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전에요(자정 무렵),
제가 핸드폰을 만지작대다가... 저도 모르게 건 전화 때문에,
제 스스로도 당황(?)해서, 그냥 웃으며 통화를 한 일이 벌어졌는데요,
그저께, 스페인 갈리시아의 꾸꼬(Cuco)한테서 동영상 하나가 도착했습니다.
아무 말도 없이 그냥 동영상 하나만 보냈던데,
그 내용은, 그들 그룹의 축제에서 '까를로스'라는 사람의 노래부르는 것을 녹화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 동영상(노래부르는)을 보며,
꾸꼬가 무슨 생각으로 저에게 그 걸 보냈는지를 다 읽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에겐 지난 일(기억)이 있었고, 그에 따른 연장선의 행위였기 때문인데요,
그러니까 그때가 2020년이었던가요?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되기 전일 텐데, 제가 2019년 말에 스페인에 갔다가 크리스마스도 보내고 다음 해 초 팬데믹으로 유럽의 공항들이 폐쇄되기 직전에 돌아왔던 일이 있잖습니까?
그때, 꾸꼬 동생(오스까)이 준비한 축제가 벌어졌었는데, 저도 거기에 갔다가(꾸꼬는 그런 일이 있으면 무조건 저를 데리고 갑니다.)... 거기 멤버 중 한 사람(까를로스)이 노래를 하도 잘 불러서(목소리가 좋더군요.),
제가 아예 핸드폰으로 동영상을 찍었고, 나중에 재 '유튜브 채널'에 그 동영상을(비공개로) 올려놓아... 지금도 어쩌다는 한 번씩 그 노래를 듣는데요,
(여기에 그 동영상을 공개합니다. 동영상엔 제 모습이 없는데요, 왜냐면 제가 동영상을 찍고 있었기에... 제 모습이 들어갈 수가 없었던 거지요. 노트북을 보고 반주에 맞춰 부르는 노랜데, 이 친구... 목소리도 좋고 성량이 아주 풍부하드라구요. 저는 이런 꾸밈없는 노래가(부르는 것도) 좋습니다. 갈리시아 남자들은 이런 식으로 남자들끼리만의 모임도 가끔 있드라구요. 좌우간 이런 게, 거기 갈리시아의 분위기입니다.)
그 상황을 너무나도 잘 아는 꾸꼬가,
이번에도 자기들끼리 축제를 했던가 본데, 이번엔 꾸꼬가 그 동영상을 찍어서(까를로스가 노래부르는 상황. 그렇지만 노래는 다른 걸로)...
그것만을 저에게 보냈던 겁니다.
그러니 저는, 그 동영상을 보면서... 그 축제의 분위기와, 그들에 대한 그리움(?)도 작용을 해...
혼자서 미소를 짓고도 있었는데요,
일단 그런 소식을 받았으니, 답장을 해야 하는데...
어제는 놓쳤고, 오늘은,
'답장을 해줘야 하는데......' 하는 생각으로 있다가,
조금 전에요, 그냥 핸드폰을 들었고... '와삽' 창을 연 뒤, 꾸꼬 계정에 들어갔는데...
(사실은 간단하게나마 문자로 답을 할 생각이었거든요?)
근데, 한 순간 뭘 잘 못 눌러가지고,
갑자기,
"뛰~ 뛰~ ..." 하는 소리가 나서,
저는 얼른 전화를 끄려고 했는데,
전화가 꺼지질 않는 겁니다.
그런데도 계속 끄려고 했는데, 그 소리가 몇 번 반복되자,
"문~ !" 하는 꾸꼬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겠습니까?
그러니 저는,
'아차, 늦었구나!' 하기는 했지만, 이제는 전화를 끊을 수는 없지 않았겠습니까?
"문~ 이게 얼마 만이야? 어디서 전활 거는 거야?" 하니,
"응, 꾸꼬! 집이지 뭐..." 하기에 이르렀는데,
"아니, 그 콧수염은 뭐야?" 하니,
"엥?" 하고 제가 놀랐지만,
이미 늦은 일이었습니다.
저는 스스로도 멋쩍어서(?), 실소를 터트리고 말았는데요...
"문~ 왜 이렇게 소식도 없어?" 하고 들려오는 소리는, '아델라'(꾸꼬의 처) 아니었겠습니까?
저는 급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왜냐면요, 전 평소엔 거의 대면동영상 통화를 하지 않는 사람인데, 지금 이 상황은... 제가(실수로) 그들에게 영상통화를 신청한 꼴이었고, 그쪽에서는 저를 보고 있는데, 제 핸드폰 화면에는 한쪽 구석에 조그맣게 뭔가 창이 열려 있었지만 저는 거길 볼 수 없는 상황이었거든요?
사람 환장하겠드라구요.
왜 평소엔 않던 행동을 해가지고(이런 일은 없었습니다.), 제 치부를(?) 다 노출하고 있는 상황이어서요.
그것도 일방적으로요......(그쪽에서만 전화를 걸고 있는 저를 보고 있었으니까요.)
그런 당혹스런 상황이다 보니, 말도 제대로 안 나오는 겁니다. 스페인어를 해야 하는데, 갑자기 하는 것도 그렇지만 상황이 그러다 보니 제가 버벅대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이제, 콧수염도 길러?" 하는 데야,
제가 어찌 아니 웃겠느냐구요.(자포자기 상태로요.)
아무튼 그런 상황에서 저는 그들 부부와 통화를 계속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요즘 뭐하느라고 쥐죽은 소리도 없느냐고 저를 나무라던 그들,
"이번 주 토요일에, '빠스또르'(꾸꼬의 절친) 생일 축제가 있어. 문, 너도 있으면 좋을 텐데......" 하더니,
22명이 모인다는데,
제가 어디서 할 거냐고 묻자,
자기(꾸꼬)네 집이라고 하드라구요. (좌우간, 그 동네의 그런 행사는 다 꾸꼬네 집에서 합니다. 그들은 그 힘든 일을, 그저 즐겁게 하거든요?)
그러면서는 또,
"우리 친구, 00, 00, 00, 들... 맨날 나한테, '문은 언제 와?' 하고 묻기만 해." 하더니, "지난 번 우리 동네 축제 때 봤던 신부님있잖아? 그 신부님도 지난번 묻드라고. 한국인 친구는 안 오느냐고..." 하더니, "언제 올 거야?" 하고 또 묻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저는 또,
"왜, 맨날 나한테만 오라고 해? 당신들은 한국에 올 생각도 안 하면서?" "내가 돈이 얼마나 있다고 맨날 오래?" "우리가 모이기만 하면 맨날 싸우는데, 왜 자꾸만 오라고 해?" 하고 공박을 하면서도, "글쎄, 가면 좋기는 하지만......" 하지 않을 수 없었고,
"문, 언제든... 오기만 해!" 하는 소리를 들으면,(그들의 목소리만 들어도, 그 마음이 느껴지지요.)
저도 기분 나쁠 것까지는 없지요.
절 환영해 준다는데, 왜 안 그러겠느냐구요.
아무튼 그렇게, 제 실수로 잘 목 건 전화(더구나 영상통화로) 때문에... 어차피 걸린 전화, 30분 정도를 그들과 떠들었답니다.
여기와는 일곱 시간 차이가 나니, 그들은 점심을 먹은 뒤... 식당에서 부부가 앉아 얘기를 하고 있었을 텐데(TV를 보거나?), 엉겁결에 저와 통화를 하게 돼서인지...
웃음 가득한 목소리로, 애들처럼 떠들어댔답니다.
분명, 저는 그들에게는 남인데... 남 같지가 않거든요......
(우리가 함께 한 시간이 얼만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