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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이름 연구

청계천은 청풍계천이 원이름 / 배우리의 땅이름 기행 220908

작성자이름사랑|작성시간22.09.08|조회수131 목록 댓글 0

땅이름과 우리말 / 서울 청계천

청계천은 청풍계천이 원이름

‘갯내’가 한자명으로 옮겨가 ‘개천’이 되고

 

“오늘 이 팥죽골 마을이 따들썩하곘어. 김진사 댁 환갑 잔치야.”

“탑골 사는 김진사 딸도 아침 일찍 모전다리를 건너오더구만.”

“며칠새 비가 많이 와서 개천에 물이 엄청 불었어. 갓우물골 갯내에 배다리를 놓았다더구만.”

 

청계천은 조선시대에 개천으로 불려

서울에서 '개천'이라고 하면 청계천을 일컬었다. 즉, 청계천의 옛 이름이 개천(開川)이다. 서울 한가운데서 줄기를 이루고 북악과 인왕산 남쪽 골짜기의 물, 남산 북쪽 자락의 물까지 몽땅 받아 내는 청계천은 비가 조금만 와도 금방 그 몸집이 불어 한양의 북촌과 남촌 사람들의 왕래에 불편을 주곤 했다.

청계천은 청계 이름 그대로 맑은 내였다. 그러나 한국전쟁을 물이 심하게 오염되었다. 이렇던 청계천은 1958년 복개공사를 하여 냇줄기를 볼 수가 없었다. 복개 당시 청계천변과 다리 밑에는 바라크 병영이라고 불리는 판잣집, 토막집 등 무허가 불량 주택이 1천여 가구 이상 들어서 있었고, 그들이 버린 갖가지 오물로 악취가 코를 찌를 정도로 오염이 극에 달해 있었다.

북악산, 인왕산, 남산 등으로 둘러싸인 서울분지의 모든 물이 한 줄기로 모여 이룬 내가 청계천이다.

'청계천'이란 이름은 그 상류의 '청풍계천(淸風溪川)'이라는 이름에서 나왔다. 청풍계는 지금의 종로구 청운동 일대, 즉 지금의 청와대 서북쪽 북악산 바로 남쪽 기슭 일대의 골짜기이다. 이 내는 남쪽으로 흐르다가 광화문 앞 황토마루에 앞에서 동쪽으로 꺾여 흘러간다. 그러다가 왕십리 밖 전곶교(살곶이다리) 근처에서 중랑천과 합쳐 남서쪽으로 흐름을 바꾸어 한강으로 들어간다.

청계천에는 다리가 많았고, 그 냇가로는 작은 마을들이 옹기종기 자리잡고 있었다. 지금의 무교동의 한 마을 팥죽골에서 동쪽으로 가면 과일 파는 모전(毛廛)이 있었던 모전마을과 모전다리가 있었다.

광통교와 광교에서 더 가면 장통교가 나오는데, 이 다리는 장찻골다리라고 불러 왔다. 삼일교에서 조금 더 가면 수표교가 되는데, 이 다리는 청계천의 물높이를 측정하기 위해서 옆에 물재기기둥(수표.水標)을 세워 놓아 붙은 이름이다. 다리 남쪽으로는 우물물이 먹처럼 검게 보여 ‘먹우물’이라 부르던 마을이 있었는데, 이 이름이 바탕이 되어 묵정동(墨井洞)이 되었다.

청계천의 흐름은 그 유역 사람들이 늘 신경을 쓰고 살펴야 했다. 비가 많이 오면 물이 넘치지나 않을까, 물흐름이 바뀌어 마을을 덮치지나 않을까? 그렇게 해서 물을 살핀다고 나온 이름이 지금의 종로구 관수동(觀水洞)이다. 근처로는 벙거짓골(모곡동.帽谷洞), 비팟골, 웃너더리(상판교.上板橋) 등의 마을이 있었다.

청계천에는 '배다리'가 여러 곳 있었다. 배를 길게 다리처럼 이어 내를 건널 수 있게 만든 다리가 배다리인데, 이런 다리는 물이 불어날 때만 일시적으로 놓는 수가 많았다.

 

개천은 '갯내‘의 한자식 이름

‘개천’이란 이름은 ‘갯내‘의 한자말일 수도

서울 여러 개의 하천이 있는데 거의 한강으로 들어간다. 말하자면 한강은 여러 하천을 모아 흘러가 뢍해에 물을 바치는 셈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임진강도 사실은 한강에 물을 버치는 내이다. 임진강이 직접 황해로 들어가지 않고 한강과 합류한 후에 한강으로 들러가니 말이다.

한강으로 유입하는 그 많은 하천들은 토박이 땅이름으로 어떻게 불렸을까?

조사해 보니 옛 시람들이 불러 오던 토박이 땅이름이 있었다.

-안양천→오목내(하류 부분)

-홍제천→모래내

-불광천→까치내

-만초천→덩굴내

-중랑천→한내(상류 부분)

-턴천→숯내

-양재천→학여울내(하류 부분)

그러나 이런 이름들을 그 내 근처 사람들이 꼭 이렇게 오목내니 모래내니 하며 불렀을까? 그건 아니었을 것이다. 즉 “오목내에서 불고기 잡았어.”식이 아니고 그냥 “내에서 물고기 잡았어.”식이었을 것이다. 근처의 내를 두고 굳이 이름을 대고 말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아마 서울의 청계천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근처 사람들은 청계천에서 빨래한다고 하질 않고 내에서 빨래한다고 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 ’내‘란 말 대신에 많이 쓴 말이 ’개‘나 ’개울‘이었다. 지금도 ’갯가‘나 ’갯들(물가의 들)‘이란 말을 쓰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데, 여기서의 ’개‘는 바로 내(하천)를 말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보면 청계천 근처 사람들은 이 내를 ’갯내‘나 ’개천‘이라고 했을지도 모른다. 서울 사람들은 작은 하천을 보통 ’개천‘이라고 했다. ’개천은 한자말 같지만 사실은 ‘갯내’나 ‘개’란 말이 오랫동안 불려 내려오다가 한자식의 말인 ‘개천’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청계천의 옛날 정식 이름은 ‘개천(開川)’인데, 이 이름은 조선시대의 문헌들에 많이 나온다.

청계천은 서울을 도읍으로 정한 조선 초부터 정비가 시작되어 그 후 여러 차례 다듬어져 왔다.

‘개천’이라는 이름이 ‘청계천’으로 불리기 시작한 것은 일제강점기 때였다. 일제 강점기에 우리 문헌들에 나오는 ‘개천’이란 이름을 없애고 이 이름을 공문서나 지도에 표기하기 시작하면서 이룸이 바뀌게 되었다. 그러나 일인들이 이 이름을 직접 지어 붙인 것은 아니다. 청계천의 상류쪽 이름에 붙여져 있었던 것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청졔천의 상류 지점인 종로구 자하문 근처에는 청풍계(淸風契)라는 마을이 있었는데, 이곳에 흐르는 청계천의 내(청계천 최상류의 내) 이름이 청풍계천이었다. 이 ‘청풍계천’을 줄여서 ‘청계천’이란 이름을 지어 붙인 것으로 보인다.

 

장님 개천 건너기 놀이

서울 사람들의 옛 놀이로 ‘장님 개천 건너기’란 것이 있었다.

마당에 내(개천) 모양의 선을 그려 놓고, 두 사람이 짝을 지어 한 사람은 수건으로 눈을 가린 장님이 되고 다른 한 사람은 앞에서 인도하며 내를 건너는 놀이이다. 장님 되는 사람이 앞에 가는 인도자의 뒤쪽 허리춤을 잡고 걸으며 “개천이오?” 하고 물으면 앞에 있는 인도자가 “아뇨.” 하면 그대로 가고 “개천이요.” 하면 장님 되는 사람은 선을 밟지 않고 그 선을 잘 넘어가야 한다. 개천이라고 했는데도 장님이 선을 밟았다면 그 장님은 벌을 받는다. (저자는 어렸을 때 동네 아이들과 이 놀이를 하며 즐긴 적이 있다.)

이 놀이에 나오는 ‘개천’이 바로 ‘내(川)’인 것이다. 다만 그 내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내인지 청계천인지는 알 수 없다. 이 놀이가 오랫동안 행해져 왔다는 어른들의 말로 보아 서울 사람들은 아마도 오랫동안 ‘개천’이란 말을 써 왔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우리는 ‘갯내’와 ‘개천’의 관계를 생각하게 되고 ‘개’기 바로 ‘작은 내’의 뜻을 담았을 것이란 생각을 해 보게 된다. 그런 면에서 청계천은 갯내이며 이것이 개천(開川)으로 한자화한 것으로 보인다. ‘갯가’로 간다고 하면 물가로 간다는 뜻이며 ‘갯골’이라고 하면 내가 흐르는 곳의 고랑을 가리킨다. 이것으로 ‘개’가 ‘내(하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땅이름에서 ‘개’는 바다이건 강이건 물가라면 거의 다 이 말을 썼다. 갯벌(개펄)이라는 말도 그래서 나왔다. 이렇게 ‘~개’ 형식으로 된 땅이름은 한자로 의역되어 목포, 영산포 식으로 한자의 ‘~포(浦).로 옮겨갔다.

냇줄기가 없는 곳은 없다. 어디나 내(하천)는 흐르고 있다. 그 내마다 이름을 갖고 있다. 크기와 모양에 따라서 붙은 것도 있고, 그 냇줄기의 위치(장소)에 따라서 이름이 붙은 것도 있다. 냇줄기의 이름 속에서도 우리는 우리말을 찾는다. 우리말의 다양함을 찾는다.

 

2022년 9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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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척말

-걋가 갯들 갯말 갯머리 개울 갯골

* 친척 땅이름

-개 (갯들] 【들】 경북 경산시 진량면 북동

-개가말(포변.浦邊) 【마을】 경기도 여주시 대신면 계림리

-개건너 【마을】 전남 해남군 황산면 연호리

-갯말 【마을】 강원도 화천군 하남면 위라리

-갯들(포전.浦田) 【들】 경북 포항시 의창면 남송리

-갯벌 【밭】 서울시 송파구 풍납동

-갯마을(갯마) 【마을】 경북 봉화군 소천면 서천리

-갯둘(포이.浦二) 【동】 서울시 강남구 포이동

 

<배우리의 땅이름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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