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날 아침,
전날 가족축제가 재밌고 신나게 잘 흐르기도 했지만
나름 긴장도 했었나보다. 밀려오는 피곤함에 일찍 잠자리에
들었기에 다행히 잠은 푹 자고 일어났다.
오전 6시30분, 집을 나섰다.
약 2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은 황매산 모산재 주차장.
이미 등불과 도겸이 도착하여 나를 반겨주었고, 곧이어 다른 님들도
도착을 하였다. 물과 식량을 전달받고 우리들 일행을 가이드 해 주실
현존과 산악인의 소개를 시작으로 산행이 시작되었다.
신라시대의 절터 영암사지를 둘러보고 모산재로 출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었다. 곳곳이 바위들인 산을 오르면서
덩달아 숨도 턱까지 차 올랐다. 출발 전 안내해주시는 현존이
이 산은 재밌는 산이라고 하셨다.
재미는 개뿔!!
힘들어서 말도 안 나오는 구먼...
힘든것도 힘든 것이지만, 무엇보다 무서웠다.
모산재, 돛대바위 오르기 전 엄청나게 가파르던 그 계단은 차마 뒤돌아보는 것도
옆을 쳐다보는 것도 무서웠다. 어지러웠다. 마치 3d 입체영상, 매직아이
보는 것처럼 눈 앞이 어질어질 했다.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이 말이 딱 떠올랐다. 힘도 들고 두려움도 컸지만 막상 오르고 나서
내려다보는 그 광경은 음, 말로 표현하기가 힘들만큼 장관이었다.
모산재를 지나 철쭉군락지로 접어들어서는 황매산 여기 참 희한하네~ 라는
생각에 재밌었다. 계속 이어지던 그 험한 바위산은 온대간대 없고 잘 다듬어진
엄청난 철쭉정원이 펼쳐졌다. 아쉽게도 철쭉이 다 지긴 했지만, 철쭉이 만개했을 때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예쁘고 기뻤다. 출발 전 현존이 말씀하신 '이 산은 재밌는 산'
이라는 의미를 조금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철쭉군락지를 지나 비단덤(병풍바위), 828고지, 누룩덤으로 해서 내려오는 하산길은
마치 유격훈련(산악행군)하는 기분마저 들었다. 그 평평한 정원은 사라지고 다시
험한 바위산이 나타났다. 내려오는 길은 정말 재밌었다. 정말 재밌었다.
하루에 산을 세 번은 탄 듯 한 이번 산행은 정말 희한하고 재미난 산행이었다.
산행을 마치고 함께한 식사자리, 거기서 맛본 살얼음 낀 시원한 막걸리 한잔!
이 맛에 산에 오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며 다음 산행이 기대되었다.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세연 작성시간 20.05.27 1석 3타
멋진 산행! -
작성자지국 작성시간 20.05.28 너무나 재미난,
그만큼 힘들었던 산행.
그러나 다음 산행이 기다려지는.
그 막걸리 첫모금.
찐이었지요~^^
나눔에 산행길이 떠오르며
생생하고 기쁩니다. -
작성자망고 작성시간 20.05.28 생생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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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등불 작성시간 20.05.29 생생한 후기 ^^
함께해서 행복했어요 -
작성자도겸 작성시간 20.05.30 크... 너무 생생합니다. 정말 산 하나의 그렇게 많은 얼굴을 볼 수 있다니!!!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