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지역이 전에는 강북이었다고? 송파 한강 물길 석촌호
잠실 지역이 전에는 강북이었다고? 달라진 한강의 물길
-김서방, 오늘 송파 장날이야. 나가 봐야지. 지난번 왔던 아우라지 김영감도 오늘 뗏목에 물건 좀 싣고 올 거야.
-알고 있네. 나뭇단도 두둑히 가져 올래나. 사 뒀다가 팔아서 이익 좀 내야지. 겉보리도 싣고 온댔거든. 몇 가마 살 참아야. 삼밭골 딸네 집에도 나눠 주고.
-참, 돌마리 박서방도 나루터로 온댔어. 아우라지 김영감은 새벽에 떠난댔으니 아마 지금쯤은 광나루께는 오지 않았을까?
한강가의 짐배들이 닿으면 나루터는 장사치 남정네들의 흥정과 짐부림으로 한참 바빠진다.
조선 5백년을 두고 수운(水運)에 큰 구실을 한 강줄기. 뗏목이 물흐름을 타고 내려왔고, 돛단배들이 바람을 타고 나루를 드나들었다.
삼남(三南)의 많은 세곡이 이 한강을 통해 들어왔고, 목재나 약초, 특산물 등이 이 강을 타고 한양에 공급되었다. 한양 사람들로서는 이 강이야말로 생활의 젖줄이었다.
그런 만큼 한강 주변에는 상권이 형성되었다. 나루 곳곳엔 창고들이 들어섰고 야적장이 여기저기 들어섰다. 나루터에 닿는 배나 뗏목 위엔 한강을 타고 들어온 지방 물건들이 그득했고, 물건 임자와 장사꾼들 사이에 흥정하는 소리가 강물 위로 늘 물결쳤다.
* 짐배 상대로 떼부자 된 경상들
강가에서 짐배들을 상대로 장사하는 사람을 "경강상(京江商)", 줄여서는 "경상(京商)"이라고도 했다.
그들은 배로 들어온 물건들을 사서 서울 장안 사람들에게 팔았다. 막대한 이익을 챙겨 돈을 번 상인들도 많았는데, 이 때문에 세간에선 이들을 일컬어 "경강부상(京江富商)" 또는 "경강거상(京江巨商)"이라고 했다.
강가엔 경상들의 마을이 곳곳에 생겼다. 술집과 여관들도 많았다. 나루터엔 시골 짐배들이 닿는 외에 서울과 지방을 오가는 사람들로 더욱 북적거렸다.
* 옛날엔 잠실도 강북. 한강 물줄기 달라져
서울의 한강에는 일찍부터 광나루(광진.廣津), 삼밭나루(삼전도.三田渡), 한강나루(한강진.漢江津), 서빙고나루(서빙고진.西氷庫津), 동재기나루(동작진.銅雀津), 노들나루(노량진.鷺梁津), 삼개나루(마포진.麻浦津), 서강나루(서강진.西江津), 양화나루[양화진.楊花津·楊花渡] 등이 개설돼 있었다. 이 중에서 광나루, 삼밭나루, 서빙고나루, 동작나루, 노들나루는 ‘5강진로(五江津路)’라 하여 더욱 중요시되었다.
송파나루는 현재의 석촌호 부근에 있던 나루로, 조선 후기 상공업이 번성하면서 장터가 크게 이루어졌다. 송파나루의 장터를 ‘송파장’이라 했다. 여기에는 객주와 거간을 비롯해 사공, 여행객, 장꾼, 장사꾼들로 크게 성황을 이루었다.
지금의 석촌호는 엣날 한강 물줄기의 흔적이다.
한강 물줄기는 옛날과 지금을 비교하면 그 위치가 사뭇 다르다. 이것은 홍수 또는 인위적 영향에 의한 것인데, 특히 평야가 넓게 퍼져 있는 지역에서 물줄기의 이동이 심했다.
옛날엔 잠실 남쪽으로 한강의 본줄기 물이 지났다. 이것은 옛 지도를 살펴보아도 분명히 나타난다. ‘송파나루’와 ‘삼밭나루’는 잠실 남쪽을 지난 그 한강 본류에 위치해 있었다.
따라서 지금의 잠실 지역은 전에는 여의도나 난지도처럼 하나의 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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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역의 북쪽으로는 ‘새내’리고 하는 샛강이 지나갔고, 남쪽으로는 한강의 본줄기 가 지나갔다.
나중에 남쪽의 본줄기를 매립하고 샛강으로 한강의 본류가 되게 함으로써 잠실 지역은 강남 지역에 위치하게 되었다.
엣날의 한강 본줄기였던 일부가 남아 지금의 석촌호를 이루고 있다.
한강과 접해 있던 근처의 삼밭나루는 ‘한강나루(한강도)’ ‘버들고지나루(양화도)’ ‘노들나루(노량도)’와 더불어 조선시대 4대 도선장의 하나였다.
지금의 뚝섬 유원지 부근에 있었던 잠실나루는 한자로는 ‘잠도진(蠶島津)’인데, ‘독백(禿白)’이라고도 하였다.
효종 때에 이 곳에 수세소(收稅所)를 설치하였고, 조선 후기 경강상인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한강 상류(강원도 지방)의 목재가 물길로 많이 운반돼 왔다.
옛 사람들의 기쁨과 눈물을 싣고 이 배와 저 배를 번갈아 보내고 받았던 한강 가의 많은 나루터. 그러나 지금은 삐그덕삐그덕 노젓는 소리도 없고, 물결을 타고 너울너울 저 멀리까지 퍼져 갔던 사공의 뱃노래도 없다. /// (글. 배우리)
석촌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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