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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브라이언 앤더슨의 선행

작성자nang|작성시간17.05.28|조회수621 목록 댓글 0
어느 날, 한 남자가

도로에 서 있는 할머니를 발견했다.

비록 석양 무렵이었지만

도움이 필요한 상태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남자는 할머니의 메르세데스 차 앞에

자신의 차를 세운 후 할머니에게 다가갔다.

남자의 낡은 차는

여전히 덜컹거리고 있었다.


그 남자의 얼굴에

친절한 웃음을 띠고 있었지만,

할머니는 걱정스러워졌다.


한 시간 동안 아무도 차를 세우지 않았는데

이 사람이 혹시 나를 해치려는 건가?


넉넉해 보이지도 않고

오히려 배고픈 것 같은데,

어쩐지 좋은 느낌이 들지 않았다.


그는 할머니가 추위에 떨면서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어쩌면 추위 때문에

두려움이 커진 것일지도 모른다.

그는 할머니에게 말을 걸었다.


"제가 도와 드리겠습니다.

따뜻한 차 안에 들어가 계시는 게 어떨까요?"

"아, 제 이름은 브라이언 앤더슨입니다."


그리고 차를 살펴보니,

타이어 하나가 펑크나 있을 뿐

다른 이상은 없었다.


브라이언은 장비를 가지고

차 아래로 기어들어갔다.

이내 그는 타이어를 쉽게 교체했지만,

손이 더러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심지어 날이 추운 탓인지

몇 군데 상처가 남았다.

그가 새 타이어의 나사를 조이고 있을 때,

차 안에 있던 할머니는 차창을 내리고

그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자신은 세인트루이스에 살고 있고,

이 마을을 통과하는 중이었다고...,

그러면서 그의 도움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브라이언은

할머니의 차 트렁크를 닫으면서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할머니는 그에게 얼마를 주면 될지 물었다.

그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어떤 끔찍한 결과를 낳았을지

눈에 보였기 때문에

어떤 액수라도 줄 마음이 있었다.


그러나 브라이언은

돈을 받을 생각이 전혀 없었다.


타이어를 교체하는 것은

그에게 너무 쉬운 일이었고,

곤경에 처한 사람을

도운 것 뿐이니 말이다.


게다가 과거에 그 역시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받았다.

그는 평생을 그렇게 살아왔고,

다른 식의 삶은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


그는 할머니에게

도움을 받은 것에 대해 정 갚고 싶다면

다음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보았을 때,

그 사람을 도와주면 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저를 생각해 주세요."


그는 할머니가 차에 시동을 걸고

출발할 때까지 기다려주었다.


그에게는 사실 춥고 힘든 날이었지만,

해질 녘 황혼을 헤치며

집으로 가는 길에는 기분이 좋아졌다.


몇 킬로미터 정도 지났을 때,

할머니는 길가에 있는 작은 카페를 보았다.


그녀는

아직 한기가 남아 있는 몸을 덥히고

집에 도착하기 전

간단히 요기라도 할 겸 안으로 들어갔다.


밖에는 주유기 두 대가 세워져 있고,

내부 역시 그다지

깨끗해 보이지 않는 카페의 모습이

그녀에게 매우 낯설게 느껴졌다.


할머니의 머리가

젖어있는 것을 본 웨이트리스가

그녀의 테이블로 다가와

깨끗한 수건을 건네주었다.


그녀는 하루 종일 서 있었던 탓인지

매우 피곤해 보였지만,

그럼에도 따뜻한 미소를 잃지 않고 있었다.


할머니는 그 웨이트리스가

족히 임신 8개월은 넘었다는 것을 알아챘다.

그런데도 그녀가 여전히 친절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이렇게도 가진 게 없는 사람이

어떻게 모르는 사람에게도

친절을 베풀 수 있는 걸까.


할머니는 자연스럽게 브라이언을 떠올렸다.


식사를 마치고, 할머니는

100달러짜리 지폐 한 장을 내밀었다.


웨이트리스가 거스름돈을 가지러 간 사이,

할머니는 식당 밖으로 나가버렸다.


웨이트리스는 할머니가

어디로 간 걸까 생각하다가,

할머니가 식사를 마친 테이블 위에

무언가 적힌 냅킨 한 장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냅킨에 적힌 글을 읽으면서

그녀는 눈물을 흘렸다.

냅킨에는 이렇게 써 있었다.


"당신은 내게 빚진 게 하나도 없어요.

나 역시 그 입장에 있었거든요.

누군가 나를 도와주었고,

나 역시 그대로 당신을 돕는 것뿐이에요.

만약에 내게 되갚고 싶다면 이렇게 해요.

이 사랑의 연결 고리가 끝나지

않게만 해줘요."


냅킨 아래에는

100달러짜리 지폐가 넉 장 더 있었다.


여전히 치워야 할 테이블과

채워 넣어야 할 설탕 그릇과,

서빙 해야 할 손님들이 많았지만

그녀는 하루 일을 잘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집으로 돌아와 지친 몸을 침대에 누이면서

그녀는 할머니의 메모와

그녀가 받은 돈에 대해서 생각했다.


어떻게 나와 남편이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걸 알았을까?

다음 달이 출산 예정일이라서,

돈이 매우 필요했는데……,

남편 역시 걱정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그녀는

옆에 잠들어 있는 남편에게 다가가

부드럽게 키스하면서 이렇게 속삭였다.


"다 괜찮을 거야.

사랑해!

브라이언 앤더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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