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연가
김귀주 요한 20260616
허공에 길 헤메이는 눈 없는 얼굴
뒤안에 떨븐 감을 쳐다보고
배가 고프게 울어보았는가
눈물이 날리가 없지
메마른 가지를 보지못했으니
그래도 지나간 길목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산등성이 푸른잎들 흔들리면
거기 뒤에 서있으리라
짐작만하지만
잠잠하면 무슨 생각에 잠기는지
도대체 고요하더니
산속에 살으리
보이지 않으니
세상잊고 그려려니 살더라
익어가는데 무슨 이유야 있으랴
꽃잎에 향기 가득한 날
햇살을 주워와
뿌려주고 찬란히 흩어지는
들꽃 그런 날도
도대체 어디에 파묻히는지
빛만 가득하다
감똑 떨어지는 소리
화려함도 짐이 되었다
사모할 인연을 붙들고
사모할 줄을 몰라
당황하는 한겨울의 처마밑
고드름 녹는 소리
어른거리는 앞뜰의 봄 소식
물방울 떨어지는 웅덩이에 담아
물결따라 흩어지더라
흑과 백
그리고 일그러진 그림자
인연이 아니런가
눈 감으면 보이는
얼굴
단풍뒤에 머무네
알록달록
무늬 흔들고
언듯언듯 사라지네
바람이 불어와
홍시가 익어가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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