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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법연화경

[스크랩] 좋은 인연

작성자자비심|작성시간19.12.23|조회수13 목록 댓글 0





따스한 봄이 되어 봄바람이 불어오면

나뭇가지에 잎이 돋고 풀이 푸른 싹을 틔우고

붉은 꽃. 흰 꽃. 노란 색 꽃 등이 피어납니다.

불과 며칠 사이에 삭막했던 산천이 아름답게 바뀌는 것입니다.

그런데 같은 봄바람인데도 같은 색의 꽃이 피는 것은 아닙니다.

이를 궁금하게 여긴 이가 봄을 관장하는 동쪽 신인 청재(靑宰)

찾아가 물었습니다.

청제께서 봄바람을 일으키자 온 산천에 풀이 돋고 잎이 나고

꽃이 만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같은 봄바람을 맞는데 같은 색의 꽃이 피어나지 않고,

어떤 나무에는 흰 꽃이, 어떤 나무에는 붉은 꽃이 피어납니까?”

그러자 청제가 답했습니다.

그것은 나도 모른다. 나는 따뜻한 바람만 불어서 그들의 생장을 도울 뿐,

너는 붉은 꽃을 피워라.’, ‘너는 흰 꽃을 피워라.’라고 할 수가 없다.”

 

#

이것은 봄바람이 연()이 될 뿐, ()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우쳐주는 이야기입니다.

()은 곧 나무의 본바탕이 흰 꽃을 피우게 되어 있는 나무이므로

()인 봄바람을 주어 흰 꽃이라는 과()를 보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인 봄바람이 꽃을 흰 꽃, 붉은 꽃을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대우주법계에는 무수한 생명력이 가득 충만 되어 있습니다.

각각의 종자들이 봄바람이라는 연을 만나면 인과 연의 화합으로

각각의 꽃을 피우는 것입니다.

 

#

우리가 몸 담도 있는 대 우주법계는 무한합니다.

허공이 무한하듯 무한합니다.

그래서 공()이라 합니다.

그러나 이 허공은 허무한 공이 아닙니다.

그 공속에는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습니다.

물의 기운도 불의 가운도 바람의 기운도 가득합니다.

그래서 돌을 마주치면 불꽃도 일어나는 것입니다.

또한 성취의 요소도 가득하여, 어디서든지 열심히 성취를 구하면

얻어낼 수 있습니다.

이 우주에는 각(=깨달음)의 기운도 충만합니다.

그러므로 인과 연이 화합하면 반드시 성취하고 깨달음을

이룰 수 있습니다.

 

#

이것이 대우주의 이치인데 우리는 어떠합니까?

끊임없이 자식을 자기가 뜻하는 대로 바꾸려하고 남편이나 아내를

그리고 가족을 바꾸려 합니다.

심지어 사회나 나라를 바꾸려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법우님들

남을 바꾸려하지 말고 그냥 좋은 연()이 되어 줍시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각가지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게

바람이 되어주고 물이 되어주고 거름이 되어주고 태양이 되어주는

그러한 사람이 됩시다.

이것이 바로 우주의 섭리대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금강경에서는 이를 응무소주이생기심(應無所住 以生其心)’이라 합니다.

어디에도 머무는바 없는 마음, 바라는 바 없는 마음을 내라는 뜻입니다.

이 마음이 바로 보살의 마음입니다.

감사합니다.



-정인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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