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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한 발자욱씩만 잘 걸어가면 되

작성자휘파람 새|작성시간26.06.07|조회수35 목록 댓글 2

아파트에 감나무가 있다

아주 맛이 좋은 커다란 감이 열린다 종자는 모르겠다

 

큰 화분에 방울토마토를 두 포기 심고 물을 주러 다닌다

오늘을 며칠전부터 벼르던 감나무 거름을 주려고 나갔다

 

세상에나 감이 얼마나 많이 열렸는지 지난해 몇개만 열리더니 올해는 아주 많이 달렸다

나는 걱정이 되어 감나무에게 말했다

너 힘들어서 어쩌니 왜 이렇게 많이 달린거야 감당할수 있겠니?

힘들면 조금씩 적당히 떨어트려 니가 살고 봐야지

 

앞 베란다에 쟈스민 화분이 세개나 있다

향기는 비슷한데 나무잎 모양도 꽃모양도 다른다

한 나무는 얼마나 많은 꽃이 피었는지 가지가지에 꽃이 한송이씩이다

 

처음에는 진 보라색으로 피었다가 연보라색으로 나중에는 흰색으로 바뀐다

대작품이라 향기가 얼마나 진한지 거실문을 열면 향기가 훅 들어온다

 

그 아가들을 보며 나는 늘 또 이야기를 건넨다

얘야 어쩌자고 이렇게 많이 피었니 

너 힘들어서 어쩌려고

 

꽃이 피어있는 시간이 길었다

임신을 했다가 아이를 출산하고 난뒤 엄마의 뱃가죽이 쪼글거리듯이

잎사귀들의 팽팽함이 사라지고 그렇게 탄력을 잃었다

그러게 적당히 피우지 온 힘을 다하여 이렇게 꽃을 피우냐..

 

오래된 꽃나무가 있다 고목처럼 되어 저 애는 얼마나 버틸까하며

그래도 거름을 주고 잘 돌보고 있는데 요즘 또 그렇게 꽃을 피워내네

지도 늙어서 쭈굴거리는 잎사귀를 가지고 살면서 가지가지에 웬 꽃을 그리 피워내는지

안스러워 너는 왜 구태어 꽃을 안피워도 되는데 이리 또 몸살을 앓니?

 

겨울에 많은 하이얀 꽃을 피워내던  꽃기린 화분에서 다시 꽃을 피워낸다

그것도 나무가지마다 가득히

그것은 언니네 거실에 옮겨주었다 꽃을 좋아하니까..

 

탁장의 주차장에 가면 내가 차를 세우는 쪽으로 둔덕위에 철쭉이 쭉 둘러있는데

그 아이들은 하이얀 꽃을 피워낸다

그러면 갈 때마다 고마워 수고했어 인사를 건넨다

 

하늘의 구름은 날마다 시마다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또 노래가 나온다

니는 무지 근사하다 고맙구나

 

달님을 보면 또 한참을 앉아서 바라보고

북한산의 밤 등산객이 내려오면서 비추는 빛을 따라 한참을 앉아 있다

 

앞날을 길게 잡을게 없다

오늘 하루 마무리 하고 내가 이 세상을 떠난다해도

더 이상 어떻게 살껄하고 후회하지 않는 삶을 이어가고 싶다

 

한발국 밖에 못뛰는거니까

사람이 한발자욱이 아니라 세발자욱 네 발자욱 그렇게 건너 뛰지는 못한다

 

그 한발자욱을 누구와 동행해야는가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지고 계산이 달라진다

그래서 한발자욱은 정말 중요하다

한발자욱이 한 달이 되고 한 달이 일 년이 되고 십 년이 되고

그렇게 죽어가는거 아닌가?

 

배란다에 꽃들이 다양하게 피어있다

백일홍 다알리아 만데빌라 카랑코에 장미 제라늄 꽃기린...

젊은 때는 꽃이 피는 화분은 키우지 않았다

나이 들면서 바뀐 취미다

그리고 그 꽃들을 보며 늘 이야기를 나눈다 감사해서 고마워서 기특해서...

 

얼마를 더 살면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다

오늘 하루가 나에게 주어졌다면 오늘 만나는 모든 것이 행복하고 감사한거다

당신이 내 앞에 있다면 오늘 하루 나에게 주어진 삶이기에 또 당신은 귀한 사람이다

 

머리굴려 내일을 꿈꾸고 몇 년후를 꿈꾸고 그런거 키우지 않기로 했다

오늘 하루 당신의 손을 붙잡고 걷다가 저녁에는 계산하자 해도

당황하지 않고 감사하며 계산대에 올라가는 삶으로 마무리 하고 싶다

 

사람인데 왜 나에게 올라가고 싶은 계단이 없고 날고 싶은 창공이 없을까?

올라가고 싶어도 날고 싶어도 그것은 한발자욱으로 시작되니까

한발자욱이 그 분과 마음이 합하여진다면 이것들이 이어져 마지막 날까지 이기는 삶이 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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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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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한강 | 작성시간 26.06.14 사모님은 이쁜 꽃화초를 많이 키우시네요
    울집은 사랑초외에 모두 상록 화초들 뿐입니다ㅎ
    한발자욱 한발자욱 천국가는 그날까지 건강하셔요
  • 답댓글 작성자휘파람 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5 아멘 감사합니다 목사님이 꽃을 놓으니 좋아하셔요 저도 그게 이제는 좋아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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