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이상교
책장 앞턱에
보얀 먼지.
“먼지야, 자니?”
손가락으로
등을 콕 찔러도 잔다.
찌른 자국이 났는데도
잘도 잔다.
남긴 밥
강아지가 먹고 남긴
밥은
참새가 와서
먹고
참새가 먹고 남긴
밥은
쥐가 와서
먹고
쥐가 먹고 남긴
밥은
개미가 와서 물고 간다
쏠쏠쏠 물고 간다.
물이 웃는다
볕 밝은
날,
수돗가 물통 물이
웃는다
수도꼭지에 맺혀 있던
물 한 방울이
따악, 한 번 말을 걸었을 뿐인데,
물이 웃는다
물통 바닥까지 웃는다
물통 밖까지 벙그러져
웃는다.
초침
한밤중
찰방찰방 초침 소리.
선 채 잠든 벽에 걸린
시계 초침이
혼자 깨어 있다.
복숭아뼈까지 차는
선득 차가운 시냇물을
찰방찰방 건너는 중이다.
겨울 강
얼음이 언
겨울 강 가운데쯤
물은 얼지 않고
찰름찰름 뛰논다.
오늘 강의 심장은
거기다.
ㅡ(사)한국아동문학인협회, 《한국아동문학》 제42호(202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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