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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로는 서울에서 동래까지 잇는 옛길이며 영남대로에서 양산과 동래의 경계지역이 사밧재이다. 사밧재에서 동래 방면으로는 녹동, 작장, 대룡 마을이 있고 양산 방면으로는 사바마을이 있다. 사밧재의 지역명이 불교용어와 연관 있다면 사바는 석가모니불이 교화하는 세계이니 사밧재는 인근의 대사찰인 범어사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제목을 사바세계를 지켜온 불망비라 하였다. 사밧재에는 양유하공의 은혜를 영원히 기리기 위해 세운 불망비가 있다. 이 지역에 대흉년이 들어서 죽은 시체가 골짜기에 가득할 정도로 심각한 기근에 시달려야 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 때 양유하공께서 곡식을 나누어 주어 기근을 면하게 하였고 스님을 뽑아서 백골을 묻어주고 제사를 지내주었다. 양유하공께서 모집한 스님은 범어사의 스님이었을 것이니 사밧재는 범어사와 관련이 있을 것이고 양유하공께서 지켜 주셨다 하여 사밧재라 하였을 것이다. 양유하공의 생거지처는 서울이었던 것으로 보여지나 기근이 들어서 고향사람들이 많이 죽게 되자 고향을 구제하러 내려오셨다. 양유하공의 고향은 사밧재의 아랫마을인 대룡마을이다. 양유하공의 아버지 양부하공께서 대룡마을에 정착한 후 대룡마을은 남원양씨의 집성촌이 되었다. 양부하공은 임진왜란을 종결시킨 위인이시다. 나라와 부모의 원수를 갚기 위해 토요토미히데요시를 독살하였고 그로인해 임진왜란이 조기에 종결되었으니 양유하공의 혈족이 진실로 사바세계를 구현한 것이다. 양부하공의 아버지 양홍과 할아버지 양조한은 임진왜란이 발생하였던 때에 동래성 전투에서 순절한 충신이셨다. 영남대로의 사바세계 그리고 사바세계를 지켜낸 불망비 천년 뒤에까지라도 지나가는 사람은 나라를 사랑했던 충신가문을 기억하리라. 경거가선대부양공유하이혜불망비 (京居嘉善大夫梁公有夏貽惠不忘碑) 荐威大殺(천위대살) 거듭되는 큰 흉년의 위세에 辛壬曁癸(신임기계) 신해, 임자에서 계축까지 輦穀濟飢(연곡제기) 가는 곳마다 굶주린 백성 구제하고 散財施惠(산재시혜) 재물을 풀어 은혜 베풀었네. 餓莩顚連(아부전련) 굶은 시체의 머리가 줄줄이 이어져 萊梁倍蓰(내량배사) 동래와 양산에 다섯 곱절이나 되었으니 募僧瘞骨(모승예골) 스님을 뽑아서 백골을 묻고는 招魂以祭(초혼이제) 혼을 불러 제사를 올렸도다. 官賑曁設(관진기설) 관가에서 구휼을 이미 베풀었건만 私賙孰試(사주숙시) 홀로 나서 구제함은 누가 해보겠는가 感激幽明(감격유명) 저승과 이승에서 모두 감격하여 恩延揭厲(은연게려) 은혜는 깊으나 알려짐은 얕도다 公本積德(공본적덕) 공은 본래 덕을 쌓았는데 維時奮義(유시분의) 이 때에 의리를 떨쳤으니 紀石頌美(기석송미) 돌에 새겨 아름다움 기리며 永示來世(영시내세) 후세에 길이 보여주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