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내에서 하룻밤을 묵고 아침식사까지 마쳤으니 가족여행을 빙자한 이번 업무출장의 공식일정은 끝났습니다. 이제 곧장 서울로 상경 하느냐 아니면 이왕지사 예까지 온김에 느긋한 마음으로 여행을 좀 더 즐기느냐를 정할 때입니다. 어제 꼬박 하룻동안 어머니를 예의주시해 보니 결코 서둘러 귀가하실 생각이 없으신 게 확실합니다. 하지만 들뜬 마음과는 달리 신체적인 컨디션은 그닥 편치를 못하셔서 평탄한 길에서도 5분이상 걷기는 무리시지 싶습니다.
서석지/경북 영양군
포항을 출발해서 곧장 어머니댁(은평구 신사동)까지 모셔다 드리고 집(금천구 가산동)으로 간다면 약 392km의 거리로 5시간 남짓 걸릴테지만 좀 돌더라도 모처럼의 가족여행을 온전히 하룻동안 더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갑판장이 염두에 둔 코스는 서울을 향해 상경을 하되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있지만 거의 걷지 않아도 되는 여정입니다. 일단 포항을 출발하여 동해를 바라보며 북상하는 7번국도를 경유하여 산간오지인 영양의 선바위, 남이포, 서석지, 주실마을, 조지훈생가, 조지훈문학관을 잠시 둘러 보고, 역시 산간오지인 봉화의 봉성돼지숯불단지에서 늦은 점심식사를 하곤 봉화와 영주에 있는 닭실마을과 소수서원, 부석사를 둘러 보는 약 440km의 거리에 10시간쯤 소요될 예정입니다. 코스와 일정은 가족들의 컨디션에 따라 축소 할 수 있습니다. 했습니다.
서석지에는 지난 2007년 여름에 갑판장이 한 번 가 본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작성했던 글을 다시 찾아보니 참으로 감회가 새롭습니다. 비록 묵은지지만 그 감회를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자 그 때 올렸던 글을 아래의 '& 덧붙이는 이야기'에 고스란히 퍼다 놨습니다.
<갑판장>
& 덧붙이는 이야기: 2007년 9월 18일 오전 0시 2분에 갑판장이 엠파스 블로그에 올렸던 사진과 글입니다.
!!! 통째로 복사해다 붙였더니만 스맛폰에선 사진이 안 보이네요.
(클릭하면 사진을 포함한 원문을 보실 수 있습니다. : http://pazziabba.egloos.com/4522827 )


영양 버스 정류장 근처에 있는 식당...식당이름이 재밌다.
강구에서 영양으로 오던 중에 낙오를 한 인물과 연락이 닿았다. 얼추 쉬었더니만 컨디션을 회복했단다. 중간지점인 서석지(瑞石池)란 곳에서 접선을 하기로 약속을 정했다.
“서석지로 갑시다.”
“서석지요? 연당 서석지 말씀이지요?”
“서석지요.”
“그러니까 연당이요?”
“... ...”
“연당 맞죠?”
“일단 가보자자구요. ㅡ.,ㅡ”
그 동네를 기반으로 밥벌이를 하는 택시기사도 잘 모르는 지명을 타지에서 흘러들어 온 파찌아빠가 어찌 알겠느냔말이다. 암튼 도로 내릴 수도 없는 노릇이니 일단은 가는데까지 가볼 수밖에...

서석지(瑞石池)

은행나무(수령 400년)
파찌아빠의 서석지에 대한 첫인상은 기대이하였다. 규모가 작은 고택 한 채가 고작이니 말이다. 담 밖에서 들여다보니 400년 묵은 은행나무만 눈에 띌 뿐이다. 그런 정도 수령의 나무라면 아무 동네에서라도 찾아볼 수 있지 싶다.
“글쎄요?”

경정(敬亭) : 4칸의 대청과 2칸의 온돌방으로 구성되었다.
“아! 이게 서석지인가 보다.”
파찌아빠의 눈 앞에 펼쳐진 서석지는 파찌아빠의 기대보다는 훨씬 작은 규모의 연못이었다. 고택의 마당에 연못을 파놓은 것이 고작이니 말이다. 파찌아빠는 서석지가 담양의 소쇄원, 보길도의 부용정과 더불어 한국의 3대 정원으로 꼽힌다기에 소쇄원 정도의 규모를 상상을 했었다. 하지만 막상 들여다 본 서석지는 그 보다 훨씬 작은 규모의 정원이었다. 하지만 어쩌랴. 이왕에 엎지러진 물이요. 어차피 낙오자와 서석지에서 접선을 하기로 약속을 정했으니 그와 접선을 할 때까지 서석지에서 마냥 기다려야 할 판이다.

경정에서 바라 본 연못
“파찌아빠는 댓돌 위에 신발을 고이 벗어놓고는 대청으로 올라갔다. 누군가가 청소를 깨끗하게 해 놓은 상태였다. 하기사 공기가 맑은 동네이니 일주일에 두 어번 정도만 걸레질을 해놓으면 그 상태가 오래 유지될 것이다. 다른 유적지와는 달리 서석지를 찾는 방문객이 거의 없어서인지 ‘들어가지 마시오’ 따위를 써놓은 푯말이 안보였다. 그래서 파찌아빠가 편안한 마음으로 대청에 올라선 것이다. 하기사 지역의 택시기사 조차 제대로 알지를 못하는 곳이니 방문객이 손으로 꼽을 정도이지 싶다.
“아!”
대청에 올라선 파찌아빠는 한 동안 입을 다물지를 못했다. 마냥 똑딱이 카메라의 샤터를 눌러대기에 여념이 없었다. 대청 위에서 보이는 서석지의 풍경은 땅바닥에서 보던 풍경과는 또 달랐다. 조경을 대청의 높이에 맞춘듯 싶다. 차경이라 했던가? 담 밖으로 보이는 풍경까지도 서석지와 연결이 되어 있는 듯 싶다. 이제사 서석지의 가치가 파찌아빠의 눈에 뜨인 것이다. 참으로 아둔한 파찌아빠다.

두 남자가 대청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담 밖으로 택시 한 대가 멈추는 것이 보였다.
“드디어 왔는가 보구만.”
“오잉? 아닌가 봅니다.. 전혀 모르는 사람이구만요.”

대청을 배고 큰대자로 누웠다.

대청에서 바라본 자양재(살림집)와 담장

온돌방과 열개문

디딜방아


정지(부엌)


반변천(혹은 청계천)을 따라 걷는 중..

반변천과 청계천의 합수점(남이포)에 세워져 있는 정자


영양고추
반변천을 따라 걷다보니 곳곳에서 고추밭이 눈에 띈다. 영양의 대표적인 특산물이 고추이다. 일교차가 심한 고랭지라서 영양고추의 맛이 일품이란다.


태양초 고추(위)와 건조기로 말린 고추(아래)

배수구 덮개
영양고추로 널리 알려진 고장이니 그 특색을 살려 배수구의 뚜껑에도 고추의 형상을 새겨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