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헤집고 다닌 어린 시절에는 언제나 만나는 것이 나무와 풀이었다. 아마 어린 시절을 어떤 곳에서 보냈느냐에 따라 생태환경의 이해와 생명의 사랑도 다르리라 여겨진다. 자연이 고스란히 남아 전해지던 그 때를 생각하면 그 흔하던 보리밭의 종달새나 여기 저기 아무데나 나타나는 천덕꾸러기 까마귀, 도랑의 잔챙이로 귀찮을 만큼 무리지어 다니던 송사리가 어른이 되어서는 보이질 않으니 그리운 모습들만 눈에 어린다. 야산에 어린 산토끼 새끼를 잡아다 집을 만들어 넣어 두니 제풀에 지쳐 이틀 만에 죽는 모습에 눈물을 흘렸고 꿩알을 주워와 어미 닭에게 병아리를 깨우라고 넣어 주었던 그 어린 시절의 동화 같은 자연은 자꾸만 사라져 가고 있다. 부처손도 개체 수나 군생이 자꾸만 줄어들고 있는 식물이다. 고향의 양 골짜기 산에는 가파른 바위벽이 여러 곳 있었는데 곳곳마다 부처손이 덕지덕지 자라기에 풀은 풀인데 참 이상한 풀이라고 집에다 길러 보고 싶은 마음에 잡아당기면 한포기가 뽑아지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여러 포기가 함께 통째로 뽑혀져 겁이 나기도 했다. 부처손은 가을을 지나 겨울이 되어 물기가 줄면 모든 잎의 뒷면이 오그라들어서 추위를 이기려는 것인지 가뭄을 이기려는 것인지 말라 죽은 모습으로 둥글게 말려든 잎의 뒷면은 멀리서 보아도 회백색으로 잘 보인다. 아마 나름대로 겨울을 보내는 방법이겠구나 생각을 하게 되지만 수분의 증발을 막으며 살아가는 지혜로운 식물로 여겨진다. 그래서인지 봄이 되어 봄비를 맞으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활짝 잎을 펴서 녹색의 싱싱함을 보이다가 날이 가물게 되면 물기 하나 없는 바위에서 다시 오거라 들어 겨울의 모습처럼 몸을 말아 자연 상황에 맞게 대비하는 모습을 보이기에 흥미롭게 관찰할 수 있는 식물이다. 이 때 오그라든 부처손의 잎은 손을 내밀면 다정하게 잡아줄 것 같은 느낌마저도 든다. 부처손의 잎은 사람의 손처럼 쥐었다 폈다를 반복하는 손이 한 개가 아니라 무리지어 있기에 많기도 하다. 부처님 손은 千手千眼(천수천안)의 손이다. 부처님의 손 숫자가 많은 것은 험난한 세상에 쓰다듬고 보살펴야 할 중생이 수도 없이 많기 때문이며 천개의 손으로 세상을 향하여 손바닥을 쉼 없이 쥐었다 폈다를 반복하여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자비의 은총과 푸른 세상을 열리게 한다고 한다. 건조하면 안으로 오그라지고 습기를 만나면 다시 벌어지는 가지가 마치 부처님의 손과 같아 천수를 닮았음인지 불교의 문화가 풀꽃의 이름을 만든 경우라고 생각되어진다. 한자로는 닭발이 오므라진 것 같고 잎은 측백나무의 잎을 닮았다하여 권백(券柏)이라 부르며 여러해살이 늘 푸른 초본식물로 다른 이름으로는 만년초, 만년송, 장생불사초 외에도 많다. 옛 책에는 불로초, 석화, 보처수라고도 하였는데 석화는 메마른 바위 언덕에 잘 나고 어린아이 손바닥 모양으로 밖은 희고 안쪽은 푸르며 여러 겹으로 된 잎의 모양은 모두 같다고 기록되어있다.
부처손은 나쁜 것을 없애고 좋은 것을 북돋우어 주는 작용을 하며 암 환자의 체력을 늘리면서 암세포를 억제하는 데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폐암, 간암, 유방암, 자궁암, 위암, 코암 등에 두루 효과가 있어 최근에는 위험한 바위를 타면서 까지 채집에 나서는 수집꾼들로 인해 수난을 당한 흔적들이 여기저기 보도가 되며 특히 중국에서는 항암효과가 뛰어난 식물로 더욱 유명세를 타고 있다. 대체로 채취 시기는 봄과 가을이며 봄에 채취한 것이 질과 색에서 좋고 맛은 달고 매우나 특별한 향이나 맛이 없어서 항시 복용해도 괜찮으며 임산부는 복용을 금하는 상태이다. 예전에는 악성 무좀을 치료할 때 권백을 태우면서 나는 연기에 환부를 갖다 대는 민간요법도 있었다.
사람들이 자주 쓰는 말에 ‘人生은 空手來 空手去’라는 말이 있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는 손의 이야기다. 참으로 소중한 일을 하는 우리 사람의 손은 분명 다른 동물들과의 차별을 확연히 하는 손임이 분명하다.그러나 소중한 우리의 손은 어떠한가? 나만을 위하는 얼룩진 소유의 욕된 손인가? 기억하고 싶지도 않는 과오를 저지른 후회의 손인가? 아직도 더 가지려고 버둥대는 검은 손은 아닌지? 그 손으로 남을 고통에 처하게 한 악마의 손은 아닌지? 우리의 한평생은 길다고 하지만 영원히 머무를 수는 없다. 떠날 시간이 되면 너 나 없이 모두가 떠나야 한다.활짝 핀 꽃들도 시간이 지나면 시들어 떨어지듯, 세상사 모든 명예와 부, 권력도 위세를 자랑하지만 때가 되면 손을 놓고 떠나야한다. 생명을 가진 모든 것들이 자연의 섭리에 따라 그저 잠시 머무르다가 간다. 저승으로 가는 死者(사자)의 수의에는 손 넣을 주머니마저도 없다. 따뜻한 사랑의 손으로 소중한 삶을 아름답게 꽃피우는 바른 손이면 좋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