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가는 길 외 2편
홍성란
물처럼만 흐른다면 이르지 못할 길 빙 돌아가더라도 막아서 넘치더라도
장쾌壯快한
폭포처럼 닿으리, 나 아닌 나에게
즐거운 징후
해안가 거미집도 저런 집은 처음이라 지나가던 대충大蟲이 들여다보고 있으니, 잘생긴 저 호랑거미 들인 공 있었네
발길 붙들어 맨 건축술 하며 처세술 하며 사로잡힌 대충이야 보건 말건 자는 시늉, 우주의 누가 또 알까 바닷가 이 소식을
알고도 속아주는 그 즐거움이 즐거워 범[虎]은커녕 벌레도 날벌레로나 낚여서, 고요한 호랑거미 가까이 거듭 돌고 돌았네
너
담을 넘어와도 죄 아니라는 꽃처럼
오려거든 오렴, 말 모르는 꽃처럼
몰라도 좋은 말 따윈 배우지 않은 꽃처럼
- 홍성란 시조집 『즐거운 징후』2026. 고요아침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