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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四季)/ 경주문학 제63호

작성자대공스님|작성시간19.06.04|조회수24 목록 댓글 0

사계四季

최일공

 

겨우내 헐벗어 버린

나뭇가지 사이로 부는 바람에

보리싹 물오르고

봄 오는 소리 살포시 내려앉은

그리운 님의 매화향기 닮았네

따스한 아지랑이 그것마저도

내게 주는 귀한 선물.

 

내 마음 어느새

달빛에 물들어 여름을 즐기고

내 몸은 어느새

달 속에 누워 풋풋한 바람을 맞이합니다

뭇 새들도 잠을 즐기는 계절

선잠 깨어나기 전, 들풀 섶에 숨어 있는

아침을 곱게 장식해다오.

 

갈색바람은 추위를 넘나들고

하루를 묵는다

얇은 가을은 아쉬웁게

떠나갈 철새들을 부르고

아직은 돌아오지 않는

아이 그리운,

노을빛 서러운 저녁이다.

 

바스락 바스락

발걸음 재촉하듯 부딪는 새벽바람

겨울을 만들고

어쩌면 아직은 마음 한구석에 남아서

머물고 있을지도 모를

바람꽃 그리운 흔적,

은빛 햇살이 숨쉬고 있다.


                                (경주문협 제63호 , 2019년 여름 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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