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별미의 '지존'은 냉면이지만 포천시 내촌면에서는 상황이 달라진다. '함병현 김치말이국수' 등 이곳 김치말이국수집은 20년 넘게 국수 하나로 시원한 별미의 터줏대감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면 식당에는 잔잔한 추억이 묻어난다. 국수집은 인근 베어스타운에 스키 타러 온 사람들에게 첫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20여 년의 세월이 흘렀어도 크게 변한 것은 없다. 식당 옆으로 새 길이 뚫렸고, 젊은 세대의 입맛을 고려해 육수 맛이 약간 달짝지근해진 게 전부다. 들어가는 재료도, 만드는 방식도 예전 그대로다. 포천 김치말이 국수 이곳 김치말이국수는 북한 지방에서 먹던 방식을 고스란히 재현하고 있다. 김칫국물은 한 달간 숙성실에서 발효를 시킨다. 이 과정이 바로 깊은 국물 맛을 내는 포인트다. 발효된 삼삼한 국물에 사골육수나 동치미국물 등을 넣어 강한 맛을 다스린다. 예전 손님들은 맵고 짜고 강한 맛을 좋아했는데 요즘 손님들 입맛은 좀 신세대스러운 것 같다는 게 주인장의 평이다. 내촌면 김치말이 국수집 시원한 국물에 담긴 국수는 혀에 닿는 순간 달짝지근하면서도 톡 쏘는 맛을 낸다. 국수에는 콩비지, 잣, 오이, 편육 등 10여 가지 재료가 듬뿍 들어간다. 국수 삶기 육수와 국수의 궁합도 중요하다. 국수 소면은 단골인 한 공장에서 생산한 것만을 쓴다. 같은 메이커의 소면이라도 다른 공장에서 나온 것은 맛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면을 끓일 때도 찬물을 조금씩 넣어 끓인 뒤 얼음같이 찬물에 순식간에 식혀낸다. 몇 사람 분을 한꺼번에 삶아내기에 면이 엉키지 않게 하는 데도 노하우가 필요하다. 육수가 곁들여진 김치말이 국수 그 다음 과정은 손 빠르게 진행된다. 김칫국물은 오래 숙성시킬수록 좋지만 면이 퍼지는 것을 막으려면 재빠른 손놀림이 필요하다. 찬 육수와 찬 면을 서둘러 섞고 그 위에 고명을 얹어 내오기까지 채 1분이 걸리지 않는다. 짧은 시간인데도 한 젓가락 입에 넣으면 육수의 깊은 맛이 면에 배어들어 찰지고도 매콤한 맛을 낸다. 고명으로 열무김치를 얹는 것도 독특하다. 동치미 국물 김치말이국수와 함께 나오는 녹두전 역시 북한식으로 내놓는데 돼지고기, 김치, 숙주, 붉은 고추 등을 골고루 넣어 맛과 모양을 낸다. 매콤한 국수와 담백한 녹두전은 서로 어울려 곁들여 먹는 맛이 색다르다. 식당에서는 예전 추억을 그리워하는 손님들을 위해 김치말이국수 외에도 김치말이밥을 메뉴로 내놓고 있다. 김치말이 국수와 녹두전 포천의 맛집 골목 족보를 들춰보면 '포천 이동갈비' 역시 빠지지 않는다. 이동면 장암리는 이동갈비의 명성이 시작된 고장이다. 갈비 굽는 냄새가 구수하게 풍기는 골목에는 40여 곳의 갈비집이 들어서 있다. 전국 곳곳에 이동갈비 간판을 단 식당들이 즐비하지만, 한여름에도 '이열치열' 본연의 맛을 즐기기 위해 외지인들은 굳이 이동면 갈비 골목을 찾는다. 김미자할머니집, 제일갈비 등이 그 중 오래된 갈비집들이다. 장암리에 40여 년 전 갈비집이 처음 문을 열었을 때는 쓰러질 듯 허름한 외관의 건물들이 전부였다. 한여름 식당 옆 냇가에 손님들이 앉아 있으면 숯불 화덕과 함께 갈비를 내오던 시절이었다. 당시 손님들은 대부분이 군부대 면회객이었다. 군인들에게는 배불리 먹고 힘내라고 갈비를 넉넉히 내주고는 했다. 5,000원이면 갈비 열 대를 불판에 올리던 풍족한 시절이었다. 장암리 이동갈비 골목 당시에는 장암리 일대에 김미자할머니집의 전신인 '장암갈비'가 갈빗집으로 처음 문을 열었다. 주인장이 순댓국집에서 일하며 어깨너머로 고기 다루는 법을 익혔다는데, 면회객들과 군인들에게 푸짐하고 맛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 유명세를 시작으로 20년 전부터 갈빗집이 하나 둘 생겨났고, 최근에는 장암리에만 40여 곳의 갈빗집이 성업 중이다. "갈비 손님들이 많아지니까 치킨집, 레스토랑, 하물며 보신탕집까지 갈빗집으로 간판을 바꿨잖아. 자가용으로 놀러가는 사람들이 늘면서 사람들이 몰려든 거지." 김미자할머니집 주인장이 전하는 이곳 양념갈비 맛의 비결은 장맛이다. 뒤편 장독대에는 15년 묵은 장부터 새로 담은 것까지 연도별로 장이 가득하다. 간장을 잘 끓인 뒤 식혀서 여름이면 24시간, 겨울에는 72시간 갈비와 함께 숙성시켜야 제대로 맛이 밴다고 한다. 수원갈비가 소금으로 맛을 내는 반면, 포천갈비는 간장으로 맛을 내 담백하고 질리지 않는다는 게 이곳 식당 주인의 말이다. 갈비도 20년째 의리를 지켜온 한 곳에서만 직접 받아 쓰고 있다. 대표 메뉴인 양념갈비뿐 아니라 동치미국수 등 밑반찬과 후식 역시 객들의 여름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장으로 맛을 낸 이동갈비 주변 음식점 숙소 http://www.tivoliville.com/ -개미마을 하얀집 : 경기 포천시 이동면 장암리 20-5 / 010-6847-22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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