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재료가 있으면 나는 끈임없이 반찬을 만든다
한꺼번에 많이 만들기 보다 한두 가지씩 그렇게 만든다
그래서 늘 식탁에는 열가지 이상의 반찬을 놓고 먹는다
남편이 안먹어도 만들고 남은 반찬이 아까워서 또 김치찌개라도 만든다
양이 많으면 김치 냉장고에 넣어 놓고 조금씩 덜어 먹는다
그래도 버리는게 많다
수박도 버리고 참외도 버리고 파프리카도 버리고 오이도 버리고
왜그런지 아무리 알뜰하게 하려고 해도 손이 큰건지 왜그런지 버리는게 항상 줄을 선다
지금도 김치냉장고에 청국장 끓인거랑 꽃게탕과 생비지와 캔고등어를 넣고 끓인 김치찌게가 들어있다
아니 청국장을 다 먹고 나서 꽃게탕 끓이면 되는데 사다 놓은 호박을 써먹느라 또 꽃게탕을 끓인다
그리고 음식 먹어치우느라 애를 쓴다 바보 아닌가 몰라
밴뎅이 졸임은 혼자 못먹을거 같아 언니네 나눠줬더니 그거와 아침을 먹었단다
그래서 저녁을 먹으라고 김치찌게를 날랐다
그게 다행이고 고맙다
딸래미가 곁에 살면 나눠 먹으면 딱 좋으련만 음식 한두 가지 들고 가기에는 너무 멀다
나는 체력을 생각해서 남편이 질기다고 고기를 못먹어도 혼자 구워먹는다
내가 무너지면 집안꼴이 안되니 이번에는 염소즙도 남편과 함께 먹어본다
아무리 팔팔 거려도 벌써 내 나이 칠십 중반이다
젊은 날들에는 그렇게 좋은 영양제가 들어와도 결국은 모두 쓰레기통으로 들어갔다
이제는 그래도 챙겨 먹으려고 노력을 하는거 보면 나이는 못속이지
얼굴에 뭘 바르는걸 싫어하여 화장품도 사면 오래오래 쓴다
좀 날자가 지나도 그냥 써버린다
절대로 화장품 메이커 안따지고 그냥 바르는거 있으면 그걸로 족하다
외출할 일이 없으니 옷도 오래된 것들이다
삼 십년 넘은 옷들도 있다
그래도 때에 따라 이거 저거 아래위 적당히 맞춰입고 나간다
무지 알뜰하게 사는거 같은데
왜 버리는게 많을까
현명하지 못해서 양조절을 못하는가
오늘도 안신는 새양말을 찾아보니 열켜레가 나온다
이웃집 권사님께 양말과 안쓰는 새 쑤세미를 갖다 드리니 된장을 주신다
아이구 된장값은 내겠습니다 했더니 양말을 안받겠다고 한다
이렇게 잘 먹고 살아도 되나 싶다
이렇게 편하게 살아도 되나 싶다
기도하면서 잘 안나오는 눈물이
오늘 지나다니며 한토막씩 보던 드라마를 보면서 울었네
나도 저리 사랑하는 사람때문에 가슴 저리는 날들이 있었지 싶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