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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나무를 위한 예의 / 나태주

작성자나비|작성시간26.06.22|조회수0 목록 댓글 0

 
나무를 위한 예의 / 나태주

나무한테 찡그린 얼굴로 인사하지 마세요
나무한테 화낸 목소리로 말을 걸지 마세요
나무는 꾸중 들을 일을 하나도 하지 않았답니다
나무는 화낼만한 일을 조금도 하지 않았답니다

나무네 가족의 가훈은 '정직과 실천'입니다
그리고 '기다림'이기도 합니다
봄이 되면 어김없이 싹을 내밀고 꽃을 피우고

또 열매 맺어 가을을 맞고
겨울이면 옷을 벗어버린 채 서서 봄을 기다릴 따름이지요
나무의 집은 하늘이고 땅이에요

그건 나무의 어머니 어머니 어며니 때부터의 기인 역사이지요
그 무엇도 욕심껏 가지는 일이 없고 모아 두는 일도 없답니다
있는 것만큼 고마워하고 받은 만큼 덜어낼 줄 안답니다

나무한테 속상한 얼굴을 보여주지 마세요
나무한테 어두운 목소리로 투정하지 마세요
그건 나무한테 하는 예의가 아니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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