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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굿 후기

2015년 창조굿 후기

작성자소영|작성시간15.12.30|조회수373 목록 댓글 0

제가 처음 창조굿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상담선생님의 추천에 의해서 이었습니다. 개인상담에서는 마음속 깊은 곳의 감정에 도달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편이기 때문에, 상담선생님께서 개인상담과 더불어 창조굿에 참가해보는 것을 권유하셨습니다. 사실 처음에 굿이라는 단어에 약간 거부감이 있었지만, 오랜 시간 상담해주신 상담선생님의 추천이라서 믿고 시도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창조굿에 많이 참여한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경험담을 떠올리기가 어렵지 않을 만큼 그 경험은 강렬했던 것 같습니다. 제 경험은 주인공과 참가자로서의 경험으로 나눠서 쓰겠습니다.

 

창조굿에 처음 참여한 날 주인공을 자원하였습니다. 사실 남들 앞에 서는 것을 기피하는 성격이지만, 개인적으로 절박한 심정이어서 용기를 냈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창조굿이 무엇인지 전혀 몰랐기 때문에 주인공을 자원할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나중에 두 번째 주인공 경험을 하면서 느낀 것이지만, 처음에 아무것도 모르고 창조굿에 참여할 때가 몰입이 더 쉬웠던 것 같기도 합니다.

어찌되었건 저의 창조굿 주인공 경험은 한마디로 감정의 시간여행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머리(이성)로 막연하게 또는 논리적으로 이해하고 있던 나의 유년기 감정들이 창조굿을 하는 동안, 마치 그 시간, 그 장소로 돌아간 것처럼 재현되는 데에 스스로도 놀랐습니다. 눈물이 날 정도로 가슴에 가득 차오르는 슬픔을 느끼면서, 내 마음 깊은 곳에 이러한 큰 슬픔들이 있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그 오랜 시간 동안 이 아픔을 외면하면서, 나의 정서는 절름발이가 된 채로 살아왔음을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창조굿에서는 주인공의 배경이야기를 사전에 디렉터 선생님께 충분히 설명 드리지 못하는 점이 있어서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있습니다. 만약 그럴 수 있다면 디렉터 선생님의 가이드가 더 효율적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직도 갈 길이 멀기는 하지만, 저는 창조굿을 통해 기억하기 싫어서 무의식에 숨겨왔던 상처를 확인하고 보듬는 법을 배우는 출발점에 설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더 나아가서 다시 앞으로 인생의 한걸음을 내디딜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주인공이 아닌 참가자로서의 경험도 기대 이상으로 깊은 마음의 울림이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인생의 과정이 나와는 전혀 공통점이 없을 것 같은 분들의 창조굿에서, 내가 공감할 수 있는 아픔이나 경험을 발견하는 것은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또한, 다른 사람들의 아픔을 보면서, 내 마음의 비슷한 상처를 한 발짝 떨어져서 바라보고, 조금 더 객관적으로 이해하게 되는 것 같았습니다. 때로는 다른 분들의 주인공 모습에서 나에게 상처를 준 그 상대방의 모습을 발견하고, 그 사람을 조금 더 이해하게 되는 계기도 있었습니다. 창조굿에서는 각자가 자기 것을 얻어 가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디렉터 선생님들께서 하시는데, 그 말처럼 단순 참가의 경험도 주인공 역할과는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합니다.

 

 

-창조굿 참가자 한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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