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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김현승의 「마지막 지상에서」 감상 / 김경복

작성자그리움의 향기|작성시간26.06.16|조회수2 목록 댓글 0

 

김현승의 마지막 지상에서」 감상 / 김경복




마지막 지상에서


   김현승(1913~1975)




산까마귀
긴 울음을 남기고
해진 지평선을 넘어간다.
 
사방은 고요하다!
오늘 하루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나의 넋이여,
그 나라의 무덤은
평안한가.


               ―《현대문학》 197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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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나의 넋이여’! 그대는 어디에 있는가이 무한우주에 과연 나는 존재하고 있는 것이 맞는가나의 의식은 아직 명료해 보이지만 존재의 토대는 흐릿해져 간다는 느낌을 받는다나는 어느 시간대를 지나고 있으며어느 공간대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가안타깝고 서러운 독백이 절로 나온다.
   이 시는 김현승 시인이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쓴 절명시(絶命詩)목숨이 간당간당한 상태인데도 사방이 고요하, ‘오늘 하루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것은 이상한 일일 것이다죽음도 그저 일상일 따름인가그래서 묻는다나의 넋이 죽음 너머 그 나라의 무덤에 드는 일도 평안일 수 있는가슬픔이 물처럼 차오른다안타까운 마음에 불멸의 혼을 부른다나의 넋이여그대는 여전히 존재하는가삶이 궁극에 이르면 시는 처연해져 신을 부르고신의 소리를 낸다천지로 퍼져가는 신혼(神魂)의 소리는 시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깊은 울림이다.
 
 김경복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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