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생겨남
김영숙
책 읽다 무심코 찻잔을 엎질렀다
찻물은 흰 종이에 행과 연 여백위에
서서히 배어들다가 내 안에도 번진다
은은한 향과 빛깔 페이지 넘겨가며
아프고 얄팍하게 우연한 고백처럼
물듦과 스며듦 새로 포물선을 그린다
넌지시 마음 열어 숨김없이 소리 없이
우려낸 감정 한 모금 쏟아져 만든 인연
기억이 빈 집으로 오면 섬이 되어 잠긴다
- 《시조21》 2026.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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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생겨남
김영숙
책 읽다 무심코 찻잔을 엎질렀다
찻물은 흰 종이에 행과 연 여백위에
서서히 배어들다가 내 안에도 번진다
은은한 향과 빛깔 페이지 넘겨가며
아프고 얄팍하게 우연한 고백처럼
물듦과 스며듦 새로 포물선을 그린다
넌지시 마음 열어 숨김없이 소리 없이
우려낸 감정 한 모금 쏟아져 만든 인연
기억이 빈 집으로 오면 섬이 되어 잠긴다
- 《시조21》 2026. 여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