오고 있습니다. 전통사회에서는 단오가 가까워오면 여름철이라 친지와 웃어른께 부채를 여름 선물로 선사하고, 또 동지가 되면 책력을 선사하는 풍속이 성하였습니다. 책력은 농경사회에서 생업과 밀접한 관련을 맺으며 요긴하게 사용되었던 생활의 지침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극한 동절(冬節)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 동지이지만 우리 선조들은 매서운 추위로 힘든 동지에도 팥죽을 쑤어먹으며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작은설로 여겨졌습니다. 때문에 이 날 올리는 동지 팥죽 불공은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음에 있어 잡귀와 재앙을 멀리하고 복을 구하는 원화소복(遠禍召福)의 의미를 갖는 한편 부처님 전에 간절한 마음으로 지난해를 참회하면서 소원을 빌어 복을 짓기 위함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동지기도를 드리는 목적도 복된 생활을 하기 위해서인데, 복된 생활이란 어두운 마음을 몰아내고 광명을 찾아 밝은 삶을 살고자 하는데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지혜롭게 사는 것이 밝게 사는 것입니다. 복은 지혜 속에서 나오고 화(재앙)는 어리석음 가운데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지혜와 어리석음은 다른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마음의 양면입니다. 마음이 어둠 속에 갇혀 있으면 무명이요, 밝음 속에 훤히 드러나면 지혜가 되는 것입니다.

 

복은 빌어서 받는 것이 아니라 지어서 벋는 것입니다. 복을 지우려면 먼저 마음이 청정해야 합니다. 그래서 새로운 양의 기운이 일어나는 동짓날에 깨끗한 마음으로 부처님께 공양을 올려서 그 공덕으로 우리들의 마음이 깨끗해지고 또한 복은 지어지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우리 다 같이 동지불공을 지성껏 드려 스스로 화를 불러들이는 어리석은 생활을 하지 말고 복을 짓는 생활을 함으로써 자기 자신 뿐만 아니라 이웃에게도 복을 선사하는 불자가 됩시다.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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