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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고정관념으로 세상을 판단하고 살아갑니다.
고정관념은 자신의 눈높이로 세상을 바라보고
자신의 색안경으로 인생살이를 바라보는 것을 말합니다.
어느 작은 절에 두 형제 스님이 살았습니다.
형은 학식이 뛰어나고 지혜가 수승했으나 동생은 외눈박이에 학식 또한 부족했습니다.
어느 날, 이 작은 절에 한 객승이 찾아왔습니다.
객승은 스님들에게 저녁에 시간을 내서 진리를 논論하자고 청했습니다.
형 스님은 동생 스님에게 ‘자네는 말과 지혜로는 저 분을 상대할 수 없으니,
저 스님이 어떤 말을 해도 너는 침묵만 지켜라.’고 일러두었습니다.
몇 분이 지나 객승이 형 스님을 찾아와 감탄을 하며 말했습니다.
“당신의 아우는 정말 뛰어납니다. 불법을 논하는데 있어 저를 이겼습니다. 처음에 저는 부처의 깨달음을 상징하는 의미로 한 손가락을 들어 올렸지요. 그랬더니 그는 두 손가락을 들어 올리더군요. 곧 부처와 가르침은 하나라는 뜻이겠지요. 나는 세 손가락을 들면서 부처와 가르침과 승려[불법승], 3보를 제시했습니다. 그랬더니 그는 주먹을 면전에서 흔들더군요. 그 세 가지 모두가 하나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말했지요. 저는 더 이상 그의 지혜를 당할 수가 없었지요. 어쨌든 아우 스님은 대단히 훌륭합니다.”
말을 마치고 객승이 떠나자, 동생 스님이 잔뜩 화가 나서 헐레벌떡 뛰어오더니 객승의 행방을 물었습니다.
“글쎄, 저 객승이 저를 보는 순간 한 손가락을 내보이며 저를 외눈박이라고 모욕을 주었습니다. 저는 화가 났지만, 손가락 두 개를 내보이며 두 손은 정상이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객승은 손가락 세 개를 내 보였습니다. 우리 두 사람의 눈이 합쳐서 세 개뿐이라는 거지요. 어찌나 화가 나던지 한 대 치려고 주먹을 들었더니, 그 객승이 갑자기 뛰쳐나가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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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이야기를 보고 참으로 어리석은 사람들이라고 웃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앞의 일화는 다소 과장이 되었지만 우리 모두 다 그렇게 살아갑니다.
어떤 상황을 제 멋대로 자기 주관대로 해석하고 오해 하면 살아가기가 쉽습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상대에게 많은 오해를 사게 하고, 때로는 자신도 오해를 하며
살아갑니다, 그것은 자신이 쌓아온 고정 관념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대체로 사람들은 가해 입장은 기억하지 못하고, 피해당한 입장만 부각되어 기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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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관념은 나의 기준이며, 어리석음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고정관념이 있습니다.
이를 알아차림 하는 것이 마음수행의 첫 번째 과제입니다.
그렇습니다.
나의 기준은 진리를 모르고 살면서 생긴 고정관념입니다.
세상의 사람들은 생각이 다릅니다.
그러나 이 엄연한 사실을 망각하고
“저이는 도대체 왜 저렇게 생각할까?”하고 탄식을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나의 고정관념으로 판단한 것이므로
진리와 먼 거리에 있는 어리석은 생각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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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기준을 사물이나 상대를 판단하지 않아야
새로운 바른 기준이 정립됩니다.
나의 기준을 가지고 있는 한
바른 기준이 정립되기 어렵습니다.
나의 기준을 버리려면
먼저 옳고 그른 것으로 판단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알아차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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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누가 이야기해도
“음, 저는 저렇게 생각하는 구나!”
누가 화를 내고 짜증을 내어도
“음, 저이는 화내고 짜증을 내는 구나
그럴 사정이 있는가보다!”
이렇게 있는 그대로 알아차림하고
현 상황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마음이
바로 중도의 마음입니다.
이 중도의 관점을 버리고
자기 기준부터 내세우고 판단하는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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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좋거나 싫다고 말하는 순간
철없는 어린아이입니다.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을 내색하지 않고
자기감정을 조절해야 바르게 봅니다.
좋아함에 집착을 하면
좋아함이 떠날 때 괴로우며
싫어함에 집착을 하면
싫어함을 만날 때 괴롭게 됩니다.
그러므로 저마다 자기 기준만 내세우면
나의 평화는 물론이고 남의 평화까지 파괴하고 맙니다.
그래서 내 기준(고정관념)을 버려야 합니다.
국내 여야가 자기주장만 되풀이 하므로
민생이 도탄에 빠지고 국가의 방향이 좌초되고 있습니다.
또한 국제적으로는 강대국들이 자신의 기준으로
상대를 판단하는 것이 지구평화를 위태롭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의 평안과 화평을 위해서 하루 빨리
자신의 기준인 아상(我相) 부터 버려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자비불교정토회
정인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