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마침 친구 집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나와 친구 가족은 함께 외식을 하러 외출하기로 되어 있었다.
내 친구는 다섯 살짜리 아들에게 오버코트를 입히려고 하였고, 싫다는 아이와 실랑이를 벌이게 되었다.
15분이 넘도록 애원하고 볼멘소리를 하다가 급기야 협박을 하기에 이르렀다.
나는 친구를 조용히 불렀다.
그리고 혹시 그 아이에게 입혀 줄 수 있는 다른 오버코트가 집에 있는지 물어보았다.
다행히 그는 또 다른 오버코트가 있다고 하였다.
그래서 나는 친구에게 "두 개의 코트 중에서 한 개를 선택해 볼래?" 라며 아들에게 제안해 보라고
넌지시 일러주었다.
그는 화가 극도로 치밀어 오른 나머지 거의 아동 학대를 할 지점까지 이른 상태였다.
어떤 뾰죡한 방도라도 찾아보고 싶었던 시점이기에,
친구는 나의 충고를 기꺼이 받아들였고 그는 아들에게 선택권을 주었다.
두말할 것도 없이 아이는 두번째 코트를 선택하였고, 우리는 곧바로 외출할 수 있었다.
많은 부모들이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 "그래, 나도 선택권을 주지, 오버코트를 입고 갈래?
아니면 오버코트는 입지 않고 그냥 내 손만 붙잡고 갈래"
물론 그런 방법도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잠시뿐이고, 자꾸만 불만이 쌓이다 보면 자녀는 엉뚱한 일을 가지고
당신에게 반항할 가능성이 높다.
선택권 주기의 매력이란, 아이가 "싫어, 싫어!" 라고 떼를 쓰고 난 다음에
무언가 힘겹게 얻어 내지 않고서도, 아이 쪽에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합법적인 권한을 주는 것이다.
한번 생각해 보자. 당신이 자녀에게 선택권을 주지 않고 일방적으로 명령한다고 하자.
그렇게 되면 자녀는 무언가 자기에게도 힘이 있다는 것을 나타내고 싶어 하지 않겠는가?
이때 자녀가 취할 수 있는 유일한 방편은 당신의 명령을 거부하는 것이다.
자녀에게 양자택일의 선택권을 주면(저녁 식사 전에 숙제를 할래? 저녁 식사 후에 숙제를 할래?),
아이는 부모에게 반항하지 않고서도 자신에게 힘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는 수많은 힘겨루기를 슬그머니 비껴가는 효과적인 기술일 뿐만 아니라,
자녀의 의사결정 능력을 향상시키도록 준비시켜주는 것이다.
좀 더 장성한 자녀에게는 개방형의 선택권을 줄 수 있다.
(오늘 아침 무슨 주스를 마시고 싶니? 이번 학기에는 숙제하는 시간을 어떻게 정할래? 등)
그러나 어린아이들에게는 개방형보다는 양자택일과 같이 간단한 선택권을 주는 것이 좋다.
[선택권 주기]
이번 주간에는 당신이 자녀에게 선택권을 전혀 주지 않은 채 명령과 지시만 하고 있는 때가
언제인지 주목해 보라.
그러고 나서 당신쪽에서 허용할 수 있는 한계 내에서 선택권을 제공하는 기회를 찾아본다.
예를 들면, 자녀에게 "콩밥을 먹기 싫으면, 밥먹지 말고 한끼 걸러도 돼"라고 말했는데,
자녀가 한끼 거르는 쪽을 선택했다고 하자.
이때 당신은 식탁을 쾅쾅 치면서, "얼른 이리 와서 콩밥 안 먹어?" 라고 위협하면 안된다.
당신이 언행일치 할 수 있는 선택권만 주도록 하라.
즉, 당신쪽에서 말한 것을 지키지 못할 사항은 처음부터 아예 언급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한가지 더 경고하자면, 매사를 아이 쪽에서 선택하라고 지시하지 말아야 한다.
어린이들은 때로 부모 쪽에서 분명한 지시를 내려 주기를 바란다.
예를 들면, 네살짜리 아이가 길거리를 뛰어다니는 것에 대해서 선택권을 주는 것은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 이때는 "안돼!"라고 소리치고, 급히 달려가서 아이를 끌어안고
안전한 곳으로 나와야 한다.
나는 당신이 창의적인 부모라고 생각한다.
자녀가 반드시 안전하고 적절한 행동을 하는 것 중에서 양자택일 해보라고 지시할 것으로 믿는다.
당신이 자녀에게 어떤 선택권을 줄 수 있는지 생각해보자.
출처: 52주간의 멋진 부모 코칭/ 학지사/ Michael H. Popk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