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손금
-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
김덕남
실상사 부처님의 등뼈가 부서졌다*
엉겁결 내려앉은 시간은 흩어지고
파편 속 나랏말씀이 홑소리로 울었다
달 속에 찍은 눈금 닿소리 창이 되어
만리 밖 세상일을 손금 보듯 그리겠네
달빛의 맑은 노래를 강물마다 띄우고
잇몸과 목구멍이 이 땅의 입술 빌려
천지인天地人 뜻을 세워 골골샅샅 내달리며
정음이 울려퍼지네, 뭇생명이 춤추는
* 1894년 동학농민들이 부안 실상사 불상 속에 금은보화가 숨겨져 있다는 풍문을 믿고 불상을 깨트리자 『월인천강지곡』 등 고문서가 쏟아져 나왔다.(박해진 『월인천강지곡』 2021)
- 《시와문화》 2026.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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