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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닿은 시조

흙 / 문희숙

작성자김덕남|작성시간26.06.08|조회수15 목록 댓글 0

 

 

문희숙

 

 

변해가는 이목구비를 애써 못 본 척한다

꽃이라 핀 순간이 태양에 스러지고

바람에 떠밀려가는 이 길을 애도하며

 

번쩍이던 쇠 향로도 녹나고 기우는데

이름을 물에 씻은 해변의 잔해들처럼

대지 위 고집들 함께 무릎이 낮아진다

 

모든 길은 발 아래 있다*는 말을 앓으며

거듭되는 소멸과 순환 뒤 선명해지는

그 앞에 바닥이다가 천정이다가 흙이란,

 

 

* 영화 'Lighting Up the stars'에서

 

 

- 《시조21》 2026.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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