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은 전 접촉단계, 접촉단계, 최종 접촉단계의 모든 단계에 관여한다. 전 접촉단계에서 감정은 개체로 하여금 어떤 새로운 대상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갖도록 만들어 환경과 접촉을 시도하도록 돕고, 접촉단계에서는 그러한 접촉행동에 대한 호감을 계속 유지함으로서 접촉행동을 강화시켜주며 최종 접촉단계에서는 새로운 대상과 자기 자신이 하나가 되는 기쁨으로 체험하도록 해 줌으로써 이 단계를 주도적으로 이끈다. 마지막으로 후 접촉단계에서는 접촉을 성공적으로 끝낸 것에 대해 만족망릉 느끼게 함으로서 게슈탈트를 완결지어주는 역할을 한다.
이처럼 감정은 모든 접촉행동에 관여하고 있으므로 감정을 억압하거나 회피하면 접촉도 차단되어 버린다. 그러므로 게슈탈트치료에서는 감정을 알아차리는 것을 매우 중시한다. 흔히 내담자는 자신의 감정을 잘못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과거의 외상사건에 대한 고통을 잊기 위해 감정을 억압해 왔기 때문일 수도 있고, 분석적인 학교교육이나 직업 등의 영향으로 감정을경시하는 생활습관이 생겼을 수도 있다. 어떠한 원인에 대해서든 감정이 억압되거나 경시되는 경우에 자신 및 환경과의 접촉이 단절되어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따라서 치료자는 내담자로 하여금 자신의 억압되거나 소흘히 다루어졋던 감정들을 다시 알아차리고 접촉하도록 도와 주어야 한다.
이러한 작업은 처음에는 내담자에게 매우 어색하게 느껴지고 때로는 불안과 고통을 가져다주지만, 차츰 자신의 감정을 받아들이고 통합할 수 있으면서 행동의 새로운 지평이 열리게 된다. 예컨데, 두려워했던 행동을 할 수 있게 된다거나, 혹은 싫어했던 행동을 좋아하게 되는 등, 새로운 체험이 가능해지게 된다.
-김정규 저, 게슈탈트 심리치료-창조적 성장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