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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이름 연구

우리말의 훼손

작성자배우리|작성시간24.05.25|조회수341 목록 댓글 0

우리말 훼손

요즘의 억지 조어 이대로 괜찮은가

多(많을 다). 이 글자가 이제부터는 '모두'의 뜻으로 알겠다.

'다'는 순 우리말 '모두'의 뜻이 아니고 한자말 '많다(多)'의 뜻이었네. 이렇게 하면 다(多) 되는 걸까?

'인터뷰' 이렇게 쓰는 게 맞나? 공부 다시 해야겠다. 人터뷰 ㅎㅎ

앞으로는 국어 사전에 '인터뷰'란 말이 한자와 영어의 합성어라고 하게 될 듯.

(2024년 5월 25일 페북에 올린 글)

우리말;교과서에서 사라져간다;

80년이후 개편때마다 폐기시켜;자연-산수 등 현재 4백개 확인;

 

국민학교와 중학교 교과서에서 오랫동안 사용되던 수백종의 순수 우리말들이 80년 이후 3차례의 교과 개편과정을 거치면서 슬그머니 폐기되고 있다.

우리말 연구가인 배우리씨(55)가 지난 75년부터 지금까지의 과목별 초-중등 교과서 2백여권을 표본 추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교과서에서 사라진 우리말은 현재까지 확인된 것만 4백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배씨는 조사연구가 마무리되는 올 연말쯤이면 이같은 숫자가 1천여개를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과서는 우리말을 버리는 대신 주로 일본 연구서적에서 그대로 베낀 한자등 외래어를 사용하고 있는데 "학문의 연속성을 위해 초-중등 교과서에서도 한자로 된 전문용어를 쓸 수밖에 없다"는 것이 교육부측의 설명이다.

우리말 폐기가 가장 심한 부분은 자연과목 지질단원에서 사용됐던 쑥돌-변쑥돌-횟돌-모랫돌-뻘돌-자갈등 고운 우리말이 화강암-편마암-석회암-사암-이암-역암등 생소한 한자에 밀려났다.

큰물-뭍바람-바닷바람은 홍수-육풍-해풍으로 변했다 인체단원에서도 샘창자-막창자-곧은창자등 순수 우리말이 81년 제4차 교과개편 이후 십이지장-맹장-직장등 한자어로 바뀌었다 또 밥줄은 식도로, 오줌길은 요도로 교체됐다.

큰골-작은골-숨골-등골 등도 교과서에서 사라지고 대뇌-소뇌-연수-척수등이 그 자리를 차지했으며, 뼈마디는 관절로, 피돌기는 혈액순환으로, 날름막은 판막으로 바뀌었다.

물론 우리말 중에는 학문용어로는 다소 적합지 못한 용어도 많다 화성암-퇴적암-변성암등에 해당하는 불에된바위-물에된바위-변해된바위가 대표적인 경우 그러나 우리말을 밀어 낸 일본식 한자어 중에는 쓰지 않아도 무방한 단어가 적지 않다는 것이 우리말 학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식물단원에서 식물이 해나 땅을 향해 굽는 성질을 일컫는 해굽성-땅굽성이란 독창적인 우리말을 구태여 향일성-향지성으로 어렵게 고치거나 잎파랑이를 엽록소로, 얼개를 구조로 바꿀 이유는 없었다는 것이다 .

최근 들어 외우다는 뜻의 암산 대신 우리말인 속셈 이, 페이지 라는 영어 대신 쪽 이 부활한 것도 이를 반증하는 예이다 산수과목에서도 우리말 폐기는 적지 않다 셈-맞줄임을 계산-약분으로 고쳤으며, 어림값은 근사값으로, 줄인자-줄인그림-늘인그림이 축적-축도-확대도로 바뀌었다 그리고 세모-네모를 밀어내고 삼각형-사각형이 자리를 굳혔다 나란히꼴-펼친 그림-원둘레-맞선꼴-맞모금-맞각 같은 좋은 우리말도 평행사변형-전개도-원주-대칭 도형-대각선-대각에 의해 교과서에서 사라졌다.

국어교과서에서도 글월-임자말-풀이말등 우리말을 누르고 문장-주어-서술어등 한자어가 승리한 것이나 예전에 사용되던 소리마디-홀소리-닿소리-된소리-거센소리등이 교과서에서 사라진 것은 학계의 우리말 중용파와 한자사용파간의 싸움에서 후자가 승리했기 때문이다 .

이같은 추세라면 2천년대에는 초-중등교과서에서 순수 우리말이 전부 사라질지도 모른다

<홍석준기자> 1993-11-21 

 

 

교과서에서의 우리말 천대

순 우리말들이 많이 씌었던 때와 달리
요즘은 한자말과 영어, 억지 조어 투성이
 

< 전에 월간 '새벗'에 올린 글 >

어머니가 병원에 다녀오시겠단다.
"누가 입원했나요?"
"이모부가 입원했다고 아침에 이모한테서 전화가 왔단다."
"어디가 아프시대요?"
"이모부가 신장을 수술하셨다는구나."

"심장요?"
"심장이 아니고, 신장 말이다."

"신장이 뭔데요?"
"넌 꼬치꼬치 묻기도 잘 하는구나. 난 바빠서 먼저 나갈 테니 할머니한테 물어 보려무나."

봄이는 이모부가 수술하셨다는 말에 걱정이 되면서도 몸 어디가 아파 그러신가 하고 몹시 궁금했다. 봄이는 곧바로 할머니 방으로 들어갔다.

"할머니, 이모부가 신장 수술을 하셨다는데요, '신장'이 몸 속의 무얼 말하는 거예요?"
"신장? 신장은 '콩팥'을 말하는 거지."
"아아, 몸 속에서 오줌을 걸러 내는 기관이라는 그 '콩팥' 말이군요."
"맞다. 잘 아는구나."
"그런데, 그것을 '콩팥 수술'이고 하지, 왜 '신장 수술'이라고 하죠? '신장'이라고 하면 '심장'과 발음이 비슷해서 혼동할 것도 같은데요."

'콩팥'이라는 기관은 우리 몸 배의 양쪽에 하나씩 붙어 있는 기관으로, 그 기관 안의 돌기가 꼭 콩팥처럼 생겨 그 이름이 붙은 것으로 알고 있는 봄이는 '신장'보다는 '콩팥'이 훨신 좋은 말로 느껴졌다.

"그러게 말이다. 병원 같은 데서 쓰는 말들은 대개 한자말이나 외래어 같은 것이어서 일반이 못 알아들을 만한 것이 무척 많지."
"그럼, 일반 사람이 쓰는 말 따로, 병원에서 쓰는 말 따로네요. 그럼, 할머니,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말과 병원에서 쓰는 어려운 말, 한자말들이 서로 비교돼서 나온 사전 같은 것이 있을까요?"
"그런 것이 있는지는 모르겠다만, 국어사전 중에는 '신장=콩팥'식으로 나온 것이 많으니까 따로따로 알아보는 방법이 있을 게다. 그런데, 이 할머니가 언젠가 신문에 나온 것을 오려 놓은 것이 있는데, 그걸 한번 보련?"
"예, 할머니. 보여 주셔요."
할머니가 내어 주신 그 자료에는 사람 몸 속의 기관 이름뿐 아니라, 바위 이름, 등 여러 가지 용어에 나와 있는데, 옛날 교과서와 지금의 교과서에 나온 용어들을 비교한 것이었다. 할머니는 이 자료를 보여 주시면서 봄이가 미처 알지 못했던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 주셨다.

지금 우리가 쓰는 교과서에서의 몸 부분 이름은 한자말로 된 것이 많은데, 80년대 이전에 나온 교과서에는 순 우리말로 된 것이 많았다. 82년도와 83년도에 고쳐진 초등학교 교과서부터는 과거의 교과서에서 익히 써 왔던 많은 우리말들이 한자말로 옮겨졌다.

여러 교과서 중에서 '자연' 교과서가 가장 두드러졌다. 특히, 우리 몸에 관한 단락 부분에서 가장 심했다.

머리 속의 '큰골'이 '대뇌'로, '작은골'이 '소뇌'로, '숨골'이 '연수'로, '등골'이 '척수'로 옮겨졌다. '살갗'은 '피부'로, '힘살'은 '근육'으로, '염통'은 '심장'으로, '콩팥'은 '신장'으로 옮겨졌다.
'피'는 '혈액'으로 바뀌었고, '핏줄'은 '혈관', '피돌기'는 '혈액순환'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숨쉬기'는 '호흡'으로, '귀청'은 '고막'으로, '오줌보'는 '방광'으로, '밥통'은 '위', '막창자'는 '맹장', '곧은창자'는 '직장', '가로막'은 '횡격막'으로 바뀌었다.
또, '오줌관'은 '요관'으로, '오줌길'은 '요도'로, '샘창자'는 '십이지장'으로, '밥줄'은 '식도'로 옮아갔다.

이러한 한자말로의 옮김 현상은 중고등학교 교과서에까지로 이어졌고, 각 출판사에서 내는 학습 참고서까지 덩달아 한자말로 돼 갔다.

'뼈마디'는 '관절'로, '날름막'은 '판막'으로, '숨관'은 '기관'으로, '숨관가지'는 '기관지'로, '오른쪽염통방'은 '우심방'으로, '왼쪽염통집'은 '좌심실'로 되었다.

이러한 예는 오직 인체 단원에서뿐이 아니다.

'영양소' 단원에서는 영양소의 이름이, '바위'와 관련한 단원에서는 바위의 이름들이 모두 한자말로 옮겨졌다.
'흰자질'은 '단백질'이 되었고, '녹말'은 '함수탄소'로, '기름기'는 '지방'으로 되었다.

'바위'가 '암석'이 되었는가 하면, '불에된바위'는 '화성암'으로, '물에된바위'는 '수성암' 또는 '퇴적암'으로, '변해된바위'는 '변성암'으로 되었다. '쑥돌'은 '화강암', '변쑥돌'은 '편마암', '횟돌'은 '석회암', 모랫돌'은 '사암', '뻘돌'은 '이암', '자갈돌'은 '역암'으로 되었다.

그 밖의 '땅'이나 '기후' 또는 '동물'과 관련한 단원에서도 많은 우리말들이 한자말로 옷을 갈아입었다.

'땅거죽'은 '지표'로, '땅껍질'은 '지각'으로, '큰물'은 '홍수'로, '사리'는 '만조'로, '조금'은 '간조'로, '뭍바람'은 '육풍'으로, '바닷바람'은 '해풍'으로, '쇠붙이'는 '금속'으로 된 것이 그 예다.

봄이는 할머니의 설명을 듣고는 왜 그 좋은 우리말들이 교과서에서조차 한자말에 눌려 죽어 가야 하는지, 그 까닭을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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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에서도 죽어 가는 우리말
문교 정책에 희생된 우리 토박이말들

한 나라의 문교 정책은 그 나라의 말글 생활에 대단한 영향을 미치게 됨을 어느 누구라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서 편찬 방향이나 내용 전개는 우리 말글 생활을 이끌어 가는 데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다.

그러나, 우리의 말글 정책은 광복 이후부터 먼 앞날을 바라보고 일관되게 한 목표를 갖고 전개해 오질 못했다. 정책의 책임자가 바귈 때마다 그 때 그 때 근시안적으로 정책을 변경하거나 남발해서 사회의 혼선을 빚게 한 예가 많았다. 그래서, 아직도 용어, 외래어 표기, 한자 혼용 문제 등에서 통일이 안 된 상태이며, 이 때문에 사회에서는 '시대가 바뀌면 또 달라질 것을 뭐.---' 하면서 나라의 어문 정책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여기서는 다른 문제는 다 접어 두고, 광복 이후 우리의 교과서에서 쓰는 용어들이 순 우리말쪽에서 한자말로 옮겨 간 보기들을 몇 짚어 보면서 우리말이 교과서에서조차 쫓겨 난 사례를 더듬어 보고자 한다.


□ 교과서 개편 때마다 죽어 간 우리말

광복 이후 교과서에 우리말을 많이 찾아 넣거나 새로 지어 넣는 일에 가장 주도적으로 일해 온 사람은 최현배이다.

일제 때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옥고를 치르기도 했던 그는 광복 직후 미군정 당시 문교부 편수국으로 들어가 국장으로 재임(1945.9~1948.9)하면서 우리말 정책에 많은 힘을 쏟아 부었다. 특히, 그는 우리의 말글 생활이 '토박이말'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는 굳은 신조로, 새로 만들어 낸 교과서에 순수 우리말을 많이 담아 넣었다. 지금 우리가 쓰는 용어 중에 많은 말들이 그 당시에 만들어지거나 옛말을 현대적으로 다듬은 것들이다.

그는 6 25를 전후한 시기(1951.1~1954.1)에도 역시 문교부 편수국장으로 있었는데, 이 때도 역시 많은 새로운 말들을 교과서에 담았다.

이 때 만들어지거나 찾아 넣은 교과서 속의 많은 우리말들은 그가 그 자리에서 물러 가고 난 얼마 뒤까지도 잘 유지되고 있었다. 그런데, 그 뒤 여러 차례의 교과서의 개편이 따르면서 이 말들은 하나하나 죽어 나가기 시작했다.

그 중에도 1980년대 초의 초중고교 교과서 전면 개편 때가 가장 심했다.

이 때 많은 순수 우리말이 죽어 나갔는데, 여기서는 그 때 우리 교과서에서 사라져 가 버린 우리말들의 예를 많이 들어 보려 한다.


□ 자연 교과서에서 가장 심해

82년도와 83년도에 개편된 초등학교 교과서를 보니 과거의 교과서에서 익히 써 왔던 많은 우리말들이 한자말로 둔갑해 있음을 볼 수 있었다.

여러 교과서 중에서 '자연' 교과서가 가장 두드러졌다.
광복 후에 지금의 자연과에 해당했던 과목은 '잇과'였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 뒤, 교과 과목 이름이 몇 번 조정되면서 이 이름은 사라져 버렸다.

초등학교의 자연과는 그 어느 과목보다 용어의 선택을 신중히 해야 했다. 여기서 선택된 용어는 그대로 '학술 용어'가 되기도 하고, 일반의 귀에 깊숙이 심어져 사회의 통용어로 깊이 자리매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연과에서의 '용어 변경'은 인체 단락 부분에서 가장 심했다. 인체 관련 단원은 사람의 몸에 관한 내용을 다루는 것이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그 안팎으로 엄청난 이름들이 나열되게 마련인데, 이미 광복 직후부터 잘 선택돼 쓰이던 순 우리말들이 거의 다 한자화해 버렸다.


그 일부를 살펴보자.

큰골 → 대뇌
작은골 → 소뇌
숨골 → 연수
등골 → 척수
살갗 → 피부
힘살 → 근육
염통 → 심장
콩팥 → 신장
피 → 혈액
피돌기 → 혈액순환
숨쉬기 → 호흡
핏줄 → 혈관
귀청 → 고막
오줌보 → 방광
막창자 → 맹장
곧은창자 → 직장
가로막 → 횡격막
오줌관 → 요관
오줌길 → 요도
샘창자 → 십이지장

밥줄 → 식도
밥통 → 위

이러한 한자화의 현상은 중고교 교과서에까지로 확대되고, 각 출판사에서 내는 학습 참고서까지 덩달아 한자말로 돼 갔다.

뼈마디 → 관절
날름막 → 판막
숨관 → 기관
숨관가지 → 기관지
오른쪽염통방 →우심방
왼쪽염통집 →좌심실

이러한 예는 오직 인체 단원에서뿐이 아니다.

언제부터인지 '영양소' 단원에서는 영양소의 이름이, '바위'와 관련한 단원에서는 바위의 이름들이 모두 한자말로 옮겨져 버렸다. 그 보기를 들어 보자.

흰자질 → 단백질
녹말 → 함수탄소
기름기 → 지방
바위 → 암석
불에된바위 → 화성암
물에된바위 → 수성암, 퇴적암
변해된바위 → 변성암
쑥돌 → 화강암
변쑥돌 → 편마암
횟돌 → 석회암
모랫돌 → 사암
뻘돌 → 이암
자갈돌 → 역암

그 밖의 '땅'이나 '기후' 또는 '동물'과 관련한 단원에서도 많은 우리말들을 한자말로 옷을 갈아 입혀 버렸다.

땅거죽 → 지표
땅껍질 → 지각
큰물 → 홍수
사리 → 만조
조금 → 간조
뭍바람 → 육풍
바닷바람 → 해풍
쇠붙이 → 금속
젖빨이짐승 → 포유동물(한글학회 <큰사전>에는 '젖빨이동물')
물뭍짐승 → 양서류(한글학회 <큰사전>에는 '물뭍동물')
길짐승 → 파충류(한글학회 <큰사전>에는 '길동물')
등뼈동물 → 척추동물
민등뼈동물 → 무척추동물
세쪽이 → 삼엽충
살기다툼 → 생존 경쟁

광학 단원에서도 몇 낱말이 바뀐 것을 볼 수 있는데, 다음이 그런 보기이다.

곧게 나아감 → 직진
되쏘임 → 반사
꺾임 → 굴절

특히, '식물의 구조와 기능'(5-1) 단원에서도 무척 많은 우리말들이 한자말들로 둔갑해 버렸다.

김내기 → 증산작용
녹말만들기 → 광합성, 탄소동화작용
잎파랑이 → 엽록소
해굽성 → 향일성
땅굽성→ 향지성


□ 산수 교과서도 예외가 아니고

이러한 '한자화(漢字化)'의 현상은 자연과서에서만 있는 일이 아니었다.

초등학교 산수 교과서에서도 많은 낱말들이 바뀌어 버렸다. 광복 직후에는 지금의 '산수(算數)'에 해당하는 과목의 이름이 '셈본'이었는데, 지금도 5 60대의 어른들 중에는 이 '셈본'이란 과목 이름을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당시에 만들어졌던 말인 '세모'나 '네모' 같은 말은 이미 교과서에서 사라진지는 오래 되었지만, 아직도 초등학교 저학년이나 어린이들(유아) 교재에서 널리 쓰이고 있음을 볼 때, 이미 한번 굳혀진 말은 여간해서 없어지지 않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속셈'이란 말도 초기 교과서에 들어가 있던 말이었다. 이 말도 교과서에서는 '암산'이란 말로 바뀌어 버렸지만, 지금도 '암산'이란 말보다 '속셈'이란 말을 쓰는 사람들이 많다. 학원 이름 중에 '속셈학원'의 간판을 붙인 곳이 얼마나 많은가.

산수과에서는 도형에 관련된 이름들이 무척 많이 바뀌었다.

나란히꼴 → 평행사변형
펼친그림 → 전개도
원둘레 → 원주
맞선꼴 → 대칭도형
맞모금 → 대각선
맞각 → 대각
나란하다 → 평행하다
셈 → 계산
어림값 → 근사값
줄인자 → 축적
줄인그림 → 축도
늘인그림 → 확대도

예를 들어, 산수 교과서에서 흔히 쓰이는 '다음 셈을 하여라'가 '다음 계산을 하여라'로 되었고, 어느 펼친 그림을 그려 놓고, 거기엔 어김없이 '펼친그림'이 아닌 '전개도'로 표기돼 있었다.

도형 이름에서 아직 '사다리꼴', '닮은꼴', '지름', '반지름' 같은 말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이 말들도 언젠가는 다른 용어들처럼 그 수명을 다할지도 모른다.

도형에 관한 것은 아니지만, 분수에서의 '맞줄임' 같은 말도 '약분'으로 바꾸어 버렸다.

'---모두 2347입니다. 이것은 이천 삼백 사십 칠이라고 읽습니다.' (82년도 개편 교과서 산수 3-1. 8쪽)

'47'을 '마흔 일곱'이라고 읽지 말고, 꼭 '사십 칠'이라고 읽어야 하다니? 그렇다면 '7시'나 '12시' 같은 시각도 '일곱 시'나 '열 두 시'로 읽지 말고 '십 이 시'로 읽으란 말인지?


□ 땅이름은 없고 지명은 있다?

오래 전의 저학년 교과서에는 몇몇 타악기 이름이 그 내는 소리를 따서 다음과 같이 순 우리말로 적은 적이 있었다.

찰찰이(탬버린)
짝짝이(캐스터네츠)
칭칭이(트라이앵글)

그런데, 이 말들도 교과서에서 슬그머니 사라지고, 다른 악기 이름까지 덩달아 외래어로 바뀌어 버린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풍금→ 오르간
피리 → 리코더

'피리'와 '리코더'는 구분돼야 한다고 해서 그렇게 바꾼 모양인데, '리코더'는 서양식 피리라고 볼 수 있으니 '양피리'나 다른 적당한 말을 써서 적으면 되지 않겠는가?

초등학교의 국어 교과서에 월점(부호) 이름들이 '마침표', '쉼표', '물음표', '느낌표', '따옴표', '줄인표', '쌍점' 등으로 우리말로 올라 있음은 그나마 다행이었다. 또, 논설문이나 설명문 등의 짜임을 '처음(서론)', '가운데(본론)', '끝맺음(결말, 결론)'이라고 해 놓은 것도 잘하는 일이었다. '페이지'를 '쪽'으로 통일시킨 것이라든지, '된소리(경음)', '거센소리(격음)', '소리마디(음절)', '중심 생각(주제)', '끌어대다(비유하다)', '꾸미다(수식하다)' 들을 새로 올리고, '지은이(저자, 필자)' 등을 그대로 쓰고 있음도 다행이었다.

그러나, 광복 이후부터 잘 올라 쓰이던 몇 낱말들이 한자말로 바뀌어 버린 것은 아쉬움을 준다.

글월 → 문장
월점 → 부호

'이름씨', '토씨' 같은 품사의 이름들도 모두 '명사'나 '조사' 같은 말로 바뀐 것도 큰 아쉬움을 준다.

상급학교쪽으로 올라가면서 초등학교 교과서에 들어 있는 순수 우리말의 용어들은 하나둘씩 사라지고 그 자리에 다른 한자어나 외래어 등이 들어 앉는다. 이것은 결국 우리말은 어려서나 쓰고, 자라서는 한자말 같은 것으로 다시 또 배우라는 이야기가 되고 있다. 그만큼 학습하는 사람에게 부담을 안겨 주는 꼴도 된다.

사회과 교과서에서는 특히 지리 분야에서 우리말을 죽여 놓은 것이 많다.

서울 → 수도
땅이름 → 지명
땅모양→ 지형
날줄 → 경선
씨줄 → 위선

나는 아직도 '동날-서날', '북씨-남씨' 등의 낱말들을 기억하고 있는데, 이것은 지금의 말의 '동경-서경', '북위-남위'에 해당한다.

'서울'이란 말은 두 가지의 뜻을 담고 있다. 그 하나는 땅이름으로서의 우리 나라의 머릿도시인 '서울'을 이름(홑이름씨)이고, 다른 하나는 단순히 '머릿도시(首都)'를 이름(두루이름씨)이다. 그래서, '미국의 서울은 워싱턴이다' 해서 그 말이 잘못 되었다거나 알아 듣지 못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런데, '서울'이 '수도'와 다르다고 해서 '머릿도시'의 뜻으로 쓸 때는 반드시 '수도'라고 써야 한다니?

국교 교과서에서는 또 '땅이름'을 '땅 이름'이라고 '땅'과 '이름'을 띄어 적고 있었다. 그리고, 상급학교로 가면 이 말은 '지명(地名)'이란 말로 돼 버린다. 이것은 '지명(地名)'은 하나의 낱말로 인정할 수 있으나, '땅이름'이란 낱말은 하나의 낱말로 인정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 나온 것으로 본다. 그러나, '땅이름'이란 말은 광복 이후부터 교과서에서부터도 잘 올려 써 왔고, 지금도 사회에서 너무나 자연스럽게 쓰이고 있는 낱말이 아닌가.


□ '대뇌'를 죽이고 '큰골'을 살려야

우리 세대엔 우리식의 교육이 행해져야 한다.

말로는 '주체성'을 열심히 강조하면서 그 주체성에 거스르는 교육 정책 당국자들의 그릇된 생각과 정책은 당장이라도 바로잡아야 한다.

어려서부터 우리 것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일깨워 주려면 우리 것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 줄 필요가 있다. 그것은 말글 정책에서부터 출발해야 하고, 다른 나라식이 아닌, 우리식의 이름, 많은 말들을 귀에 익혀 주어야 한다. 그리하자면 교과서의 낱말 하나에도 세심한 노력과 배려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제는 '대뇌'를 죽이고 '큰골'을 살려야 그 속에 든 '얼'이 제대로 산다.

동물 몸 속에는 '가로막'이 있지만, 사람 몸에는 그보다 고급(?)인 '횡격막'이 있다고 생각하는, 얼 빠진 '얼간이'가 되어서는 안 된다. '지름'을 '직경'으로 뒤집고, '속셈'을 '암산'으로 고집하는 한자 사대주의에 물든 사람이 되어서도 안 된다.

힘주어 주장하지만, 이제라도 교과서 내용 중에 쓰이는 모든 용어들을 '우리식'으로 제대로 정리하는 작업을 크게 벌여야 한다. 특히, 과거에 씌었던 좋은 우리말들을 모두 찾아서 제자리에 되매김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말이 살고, 이 땅에 우리의 얼이 제대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 (글. 배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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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0100 (1995년 1월치) 한글새소식

대한해부학회 용어심이위원회는 일본식 한자말로 된 뼈이름 60여 개와 인체 구조 등의 이름을 쉬운 우리말로 고쳤다.

이에 따라 앞으로 관계 기관의 협의를 거쳐 각급 학교 교과서에 나와 있는 뼈이름도 바꾸어 나갈 계회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고친 이름들은 해부학 용어의 줄기를 fdlfndj 온 두개골, 대퇴골, 경골, 경추골 등 일본식 이름을 머리뼈, 넓적다리뼈,정강뼈, 목뼈 등 현실적으로 널리 쓰이는 우리말로 바꾼 점에 큰 의의가 있다.

이 밖에 고친 이름은 다음과 같다.

누골→눈물뼈
흉골→복장뼈
서골→보습뼈
좌골→궁둥뼈
견갑골→주걱뼈
장골→부채뼈

 

 

월간 <새벗> 기고 글

 

우리말이 너무 멍들었어요

한글날에 세종임금께 부치는 말 / 1993년 10월호 <새벗> 한글날 맞아

 

 

10월은 한글날이 있는 달입니다. 해마다 맞는 달이고 해마다 맞는 한글날이지만 우리가 늘 세종 대왕님께 죄송한 마음을 금할 수 없는 것은 웬 일일까요?

 

"세종 대왕님, 정말정말 죄송합니다."

 

우리 모두 한번쯤 머리 깊이 숙여 진심으로 우리 잘못을 대왕님께 털어 놓고 용서를 빌겠습니다.

 

대왕님께서 한글을 만드신 것은 우리 겨레 모두에게 곱고 바른 우리말을 쓰고 그 글을 통해 우리 모두가 생각을 마음대로 나눌 수 있게 하기 위해서일 것입니다.

 

자, 그럼 이제 우리가 우리말을 어떻게 푸대접하고 얼마나 돌보지 않았나 하는 것에 대하여 생각해 보겠습니다.

 

먼저, 우리말이 한자말 중심으로 바뀐 것에 대한 반성입니다.

 

우리말은 한자말보다 가볍고 천하고 멋이 없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이 얼마나 우리말을 업신여긴 예입니까? 실지로 예를 들어 봅시다.

 

사람의 머리엔 '뇌' 가 있다고 하고, 짐승의 머리엔 '골' 이 있다고 합니다. 또, 사람의 몸 속에는 '폐' 나 '장', '위', '신장' 등이 있다고 하고, 짐승의 몸 속에는 '허파', '창자', '밥통', '콩팥' 등이 있다고 합니다. 글쎄요? 사람과 짐승의 몸 모양이 다르다고 해서 그 몸 속에 든 똑같은 구실의 부분품(?) 이름들이 달라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옛날 교과서에는 머리 속의 골 이름들이 모두 '큰골-작은골-숨골-등골' 등으로 나왔고, 그 외에도 '핏줄', '염통' 같은 순수한 우리말들이 들어갔다던데, 그게 언제부터 '대뇌-소뇌-연수-척수' 등으로 되고, '혈관', '심장' 같은 한자말로 바뀌어 버렸는가요?

 

자연 교과서에 보면, '수로', '암석' 같은 말들이 나오던데, 이것도 '물길', '바위' 같은 순수한 우리말로 바꾸면 더 좋을 텐데요. 아마도 '수로' 가 '물길' 보다 더 고급스러워 보이고, '암석' 이 '바위' 보다 더 물건다운 이름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그런지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저희 모두는 '물길' 이나 '바위' 가 훨씬 알기도 쉽고 정답게 느껴져요.

 

길이름들을 보니까 어떤 것은 '로' 자가 붙어 있고, 어떤 것은 '길' 자가 붙어 있더라구요. 그런데. 잘 보니까 '종로', '을지로' 와 같이 '로' 자가 붙은 길들은 모두가 크고, '곰달래길', '솔샘길' 같이 '길' 자가 붙은 길들은 대개가 작더라구요. '길' 이나 '로' 는 똑같은 뜻의 뜻의 말일 텐데, 왜 '로' 는 크고, '길' 은 작아야 하나요? 세종 임금께서 이걸 아시면 단단히 화내실 것 같애요.

 

제 친구가 글짓기 시간에 '아버지와 나들이하던 날' 이란 제목의 글을 썼었대요. 그런데, 이걸 보신 선생님이 '나들이' 란 말이 덜 어울리니 '외출' 이라고 해야 한다면서 그렇게 고쳐 버리셨대요. '나들이' 는 아무렇게나 하는 것이고, '외출'은 고급스럽게(?) 하는 것이라 그런가 봐요.

 

우리 집엔 집 뒤에 뜰이 하나 있어요.

 

철 따라 갖가지 꽃이 피어 꽃내음이 늘 코를 즐겁게 해 주지요. 자랑스러워 친구에게 자랑을 했더니, 이것을 들은 친구가 자기 집엔 뜰이 아닌 큰 정원이 있다면서 더 자랑을 하는 거예요. '뜰' 은 작은 것이고, '정원' 은 큰 것인가 보죠. 저는 처음 알았어요,

 

그렇게 생각하니까 또 '부엌' 은 작고, '주방' 은 큰 것 같애요. 그리고, 주방에는 '식탁' 이 어울리고, 부엌에는 '밥상' 이 어울리는 것 같은 걸요.

 

낡아서 헐릴 집은 '집' 인데요, 새로 지은 신식 집은 '집' 이 아닌 '주택' 이래요. 정말 그런가요? 요즘에는 '하 우 스' 란 말도 쓰던데, 언젠가는 모든 집이 '집' 이나 '주택' 이 아닌 '하 우 스' 로 모두 통하게 되는 것이나 아닐까요?

 

세종 임금님께 정말 죄송한 것이 또 하나 있어요.

 

딴 나라 말이 너무 많이 들어와서 우리말을 하나하나 마구 잡아 먹고 있는 거예요.

 

친구들이 구슬을 갖고 놀면서 '다마치기' 라고 하는데, 여기서 '다마' 가 '구슬' 이란 뜻의 일본말이라면서요? 그렇다면, '전깃다마' 란 말도 잘못된 말이 아닐까요? 앞으로는 '전구' 라고 해야겠어요.

 

물건에 흠이 났을 때 '기스' 가 났다고 하는데, 이 말도 일본말이래요. 그런데도 우리 친구들은 이 말을 우리말인 줄 알고 아무 부끄러움 없이 쓰거든요. '다꾸앙(단무지)', '다마네기(양파)', '바께쓰(양동이)', '요비링(초인종)' 같은 말도 쓰는 것을 보았어요. 세종 임금님, 정말 죄송해요.

 

또, 요즘 우리 친구들의 말들이 무척 거칠어졌어요.

 

말이 거칠면 사회가 거친 증거라고 하던데, 우리 사회가 그만큼 거친 증건가 보죠. '쪽 팔려', '톡 낀다', '까라', '○쌔끼', '짜가' 같은 이상하거나 상스러운 말들을 많이 쓰고 있어요.

 

그리고 요즘에 와서는 왜 그렇게 말들이 된소리고 많이들 바뀌고 있지요?

 

예를 들어 볼까요?

 

'작다'를 '짝다' 라고 하고요, '쇠줄'을 '쐬줄' 이라고 해요. '책상을 닦는다' 고 하질 않고 '딲는다' 고들 하거든요. '볶다'는 '뽂다'로, '삶다'는 '쌂다'로, '세다'는 '쎄다'로, '줄다'는 '쭐다'로들 말하고 있어요. 이러다간 우리말이 모두 된소리고 가게 되는 것이나 아닐까요? 그리고, 국어 사전도 앞으로 모두 그렇게 바뀌고. 교과서에도 그렇게 나오게 되는 것이나 아닐까요? 쓰이고 있는 말이 옳은지, 사전에 올라 있는 말이 옳은지 도무지 판단이 서지 않을 정도예요.

 

세종 임금님, 모두 저희들의 잘못이지요. 저희들이 말을 함부로 써 왔기 때문에 우리말을 이 지경으로 만즐어 놓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어른들도 우리들에게 바르고 고운 말을 쓸 수 있도록 늘 잘 이끌어 주었으면 해요. 잘못된 말은 고쳐 주고, 좋은 우리말이 있으면 많이많이 가르쳐 주셨으면 해요.

 

우리도 노력하고 어른들도 노력하면 우리말이 결코 나쁜 쪽으로만 흐르지는 않을 거예요. 세종 임금님께서도 좋아하실 거구요.

 

어떻든, 이제부터라도 잘 써서 우리말이 세종 임금께서 바라시는 대로 잘 가꾸어질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할께요. (글. 배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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