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선거 그 이후

작성자김 목|작성시간26.06.07|조회수32 목록 댓글 0

6·3선거 그 이후

 

선거는 유권자의 선택이기에 그 결과는 다음 선거가 있기까지 겸허히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과거 이승만 정권과 군부정치의 부정선거는 역사의 단죄가 있었고, 근래의 부정선거 논란도 극우세력의 막무가내라는 법원의 판결이 있었다. 그럼에도 이번 6·3 선거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AI 시대에 어찌 이런 일이?’라는 생각에 선관위의 행태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하지만 다음 선거의 유권자 선택까지 이번 선거는 지나갔고, 아쉬움은 과제로 해결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러면서 여전히 극복하지 못한 우리 사회의 병폐가 지역과 세대에 극단과 이기로 혼재하고 있어 우울하다. 부동산에 영혼을 팔고, 내란 원인 제공자, 혐의자, 법인카드로 빵 등 특정 품목에 거액을 마구잡이로 쓴 자도 당당하게 당선되니 참으로 후안무치다. 어렵게 당선된 분들에게 보내야 할 축하의 마음이 수그러들고, 자꾸만 눈앞을 어른거리는 그 지역과 세대 등 망국적 퇴행 현상에 가슴이 답답하고 일손이 안 잡히는 후유증에 시달린다.

그러면서 선거 전 있었던 일 두어가지가 떠오른다. 그 하나는 지난 5월 27일 이스라엘 의회인 ‘예루살렘 크네세트’의 ‘국제 예루살렘 조찬 기도회’에서 한 한국 기독교인이 ‘이스라엘에 반하는 말을 한 한국 국민과 정부를 용서해달라’고 영어로 기도한 일이다. 그렇게 ‘이스라엘의 하나님, 당신께 남한과 북한을 봉헌합니다. 이스라엘의 하나님,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하나님이 바로 한국의 하나님이십니다’라며 ‘남한과 북한 정부가 이스라엘 쪽에 서게 해주시고, 당신의 뜻이 한국과 모든 민족에게 이뤄지게 해주십시오’라며 기도를 마쳤다고 한다.

이 기도는 얼마 전 이재명 대통령의 이스라엘 총리 체포영장 집행 검토 지시에 대한 언급으로 여겨지는데, 이날 사회자는 다른 참가국 기도자는 국적과 이름을 소개하면서 이 한국 여성의 이름이나 국적을 밝히지 않았다고 한다. 하늘 아래 부끄럽고 두렵지 않으면 이름과 국적을 당당히 밝혀야 함에도 그늘에 음흉하게 숨어서 맑은 하늘에 기도함은 무엇 때문일까? 기사를 읽으며 낯이 화끈거리고, 바로 이런 현상이 왜곡된 선거 결과로 나타났구나 했다.

그리고 또 하나는 대구 시장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 김부겸에 관한 6월 1일 자 언론기사이다. 당시 김부겸 후보는 대구 중구 동성로 옛 대구백화점 앞에서 마지막 유세 연설을 하면서 ‘무엇보다도 신공항을 건설하고 남은 케이투(K2) 부지를 지금의 군 공항 자리로 내버려 두는 게 아니라 삼성의 이재용, 에스케이(SK)의 최태원, 현대차의 정의선, 엘지(LG)의 구광모 회장한테 초대장을 보내서 투자하라고 하겠다’라며 유세 말미에 ‘선거 때마다 저보다 부지런히 담배꽁초를 줍고 휴지를 주우면서 그렇게 애써주셨던 그분을 작년에 하늘나라로 보냈다’라면서 지난해 세상을 떠난 아버지 이야기에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이날 김 후보는 ‘(아버지는) 시골 농업학교 출신으로 1950년대 6·25 뒤끝에 빨리 군대를 마치기 위해서 고3 때 저를 낳으시고는 바로 군대에 가셨다. 저와 나이 차이도 얼마 안 난다. 그러니 얼마나 저한테 온갖 애정을 다 쏟아주셨겠느냐’라고 아버지를 회상하면서 하늘나라에서 지켜보실 아버지가 ‘단디 해래이’, ‘당당하게 해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릴 적 아버지가 즐겨 불렀던 노래 ‘전선야곡’의 한 소절을 부른 뒤, 지지자들에 대한 감사 인사로 마무리했다고 한다.

이 ‘가랑잎이 휘날리는 전선의 달밤’이라는 노랫말로 시작하는 가요 ‘전선야곡’은 대구에서 자란 원로가수 고 신세영 씨가 1951년 6·25 전쟁 중에 발표했으며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절절하게 담아낸 진중가요이다. 김 후보는 이 노래를 부르며 눈물을 훔쳤고, 현장의 일부 시민들도 눈시울을 붉혔다고 한다. 김 후보가 비록 선거에는 실패했지만, 당선증보다도 더 귀한 진정한 용기와 신념을 우리에게 남겼다. 농부는 밭을 탓하지 않는다는 김 후보의 앞날에 큰 영광이 반드시 있으리라. 그렇게 이제 6·3은 과거가 되면서 또 극복해야 할 숱한 과제를 우리에게 남겼다.

 

6·3선거 그 이후 – 호남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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