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에도 지문은 있다
- 경산 코발트광산에서
정희경
더러는 도랑으로 쓸려가 지워져도
수직굴 수평굴에 남아 있는 지문들
남아서 배롱나무에 이름표를 매단다
총알이 아깝다고 갱도에 밀어 넣은
색깔을 지운다고 어둠에 던져버린
맞바꾼 쌀 한 바가지 서명의 붉은 낙인
배롱꽃 피고 지면 기억도 사라질까
닫아버린 폐광의 봄 백자산에 고여서
뼈에도 지문은 남아 작별하지 않는다*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의 장편소설 제목에서 따옴
- 《부산시조》 2026. 상반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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