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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내화 수필가의 방

우리 누님

작성자조내화-푸른바위|작성시간26.06.11|조회수2 목록 댓글 0

시-414

우리 누님

 

변장인 줄 알면서도 화장이랍시고

거울 앞에서 연신

발랐다 지웠다 하고 있네

 

평생 얼굴 한번 매만지지 않고

맨 얼굴로 머리에 수건 두르고

씩씩하게 들판을 누비며

세상을 가꾸었던 누님

 

논밭의 작물들이

누님의 손길 따라

탄탄하게 가꾸어져

집안을 번듯하게 세웠다

 

세월이 밀어붙인 울타리 안에

안방마님으로 돌아앉아,

예쁘게 화장한 철이 엄마가 부러워

여기저기, 이것저것 발라보지만

익숙하지 않은 얼굴 농사는 엉망이다

 

크고, 작고, 짙고, 옅고

몇 천 평 땅덩이에 자라는

풀 한 포기에도 세심했던 손길이

손바닥만 한 얼굴은 제대로 가꾸지 못해

우스꽝스럽게 찍어 바르고는

멋쩍게 웃고 있는, 우리 큰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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