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치④ 외 2편
김 샴
접속한 판타지의 숲 양면에 선 채로
능력 없는 용사의 파티가 시작되었다
나이만 먹은 마법사의 능력은 볼품없다
시조만 쓰던 방구석 폐인의 지팡이는
벌레만 가득한 노목이 되었을 뿐
밑바닥 인생에서는 뿌리를 알 수 없다
감정의 지진계는 여진이 없는데
성장통의 여파에는 버티지 못하는가
흑마술 매지션에는 또 다른 길만 존재할 뿐
로그인에서 로그아웃까지
기계와 사람 사이 내 지문을 로그인해
어제의 꽃이 피고 또다시 빛이 오지
태양이 찾지 않는 방 컴퓨터가 일력일 뿐
나는 온라인에서 버그 같은 삶을 살아
이 방을 나가본 지 오래인 폐쇄 족속
의식주 그 모든 생존이 의자에서 기생하지
내가 사는 20인치 0의 귀와 1의 혀는
들을 수는 잊지만 말할 수 없는 새
벌레와 교접하는 사이 경고 경고 로그아웃
샴을 위한 변명
모든 처녀들은 어머니가 되기 위해
자신의 뱃속에서 방아쇠를 당긴다
한 발에 한 명의 천사가 아이로 태어난다
내 운명은 사선에서 불발탄이 터진 것
두 명의 형제가 한 몸으로 불붙었다
다행이 그 폭발음이 신이 먼저 들었다
이십만에 하나라는 비극적 표적에서
내 머리에 동생 발이 축복처럼 붙었다
하나를 부욱 찢어서 쌍동을 만들었다
어머니 천사들은 샴쌍둥이로 명명됐다
탄환과 탄피는 제자리로 돌아갔지만
탄흔의 내 깊은 상처에 초연이 자욱하다
먹어도 허기지는 슬픈 불량품은
은하수 다 퍼 와서 밥해 먹고 싶지만
그 별에 내 피 찍어서
명줄 같은 시를 쓴다
- 김 샴 시조집『샴을 위한 변명』2025. 가히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