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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삶의변화

아직은 낯설어 하는 식구들

작성자나무ㅣ|작성시간23.07.12|조회수112 목록 댓글 22

월요일 아들이 학교에서 돌아와 소파에 앉더니 눈물을 흘린다

무슨일 있어? 왜? 걱정되어 물었다

 아이는 모르겠어 뭐가 막 화 나거나 이러지는 않는데 

그냥 눈물이 나 

이러면서 소리내어 울지도 못하고 눈물만 흘린다

엄마 나 오늘이 가장 바쁜날 이쟎아

슬프지는 않은데 바쁘다고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ᆢ

 

미안함에 안아 주었다

네가 엄마 아들이여서 고마워

엄마 아들로 와줘서 엄마는 너무 행복해

엄마 아들로 사냐고 힘들었지 토닥토닥 해 줍니다

너무 힘들면 선생님 오시면 10분 일찍 끝내 달라고 할께

아니다 30분 일찍 끝내 달라고 하지 뭐ᆢ

태권도 가기 싫으면 가지마 하니 아이는 놀라서 눈이 동그래 집니다

 

아이는 학교 끝나고 돌아오면 10분정도 휴식후 과외를 시작합니다

과외ㅡ심리치료ㅡ운동치료ㅡ태권도ㅡ학습지ᆢ

월요일은 저녁을 간단히 이동중에 먹을 정도로 바쁜날 입니다

 

남들보다 조금 부족한 아이로 태어났기에 그들의 속도에 맞추려면 그들보다 3~4배는 노력해야 한다고 6살부터 무리하게 교육을 시켰습니다

덕분에 표면적으로는 정상인처럼 되었기 때문에 난 해냈어 라는 뿌듯함에 취해서 아이에게 더 더 더 를 채찍질 하고 있었습니다

 

늘 그랬습니다

지금 이것을 견뎌야 나중에 정상처럼 살 수 있다고ᆢ

너 평생 바보처럼 살 거 아니면 지금 힘든거 견뎌야 한다고ᆢ

엄마의 역활은 돈벌어 니가 교육을 받을수 있도록 하는거고 넌 그 교육을 통해 정상처럼 살면 되는거라고ᆢ

아이가 아파 하는줄도 모르고 아니 외면하면서ᆢ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아이의 스케쥴은 꽉차 있습니다

아이가 친구들과 주말에 놀고 싶은데 꽉찬 스케쥴로 놀지도 못한다고 하며 이번에는 소리내어 웁니다

친구들과 놀고 싶으면 놀아ᆢ

아이가 아니에요 제가 잘못했어요 합니다 ᆢ

마음이 미어집니다ㆍ너무 미안합니다

아들아 진짜야 니 나이는 친구들과의 추억이 소중한건데 엄마가 너무 널 틀속에 가둬 버렸네

지금 이라도 말해줘서 고맙고 혹시라도 길 잊어 버리면 무조건 택시타고 집에와

스케쥴은 조정하면 되니까 걱정하지마ᆢ

엄마 눈치보지말고 너를 위한 삶을 살아봐

니가 설계하는거고 엄마는 살짝 도움만 줄테니까 니인생 너가 그려봐

 

모든 스케쥴 다 소화하고 30분만 게임 한다며 책상에 앉습니다

신나서 하는 아이의 모습이 뭉클하여 슬쩍 쳐다봤는데 아이가 이제 그만할께요 합니다

아니야 너가 신나하니까 좋아서 본거야 했더만 아이가 심각하게 묻습니다

엄마 병이 더 안좋아 진거에요 라며 쳐다 봅니다

아니야 정말 좋아서 그래

너의 웃는 모습을 보니 엄마도 같이 기뻐져서 그래 실컷놀아 하고 나왔습니다

 

아들녀석 학교 선생님께 그랬답니다

내가 태어나지 않았으면 엄마가 아프지도 힘들지도 않고 예쁜모습 그대로 살았을텐데 본인 때문에 엄마가 고생하는게 미안하다고ᆢ

잘하고 싶은데  잘하는게 없어서 더 속상하다고 했다네요

 

어린시절 상대방은 배려치 않고 나만을 위한 삶을 살아 그벌로 아이가 아프게 태어난거같아 아이가 좋아질때마다 죄가 씻기는거 같은 희열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더더더를 외쳤죠

 

사실학교를 지금 다녀오길 참 잘했어요

아이가 더 상처받고 망가지기 전에 멈출수 있었으니ᆢ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행하여진 가혹한 행위들을 지금이라도 멈추게 되어서ᆢ

 

오늘도 학교를 가는 아이를 꼬옥 안아주었습니다

감정에 휘둘리지 말고 신나게 놀다와

너는 너야 불완전한 적이 없었던 완전한 너야

걱정하지 말고 잘 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돼

 

아이만 봅니다

부족한 아이가 아닌ᆢ 그냥 내 아이만 봅니다

 

변해버린 행동에 식구들은 죽을날 받은거 아니냐고 조심스레 묻습니다

남편도 출근해서 계속 전화가 옵니다

진짜 괜찮냐고 ?

당신도 큰처형 따라 한번 갔다와봐 그럼 알게 될거야

 

하루 하루 눈뜨면 설레입니다

기쁩니다

오늘도 난 나의 놀이터에서 기쁘게 놀이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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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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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요정. | 작성시간 23.07.13 아...뭉클하고. 따뜻하고. 뭐라고 표현을 못할만큼 감동적이고 ~한편의 따뜻하고 사랑 가득한 드라마를 본듯 합니다.
    귀한 나눔~감사하고 사랑합니다.^^♡
  • 작성자다해 | 작성시간 23.07.13 뭉클하고 감동입니다!
    몇번 읽다~
    이제 댓글 답니다.
    따뜻하고 감사합니다!
  • 작성자복부인. | 작성시간 23.07.13 아..
    너무 가슴 찡하고 뭉클해 눈물 납니다..
    아이의 이쁜 마음,
    아이를 마니마니 사랑하시는 나무..
    서로가 서로를 소중히 하는 마음이 오롯이 느껴져 감동 그 자체입니다..
    사랑과 함께 공간도 함께 내어주시는 나무의 지혜로움에, 아이가 더 밝고 이쁘게 자랄 듯 합니다.
    나무~~ 또 뵙고 싶어요~^^
  • 작성자여유(DRosa) | 작성시간 23.07.14 섬세하게 정직하게 나를 드러내는 아이.
    반짝반짝입니다~^^
    기쁜 밤이요~~~~💖
  • 작성자나무행 | 작성시간 23.07.16 지혜로운 모정이 느껴집니다.
    기쁘고 따뜻해지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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