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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지가 이사한 집에 처음 오셨다.
엄마랑 아빠를 초대해놓고
집에 티비도 없는데
아부지 심심해하시면 어쩌지 ?
뭐를 대접해드려야 좋을까 ?
아부지는 까다로운데 어쩌지 ?
오시는날이 기다려져 설레이면서도
긴장되었다.
내가 부탁한짐 , 같이 먹을 음식등
바리바리 싸들고 오셨다.
오래된 주택이라는 소리듣고
엉망이라 생각했는데
집이 깔끔하다 하신다.
두시간전부터 팡팡틀어놓은
보일러 덕에 춥다는 소리도 않으신다.
하얀밥에 찌게보글보글 끓여
한상에 차려먹고
한방에 누워 낮잠도 잤다.
단칸방서 오손도손 사는 식구들 같다.
아부지는 안방서 내 가습기를 고쳐주시고
엄마와 나는 주방에서 정리하고 수다떨며
그렇게 하루가 간다.
티비없이 어떻게 1박 2일 보내나 했는데
만고 내 생각.
내 눈앞의 아버지는 집에 손볼곳이 없나
다니기 바쁘시고
내가 모아놓은 장난감들에
눈을 반짝이시며 어디서 어떻게 얼마에샀는지
궁금해하셨고 귀엽다며 탐을 내시고
반찬도 몇개없는 밥상을 맛있다며 잘드셨다.
한공간에서 이렇게 편히 있을수 있다니.
아버지에게 이런 면이 있었나 ? 새로웠다.
어느덧 헤어질시간에 아쉬워하니
도나는 아버지와 나는 하나도 안 아쉽다 ~~
하고 바람처럼 가버렸다.
막걸리 한잔 드시며
기분이 좋다고.
원룸서 시작해서
방두칸 짜리 전세오고
열심히 돈 모아서
작은 아파트사고.
그렇게 하는거라고 .
차근차근 그렇게 해보라며.
너희 집에서 잘자고 잘먹고 잘 대접받고 간다
화장실 수전이랑
안방전기코드는 다음에 올때
아부지가 고쳐줄테니
당분간 조심해서 써라 하신다.
배웅하고 들어와 떠나신 자리 누우니
따뜻하다.
따뜻한게 내 가슴때문일까 ?
인심 후하게 틀어놓은 보일러 때문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