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417
늙은 허니문
나를 바라보는 말씨가
조금은 낯선
그런 날이다
말라버린 마음이 비틀려
겨우 서로에게 기대고 있다
둘이면서 하나인 듯
연리지로 버티며 견딘 세월
가슴속에 서로를 담아두고
같은 하늘만 바라보며
같은 물을 마시고 살았는데
벌어진 틈새 속
어긋난 말들이
서서히 서로를 밀어내고 있다
문득, 비행기가 하늘을 난다
저 아득한 기억의 저편에서
모르는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던
그 눈부신 시간을
다시 이곳에 이어 붙이려 한다
황금빛 노을 속에
한 몸처럼 기댄 채
맥주잔을 기울이던 그날은
다시 모래밭에 그려 보지만
빛바랜 사진 한 장
거실 벽에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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