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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필사15

작성자산유화|작성시간26.06.18|조회수10 목록 댓글 0

필사15 인생을 위한 최소한의 생각#110

 

  고통은 인류의 위대한 스승이다.

  그 숨결 속에서 영혼이 성장한다.

                                 -마리 폰 에브너에센바흐

 

 고통은 우리를 위로하지 않는다. 대신 질문을 던진다. 왜 무너졌는지, 무엇이 부족했는지,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붙잡아야 하는지 묻는다. 고통은 피하고 싶은 감정이지만, 동시에 가장 정직한 스승이 된다. 외면하려 할수록 더 또렷해지는 목소리로 우리 앞에 선다. 달콤한 성공은 우리를 안심시키지만, 고통은 우리를 끝까지 깨어 있게 만든다.

 고통의 시간 속에서 영혼은 깊어진다. 이전에는 보지 못하던 타인의 아픔을 알아보고, 쉽게 단정하던 판단에 망설임이 생긴다. 상처는 시야를 넓히고, 상실은 삶의 우선순위를 다시 배열한다. 무너지지 않기 위해 붙잡았던 것들이 무엇이었는지도 그제야 분명해진다. 고통은 우리를 더 이해할 수 있는 존재로 바꾼다.

 고통의 진정한 의미는 얼마나 아팠는지를 넘어서, 그 뒤에 어떤 사람으로 일어섰는지에서 드러난다. 같은 고통을 지나도 누군가는 더 좁아지고, 누군가는 더 넓어진다. 고통은 답을 주지 않는다. 다만 스스로를 속일 수 없게 만든다. 그 정적의 순간을 통과한 영혼만이 이전보다 한층 깊어진 자리로 옮겨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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