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시禪詩의
인불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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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살아 숨 쉬며
광명을 놓는 경전
“나에게는 한 권의 경전이 있다.
종이와 먹으로 된 것은 아니다.
그래서 펼쳐 보아도 글자 하나 없다.
그러나 항상 대광명을 놓고 있다.”
[我有一卷經 不因紙墨成
展開無一字 常放大光明]
인간 존재의 위대성을 표현한 게송이다.
경전이라고 하면 흔히 종이와 먹으로 된 팔만사천대장경을 떠올린다.
그러나 그것은 진짜 경전은 아니다.
진짜 경전은 모든 사람이 다 가지고 있는 이 경이다.
종이와 먹으로 되지 않았으니 글자가 있을 수 없다.
글자가 없으니 구구한 설명이 있을 수 없다.
참으로 간단명료하면서 언제나 살아 숨 쉬는 경전이다.
살아 숨 쉴 뿐만 아니라 항상 대광명을 놓고 있다.
대광명이란 무엇인가?
이렇게 글을 쓰고 글을 읽고 말을 하고 사랑도 하고 미워도 하고
시기와 질투도 할 줄 아는 바로 그것이 대광명을 놓는 일이다.
신통묘용을 부리는 일이다.
이 사실 외에 더 위대한 작용이 또 있을까?
일을 해도 대광명이며,
길을 가도 대광명이며,
잠을 자도 대광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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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화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