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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채식

[먹는법]섭생법 4. ‘골고루 먹자’의 허와 실

작성자강정|작성시간09.09.15|조회수332 목록 댓글 0

섭생법 4. ‘골고루 먹자’의 허와 실

 

부모님으로부터 “골고루 먹어라!”는 ‘잔소리’를 듣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맛있는 것만 먹고 싫어하는 반찬을 거들떠보지 않아 혼나기도 종종 하며 자란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또 건강 방송 프로그램에서 강조하는 건강 섭생법 중 하나가 골고루 이다. 당연히 골고루 먹는 것이 이롭다. 모든 영양소를 적당히 모두 섭취하려면 골고루 먹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풍요가 넘치는 현대에 와서 골고루 먹어야 할 가짓수가 도를 넘고 함께 먹지 않는 것이 더 이로운 재료조차 ‘골고루’에 포함되었다는 것이다.

 

옛날 먹을 것이 없을 때 어쩌다 올라온 고기나 달걀에 모두 젓가락이 쏠리고 나물 반찬은 찬밥신세일 때가 많다. 이럴 때 채소 반찬을 먹으라는 뜻에 ‘골고루!’는 식구들의 건강을 지켜주는 고마운 말이 된다. 고기반찬 등 육식에는 매우 부족한 항산화물질과 비타민이 풍부한 알칼리 식품인 채식 반찬은 고기의 해를 중화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풍요에 치여 사는 요즘은 거꾸로다. 거의 매 끼니 육식을 먹고 육식에 의한 피해를 경험하면서도 채식만 하는 사람에게 고기도 먹으라고 채근하고 고기를 먹지 않으면 골고루 먹지 않은 것 마냥 핀잔받기 일쑤이다.

 

‘골고루’의 또 다른 중대한 잘못된 견해는 반찬 가짓수가 지나치게 많고 다양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는 점이다. 반찬 몇 가지만 놓고 먹으면 빈약하다고 느끼고 상다리가 휠 정도는 되어야 잘 먹었다고 생각한다. 고기, 채소, 과일, 차 등 한 끼에 왕창, 잔뜩 차려놓은 반찬을 모두 먹어야 골고루 먹었다고 생각들 한다. 육식과 달리 채식 재료 한 가지에도 기본 영양소 대부분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새롭게 밝혀지는 영양소도 다양하게 존재한다. 이렇게 다양한 영양소를 헛되이 흘려보내지 않고 가장 효율적으로 소화 흡수시키려면 단순하게 먹어야 한다. 위장을 단순하게 채울 때 영양 공급이 가장 효율적으로 이루어진다. 많은 종류를 한꺼번에 위장에 넣으면 위장 효율은 떨어진다.

 

따라서 자연 순리에 합당한 ‘골고루’라 함은 단순함, 소박함에 있다. 단순하고 소박한 밥상이 한 끼에 얻을 수 있는 영양 흡수 효율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단순하고 소박한 밥상이 왜 이로운지, 어떻게 차리는 것이 단순하고 소박한 밥상인지 살펴보자. 효율적이고 편안한 위장으로 치유의 효과를 얻길 바란다.

 

. ‘골고루’란 한 끼, 하루, 일주일, 한 달, 계절별, 일 년 모두를 포함하는 의미이다.

한 끼에 가능한 모든 것을 다 채우려고 노력하는 일은 어리석고 불필요한 일이다. 한 끼 골고루 잘 먹고 다음 끼부터 엉망이라면 어떻겠는가? 오늘 먹지 못했어도 다음 끼니, 내일, 한 주일 뒤에 충분히 먹기만 하면 영양적으로 별 문제 없다. 한 끼 골고루 먹는 것을 넘어, 하루, 일주일, 한 달, 계절별, 일 년을 통틀어 평균적으로 균형 있게 먹는 것이 중요하다. 순차적으로 이것저것 돌려가며 부족했던 것을 서로 보완하면 충분하다. 일 년 먹은 총 가짓수가 평균 이상 이면 충분하다.

 

. 자연 순리에 합당한 재료 중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 대부분을 먹었다면 골고루 잘 먹은 것이 된다. 보통의 경우 영양적인 측면에서 보면 구하기 어렵거나 너무 비싼 것은 꼭 먹을 필요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로 저렴하면서도 영양이 상대적으로 풍부한 제철 음식 위주로 먹으면 된다. 봄에는 봄나물, 햇감자가 나오는 시기에는 햇감자, 무나 배추가 출하되는 시기에는 그런 종류를 자주 먹는 것이 올바르다. 햇것이 부족한 겨울에는 그늘에 말리고 건조된 것 중 흔하고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을 포함하면 된다.

 

제철 또는 제 땅에서 나는 음식이 아닌 음식조차 골고루 먹겠다고 일부러 챙겨먹는 것은 그리 권장할 것은 못된다. 그런 습관이 잘못되었다는 뜻이 아니라 꼭 챙겨먹어야 골고루 먹었다는 평가가 지나치다는 뜻이다. 여유가 있거나 선물을 받아 우연히 생겼다면 버릴 이유가 없으니 그럴 때 챙겨 먹어도 넉넉하다는 뜻이다. 다만 일부러 챙겨 먹어야한다는 강박증에 빠지지 말자는 것이다. 특히 비싼 수입품이나 비철 음식을 사먹을 수 없을 때 자기 신세를 한탄할 이유는 전혀 없다. 오히려 유혹에 빠질 수도 없어 단순하게 먹게 되니 어쩌면 감사하게 느끼는 것이 좋지 않을까? 우리 전통에는 동짓날 팥죽을 쑤어먹고 정월 보름날 부럼(견과류)을 깨먹는 풍습이 있다. 모든 물자가 귀한 시대에 이때만이라도 충분히 먹어도 기본은 된다는 오랜 경험에서 나온 지혜이다. 이처럼 골고루 먹는 다는 것은 한 끼에 모든 것을 해결한다는 관점이 아니다. 오히려 한 끼에 너무 다양하게 많은 종류를 집어넣는 것은 들어간 양에 비해 소화 흡수율을 떨어뜨려 위장 부담만 주는 행위와 다를 바 없다.

 

 

. 부위별로 골고루 차린 밥상이 생명의 밥상이다.

밥 종류 한 가지, 땅 채소 두세 가지, 해초류 한두 가지, 버섯류 한두 가지, 견과류 가끔. 이렇게 차린 음식이 가장 이상적이다.

- 곡류; 현미밥을 기본으로 여러 가지 잡곡을 돌려가며 섞어먹는다.

- 콩류; 밥에 콩을 섞어 먹든가 아니면 가끔 콩 요리(콩탕, 콩죽, 두부, 두유 등)를 별미로 해먹으면 충분하다.

- 땅 채소는 부위별 반찬 두 세가지정도로 만들어진 소박한 밥상이 건강한 밥상이다. 부위별이라 함은 꽃이나 과채류(호박, 가지, 고추, 피망, 토마토), 잎과 줄기류(배추, 취나물, 호박잎, 깻잎 등), 뿌리류(무우, 감자, 당근, 양파, 마늘, 도라지 등)로 크게 나눈다. 가능하다면 요리 때마다 부위별 가짓수에 변화를 줄 수 있도록 노력한다.

- 버섯류는 찌개 등에 넣어 먹거나 따로 버섯 반찬을 가끔 해먹으면 충분하다.

- 호두, 잣 등 견과류는 여유가 있다면 가끔 후식으로 챙겨먹도록 한다.

 

 

. 색깔별로 골고루 차리자.

검은색; 검은쌀, 검은콩, 검은깨, 김, 미역, 다시마

노란색; 당근, 호박, 고구마, 카레, 노랑 파프리카

푸른색; 시금치, 브로콜리, 오이, 완두콩, 피망, 상추, 아욱, 깻잎, 미나리

붉은색; 고구마, 당근, 붉은 고추, 팥

흰색 또는 누런색; 마늘, 양파, 무, 감자, 버섯, 도라지, 콩나물, 현미

보라색; 적색 포도, 가지, 블루베리, 체리, 붉은 양배추, 붉은 양파, 망고스틴

 

색깔별 특징적 영양소에 대해서는 영양소편에서 자세히 살펴보자.

 

고기는 물론 달걀이나 생선조차 없이 풀 반찬 몇 가지만 오른 밥상이 언짢은가? 비록 빈약해보이지만 받아든 사람의 마음이 언짢지 않다면 이 보다 더 치유를 도울 밥상은 없다. 참고로 한국의 국이나 찌개 대부분은 거의 모든 부위를 갖춘 훌륭한 한 가지 반찬이다. 입맛을 돋우는 국이나 찌개는 참으로 선조들의 놀라운 지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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