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순환
박홍재
허공은 위테로워 발 디딜 곳 없는데
무한히 허락된 듯 지겨운 날궂이 속에
마음은 확 토라져서 샐쭉하게 돌아선다
몰려다닌 시간도 지겨워지던 어느 날에
나 홀로 유영하는 자유를 꿈꾸며
노래로 읊조리면서 힘을 잠시 빼 본다
흩어져 단조로움 오래갈 리 없어서
어차피 부서져서 가치만 줄어들 뿐
다시금 어깨 곁으로 외로움이 스민다
가까우면 싫증 나고 멀어지면 그리워서
뭉쳤다 흩어지길 셀 수 없는 되풀이에
만남과 헤어지는 날 부서지는 내 목소리
- 《시조21》 2026.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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