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그 일(아랫글)이 끝난 줄 알았습니다.
어차피 저야, 가급적... 그 일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었으니까요.
기분도 좋지 않았던 일이었기에......
근데요, 오늘(목) 아침 전화 한 통이 왔습니다.
"저, 여기 관리사무손데요."
"예? 아, 예..."
"선생님, 혹시... 오늘 소독을 다시 받으실 의향은 있으신지요?"
"예?"
"거기 업체에서, 오후에 다시 올 수 있다고 해서요..."
"그래요?"
저는, 짧은 시간이나마 조금 망설였습니다.
'뭐, 다 끝났는데... 또 난리야?' 하는 생각이 우선이었던 건데요,
"그 업체에 연락을 했더니, 자기네 실수를 인정하고... 오늘 오후에 다시 오겠다는데, 가능하다면... 하셔도 될 것 같아서요."
"글쎄요..." 하고 있는데,
"오후 3시 반 경에 올 수 있다고 하던데... 혹시 댁에 계시면......"
"그때, 집에 있기는 한데......"
"그러면, 하시지요."
굳이 그들이 온다는데, 오지 말라고 하기도 뭐 하고... 또, 극구 이런 상황까지 왔는데, 그냥 없는 일로 하자고 하기도(그런 걸 가지고 그런 난리를 쳤단 말야? 할 것 같기도 해서...)... 뭐해서(?),
"그럼, 하는 걸로 합시다! 어차피 나는 집에 있을 테니." 하고 말았지요.
"혹시, 조금 늦더라도... 4시까지는 올 것 같으니, 기다려주실 수..."
"계속 집에 있을 거니, 염려 마세요." 했더니,
"감사합니다!" 하는데,
저도 그냥 말 수가 없어서,
"아무튼, 그런 일로 애를 쓰셨네요." 하자,
"아닙니다. 감사합니다!" 하면서 전화를 끊더라구요.
저는,
'뭐가 감사하다는 거지?' 하기는 했지만,
결국 마무리는 그런 식으로 될 것이었습니다.
근데요,
그 사건(?)은 그저께 있었고,
저는 어제... 방안의 그림들 다 뒤집어 놓았던 걸 다시 원위치 시켜놓았거든요?
그러니, 다시 그림을 뒤집어야만 하는 일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에이, 귀찮게!' 하면서 다시 그림들을 뒤집어놓았답니다.
그리고 오후 3시 20분 경에 초인종이 울렸고,
현관으로 가 보니 자그마한 소독검침원(여인)이 민망한 표정으로,
"제가 그저께 그냥 지나쳐서 죄송합니다!" 하는 사과를 하기에,
저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알았습니다."
간단하게 한 대꾸 외에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소독을 마친 그 여인은, 또,
"다음에는요, 이런 경우가 있으면...... " 하고 몇 마디 하던데,
저는,
"그러지요." 하고, 서명을 했고...
그 여인은 총총히 아파트 복도를 빠져나갔습니다.
제가 복도에 한참을 서서 아파트 아래를 우두커니 바라보고 서 있었는데요,
소독약이 독해서...
잠시라도 냄새를 피하기 위해서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