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음4월8일, 초파일 법어)
행복이 다가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미소를 머금은 행복이 당신의 문을 두드립니다.
삼계가 두루 열리고 작약과 수련 활짝 핀 앞뜰에
벌과 나비가 춤추고, 건너 산에서 꾀꼬리 소리 요란한데
어찌 몽환속에 피는 공화를 혼자서 잡으려 애를 씁니까.
더불어 재미있게 사는 세상을 만들어 봅시다.
높이 떠올랐던 화살도 기운이 다하면 땅에 떨어지고
피었던 잎도 떨어지면 뿌리로 돌아갑니다.
이를 들어 연(緣)이니라,
윤회이니라, 인과이니라 합니다.
만물은 원래부터 한 뿌리이기 때문입니다.
시비선악도 본래 하나에서 시작된 것이어서
이를 가른다는 것은 마음속에 타오르는 불기둥을 끄려고
대해수를 다 마시려는 것과 같습니다.
사바에 사는 모든 사람들도 원래가 하나요
더불어 잘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시비선악의 분별심이 없어져야 하는 것입니다.
사바의 참모습은
수억만 년 동안 비춰주는 해와 같고
티없이 맑은 창공과 같아 청정한 것인데
분별심을 일으키는 마음에서
하나가 열이 되고 열이 백이 되고
그로써 욕심과 고통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이웃을 나로 보고
내가 이웃이 되고, 열이 하나가 되고
백도 하나가 되는 융화의 중도를 바로 보고
분별의 고집을 버립시다.
모두가 분별심을 버리고 더불어 하나가 되어
삼대처럼 많이 누워 있는 병든 사람을 일으키고
본래 청정한 사바세계를 이룹시다.
공자.맹자.예수.부처 거룩한 이름에 시비를 논하지 말고
부처님 생신날 다 함께 스스로 자축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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