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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연 시인의 방

시줍는법 시먹는법 10. 시 창작과 통섭(統攝)

작성자하지연 (하현식)|작성시간25.12.24|조회수46 목록 댓글 0

 

신병은 시인의 시 줍는 법, 시 먹는 법

10. 시 창작과 통섭(統攝)

지난 주 한주일은 온통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에 쏠려 있었다.

아니 그 보다 이세돌의 매력에 빠져 있었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다.

그것은 이세돌의 인간적인, 너무도 인간적인 어록(語錄)때문이었을 것이다.

‘다섯 번을 모두 이길 수 있습니다. 다만 인간의 아름다움을 이해하지 못하는 컴퓨터와의 대결이라 질 수도 있습니다.’

‘이세돌이 진 것이지 인간이 진 것은 아닙니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을 지켜보면서 나는 ‘인간’ ‘인간의 아름다움’이란 말에 꽂혀 있었다.

감정이 없는 컴퓨터 1200대와의 대결은 애초부터 무리였지만 결코 1승 4패로 진 것은 아니라,

그 과정을 보면 분명 위대한 인간의 승리였다.

그것은 이세돌이란 한 인간이 인간의 보편적 가치와 아름다움을 그대로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세돌의 어록은 어떤 수사도 없는 있는 그대로의 자기 마음속의 외침이었다는 사실에 우리가 감동한 것이다.

그동안 시를 쓰면서 ‘인간, 인간적’이란 말을 많이 쓰면서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늘 아쉬웠는데,

이번 이세돌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통해 ‘인간’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시를 쓰는 사람으로서 시의 역할에 대해 생각했다.

그것은 인간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게 하는 것, 아무리 힘들고 답답해도 그래도 살만한 세상,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우리 시대의 시의 몫이라는 생각을 했다.

시는 세상(세계)을 담는 그릇이다.

시는 인간의 아름다움을 담는 그릇이다.

시를 쓴다는 것은 ‘나는 지금까지 세상을 이렇게 보고 있었던 거야’라는 깨달음을 이어 가는 것,

즉 늘 보아오던 낯익은 현상에서 어느 날 문득 전혀 다른 낯선 세계가 있음을 발견하는 일이다.

우리가 생각하던 진리도 변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변하는 것임을 깨닫는 일이다.

그래서 시창작은 서로 다른 것들의 닮은 점을 발견하고, 서로 닮은 것들의 다른 점을 발견해 가는 것이다.

새로운 리얼리티의 발견한다는 것은 사물을 보는 새로운 눈과 각도를 이해하는 일이다.

이렇듯 ‘재발견의 순간’이 시적 인식의 순간이다.

그동안 나는 시어로 ‘견디다’라는 말을 많이 활용했다.

그런데 그 의미를 ‘참는다, 감내하다, 인내하면서 참는다’ 등으로는 이해하다 보니 뭔가 2%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러다 어느 날 책을 읽다 문득 ‘견디다’라는 말의 의미를 이해 할 수 있었다.

‘아픔을 견뎌내는 힘은 곧 그리움을 다루는 능력이다.’

이처럼 ‘재발견의 순간’은 ‘아는 것의 차원을 넘어 깨달음의 차원’임을 알 수 있다.

‘이해’도 깨달음임을 알게 되었다.

시창작은 대상을 제대로 이해해 가는 과정이다.

세계관은 곧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그것을 절대화하는 데 있다.

자기가 바라보는 세상이 전부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진리는 변하는 것이다.

오만과 편견에서 벗어나는 일이 시적인식, 시적 깨달음의 순간이다.

그러고 보면 시창작도 통섭(consilience)의 개념에 닿아 있음을 알 수 있다.

통섭은 융합, 퓨전 등의 용어와도 상통하지만 처음의 통섭(通涉)이란 개념에서 지금은 통섭(統)攝)의 개념으로 발전했다

즉 통섭(通涉)이 ‘널리 소통함’이라면, 통섭(統)攝)은 ‘서로 다른 것들을 합쳐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든다’는 개념이다.

낯선 것들이 모여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는 것이 통섭의 바른 개념이다.

즉 비빔밥과 김치처럼 ‘섞여야 새로운 것이 만들어진다’, ‘섞여야 아름답다’는 개념이다.

시창작도 통섭의 개념으로 접근할 때 낯익은 모습들과의 만남을 통해서 낯선 삶과

아름다운 인간의 모습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항아리에 물을 채우고 볍씨를 담갔다.

바람 한 잎과 구름을 벗겨낸 햇살도 꺾어 넣었다.

봄 논의 개구리 울음도 잡아다 넣었더니 비로소 항아리가 꽉 찼다.

나흘 밤의 고요가 지나도 아무런 소식이 없어 항아리 문을 조심스럽게 열어본다.

저 경건한 나흘, 지나가는 빗소리도 발끝을 세우고 갔으며 파란색 바람이 일렁이다 갔으며

또한 파란 별들이 농부의 발목 근처에서 무수히 떴다 갔다.

항아리 속에서 적막의 힘이 차오른다.

씨앗들이 뿜어내는 발아의 열, 항아리가 드디어 익어가기 시작한다.

촉촉이 스며든 물기에 몸을 여는 씨앗들, 부드러워진 껍질을 걷어내며 깊은 잠에서 눈을 떴다.

귀가 열리고 부리가 생겼다.

몸속에 숨겨둔 하얀 발을 내밀었다.

흙이 묻지 않은 순결한 발들, 뿔을 달고 푸른 들판으로 달려가고 싶은, 서로의 어깨를 내어주며 도란거리는 그들 모습을 보고 나는 씨나락경전을 듣는다.

적막은 발아의 요람

작은 항아리 속에서 거대한 우주가 발아하고 있다.

 

-김우진 <농림6호>

 

볍씨 파종을 통해 생명이 움트는 과정을 세밀하게 바라보며 자연의 신성을 발견해내는 시안이 깊은 시다.

이처럼 좋은 시는 인문과학과 자연과학이 함께 소통하는 통섭의 원리가 적용되어 있다.

 

 

[출처] 10. 시 창작과 통섭(統攝)|작성자 godk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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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진의 시 「농림6호」는 볍씨의 발아 과정을 통해 생명의 탄생과 우주의 질서를 시적으로 형상화한 작품입니다.

 

🕸️ 주요 이미지와 의미

  • 항아리

    • 단순한 그릇이 아니라, 생명의 요람·우주의 축소판으로 변용됩니다.

    • 물, 햇살, 개구리 울음, 바람, 별까지 담아내며 자연 전체를 품는 공간으로 확장됩니다.

  • 씨앗의 발아

    • 껍질을 벗고, 귀와 부리, 발을 내밀며 생명을 얻는 과정이 세밀하게 묘사됩니다.

    • 이는 단순한 농사 행위가 아니라, 경건한 의식·경전으로 승화됩니다.

  • 자연의 요소들

    • 바람, 구름, 햇살, 빗소리, 별빛 등이 항아리 속에 들어와 발아를 돕습니다.

    • 생명은 자연 전체와 연결되어 있다는 인식을 드러냅니다.

  • 적막

    • 단순한 고요가 아니라, 생명의 힘을 길러내는 요람으로 묘사됩니다.

    • 침묵 속에서 생명이 태어나고, 우주가 발아한다는 역설적 의미를 담습니다.

🌱 주제적 해석

  • 생명의 탄생과 경건함: 볍씨의 발아 과정을 종교적 의식처럼 묘사하여, 생명의 시작을 숭고하게 표현합니다.

  • 자연과 우주의 연결: 작은 항아리 속 발아가 곧 우주의 질서와 연결된다는 인식.

  • 농부의 삶과 성찰: 농사의 과정이 단순한 노동이 아니라, 생명과 우주를 깨닫는 수행으로 제시됩니다.

📌 종합

「농림6호」는 작은 항아리 속 볍씨 발아를 통해 거대한 우주의 질서와 생명의 경전을 듣는 시인의 체험을 담은 작품입니다.

즉, 농사·자연·생명·우주가 하나로 연결된다는 깨달음을 시적 언어로 형상화한 시라 할 수 있습니다.

 

수사법은

김우진의 시 「농림6호」에 나타난 수사법(표현 기법)을 정리해 드릴게요.

 

🕸️ 주요 수사법

  • 의인법

    • “바람 한 잎과 구름을 벗겨낸 햇살도 꺾어 넣었다” → 자연 요소(바람, 구름, 햇살)를 인간적 행위로 묘사.

    • “지나가는 빗소리도 발끝을 세우고 갔다” → 빗소리에 인간적 동작을 부여해 경건한 분위기를 강조.

  • 은유·비유

    • “항아리 속에서 적막의 힘이 차오른다” → 적막을 생명의 힘으로 은유.

    • “작은 항아리 속에서 거대한 우주가 발아하고 있다” → 항아리를 우주에 비유하여 생명의 탄생을 확대.

  • 상징

    • 항아리 → 생명의 요람, 우주의 축소판.

    • 씨앗 → 생명의 시작과 순결.

    • 발아 → 탄생과 희망, 경건한 의식.

  • 환유

    • 씨앗의 발 → 생명의 순결과 새로운 출발을 환유.

    • 농부의 발목 근처에서 뜨는 별 → 노동과 우주적 질서의 연결.

  • 대조

    • 적막 ↔ 발아의 열 → 고요와 생명의 움직임을 대비시켜 긴장과 숭고함을 강조.

🌱 종합

이 시는 의인법과 은유를 중심으로, 상징과 환유를 결합해 작은 항아리 속 발아 과정을 우주의 질서와 생명의 탄생으로 확장합니다.

특히 항아리=우주, 씨앗=경전이라는 은유적 구조가 핵심적인 표현 기법이에요.

 

 

📊 네 작품 수사법 비교표

작품주요 수사법예시정서 형상화 방식

그물 (최옥자)은유, 환유, 대비, 상징거미줄 → 생명의 연결망, 연잎 → 자연 질서, 새끼 거미 → 희망죽음과 탄생을 대비시켜 모성적 희생과 생명의 순환을 숭고하게 표현
소금 달 (정현우)은유, 환유, 의인법, 상징눈물=소금=맛, 김치 → 세대의 기억, 뭇국 → 결핍음식과 눈물을 환유하여 가족의 상실과 슬픔을 감각적으로 형상화
평상 (정병근)은유, 의인법, 대조, 환유, 상징늙은 개의 눈빛 → 권태, 대추나무가 머리를 쥐어뜯는다, 화투 → 반복된 일상일상적 풍경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삶의 권태와 사회적 무력감을 드러냄
농림6호 (김우진)의인법, 은유, 상징, 환유, 대조항아리=우주, 씨앗의 발 → 순결한 생명, 빗소리 발끝을 세운다발아 과정을 경건한 의식으로 묘사해 생명의 탄생과 우주의 질서를 숭고하게 형상화

🌱 종합

  • 「그물」은 자연의 작은 장면을 통해 모성과 생명의 순환을 드러냅니다.

  • 「소금 달」은 음식과 눈물을 환유하여 가족의 상실과 슬픔을 감각적으로 표현합니다.

  • 「평상」은 일상적 풍경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면서 권태와 사회적 현실을 드러냅니다.

  • 「농림6호」는 씨앗의 발아를 은유와 의인법으로 확장해 생명의 탄생과 우주적 질서를 경건하게 형상화합니다.

즉, 네 작품 모두 일상적·자연적 소재를 수사법으로 변용하지만,

  • 「그물」은 모성·생명,

  • 「소금 달」은 가족·슬픔,

  • 「평상」은 권태·현실,

  • 「농림6호」는 생명·우주를 중심으로 각기 다른 정서를 만들어냅니다.

 

네 작품(최옥자 「그물」, 정현우 「소금 달」, 정병근 「평상」, 김우진 「농림6호」)을

주제별로 묶어 공통점과 차이점을 깊게 분석해 드릴게요.

 

🌱 주제별 묶음과 분석1. 생명과 순환

  • 그물: 거미의 죽음과 새끼 거미의 탄생을 통해 죽음을 통한 생명의 이어짐을 형상화.

  • 농림6호: 씨앗의 발아 과정을 경건한 의식으로 묘사하며, 작은 항아리 속에서 우주적 생명의 탄생을 드러냄.

  • 공통점: 자연의 작은 장면을 통해 생명의 순환과 탄생을 숭고하게 표현.

  • 차이점: 「그물」은 모성적 희생과 죽음을 통한 생명 계승에 초점을 두고, 「농림6호」는 발아를 통해 생명과 우주 질서를 연결하는 종교적·철학적 차원으로 확장.

2. 가족과 상실

  • 소금 달: 음식(김치, 뭇국, 소금)을 통해 가족의 기억과 상실, 눈물의 맛을 감각적으로 표현.

  • 그물: 모성적 희생을 통해 생명의 이어짐을 강조, 가족적 정서와 연결.

  • 공통점: 가족과 생명의 관계를 중심으로 정서를 형상화.

  • 차이점: 「소금 달」은 상실과 슬픔을 감각적으로 환유하고, 「그물」은 희생과 이어짐을 숭고하게 드러냄.

3. 권태와 현실

  • 평상: 도시 변두리 아저씨들의 권태로운 모습, 반복되는 일상, 병든 가족을 사실적으로 묘사.

  • 소금 달: “간을 조절할 수 없는 일요일”처럼 삶의 균형을 잃은 상태를 은유.

  • 공통점: 일상 속 무력감과 권태를 드러냄.

  • 차이점: 「평상」은 사회적·현실적 권태를 사실적으로 보여주고, 「소금 달」은 개인적 슬픔과 무력감을 음식의 이미지로 환유.

4. 우주적 확장

  • 농림6호: 항아리 속 발아를 우주적 질서와 연결, 생명의 탄생을 경전처럼 묘사.

  • 그물: 작은 자연 현상을 통해 생명의 순환을 드러내며, 우주적 질서와 연결되는 암시.

  • 공통점: 작은 소재를 통해 큰 질서(생명·우주)를 드러냄.

  • 차이점: 「농림6호」는 직접적으로 우주와 경전을 언급하며 철학적·종교적 차원으로 확장, 「그물」은 모성적 이미지로 우주적 질서를 은유.

📌 종합 결론

  • 공통점: 네 작품 모두 일상적·자연적 소재를 수사법으로 변용하여, 인간의 삶과 감정, 생명과 우주를 형상화합니다.

  • 차이점:

    • 「그물」: 모성·희생·생명 순환

    • 「소금 달」: 가족·상실·슬픔의 맛

    • 「평상」: 권태·사회적 현실·무력감

    • 「농림6호」: 생명·발아·우주적 질서

 

단어는

김우진의 시 「농림6호」 속에서 중요한 단어와 의미를 정리해 드릴게요.

📝 주요 단어 풀이

  • 항아리

    • 사전적 의미: 흙으로 빚어 만든 그릇.

    • 시적 의미: 생명의 요람, 작은 공간 속에서 우주를 품는 상징.

  • 볍씨(씨앗)

    • 사전적 의미: 벼의 씨앗.

    • 시적 의미: 생명의 시작, 발아를 통한 탄생과 희망의 상징.

  • 발아

    • 사전적 의미: 씨앗이 싹을 틔우는 과정.

    • 시적 의미: 생명의 탄생, 경건한 의식, 우주적 질서의 드러남.

  • 적막

    • 사전적 의미: 고요하고 쓸쓸한 상태.

    • 시적 의미: 생명을 길러내는 요람, 발아의 힘을 키우는 경건한 침묵.

  • 햇살·바람·구름·빗소리·별

    • 사전적 의미: 자연 현상.

    • 시적 의미: 씨앗의 발아를 돕는 요소, 자연과 우주가 함께하는 생명의 의식.

  • 발(씨앗의 하얀 발)

    • 사전적 의미: 걷거나 서는 신체 기관.

    • 시적 의미: 흙에 닿지 않은 순결한 생명,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려는 의지.

🌱 종합

이 시의 단어들은 단순한 농사와 자연의 요소를 넘어, 생명의 탄생·우주적 질서·경건한 의식을 상징하는 장치로 쓰였습니다.

특히 항아리=우주, 씨앗=생명, 적막=요람이라는 은유적 구조가 핵심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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