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장미 월계화(月季花) 지난 5월 1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 중난하이(中南海)를 방문했을 때, 길가의 꽃을 가리키며 "이 장미는 내가 본 것 중 가장 아름답다"라고 했다. 이때 트럼프가 가리킨 것은 중국이 원산지인 장미 '월계화(月季花)'였다. 이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트럼프에게 월계화 씨앗을 선물했다고 한다. 월계화(月季花) 장미는 장미속 관목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장미속엔 전 세계적으로 약 200종이 분포하고, 품종은 현존하는 것만 해도 수천 종에 이른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해당화·찔레꽃 등 야생 장미는 따로 부르고, 여러 나라 장미 원종들을 교잡해 원예종으로 개발한 품종들을 흔히 장미라고 부른다. 월계화는 상록성이면서 5월부터 11월까지 거의 매달 꽃이 피는 점이 특징이다. 월계화라는 이름 자체가 거의 매달 개화하는 꽃이라는 뜻이고, 영어 이름은 'Monthly Rose'이다. 베이징을 상징하는 시화(市花)이기도 하다. 월계화는 오래전부터 우리 곁에 와 있었다. 고려 시대 문인 이규보의 '사계화'라는 시가 남아 있고, 조선 초 세조 때 강희안이 저술한 조선 전기의 원예서 '양화소록'엔 16종의 꽃나무가 등장하는데 그중 하나가 월계화라는 점에서 알 수 있다. 사계화(四季花) 이규보 伴開春艶旋隨風(반개춘염선수풍) : 봄꽃과 함께 피려더니 바람 따라 지고 欲配秋香夢又空(욕배추향몽우공) : 가을 국화와 짝하더니 또다시 헛꿈이어라. 閱遍群芳無可偶(열편군방무가우) : 온갖 꽃을 둘러봐도 짝할 이 하나 없어 依依獨到雪中紅(의의독도설중홍) : 의연히 혼자서 눈 속에서 붉었어라. 강희안의 ‘양화소록’ 월계화는 현재의 장미 품종을 탄생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한다. 중국의 월계화가 18세기 말 인도를 거쳐 유럽으로 전해지는데, 한 철만 꽃이 피는 유럽의 고전 장미와 교잡을 통해 사계절 피는 ‘사계장미’로 탄생한 것이다. 월계화는 이전의 유럽 품종과는 달리, 서리가 내릴 때까지 새로운 가지에서 꽃이 피는 특성이 있고, 이 점은 정원에서 기르기에 너무 좋은 특성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오늘날 우리가 흔히 보는 장미는 동서양의 꽃이 섞인 것인데, 요즘 우리 주변에서 보는 장미 중 가을까지 피어 ‘사계화’ 또는 ‘사계장미’로 불리는 꽃들이 월계화의 후손이라고 한다. 월계화는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는 시구가 유래한 꽃이기도 하다. 남송 때 시인 양만리(楊萬里)가 월계화가 사계절 피는 것을 보고 '지도화무십일홍(只道花無十日紅), 차화무일무춘풍(此花無日無春風)‘ 라고 읊었다. 이는 '그저 붉은 꽃이 피어야 열흘을 넘기지 못하지만, 이 꽃만은 날도 없고 봄바람도 필요 없네'라는 뜻으로 월계화와 ‘화무십일홍’을 대비시킨 내용인데, 우리는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만을 떼어 쓰는 셈이다. |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