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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아내자랑 싱겁도다(良妻無常)

작성자파노라마13|작성시간17.09.20|조회수148 목록 댓글 0



고금소총 67

 

아내 자랑 싱겁도다

(良妻無常)

 

옛날 봄놀이 하던 여러

선비가 산사(山寺)

모였는데,

.

우연히 아내 자랑을

늘어 놓게 되었다.

.

곁에서 조용히 듣고 있던

한 노승이

한참 만에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

"여러 높으신

선비님들은 말씀들을

거두시고

내 말을 들어 보시오.

.

소승은 옛날에는 한다

하는 한량이었소.



처가 죽은 후 재취

하였더니 어뗳게 고운지

차마 잠시도 떨어지지

못하고 다정하게

지내게 되엇지요.

.

그런데 마침 외놈들이

쳐들어와 재물을

노략질하는 데 소승이

 사랑하는 아내에 빠져

싸우지 못하고 아내와

도망쳤다가 끝내

외놈에게 붙잡혔소..

.

외놈 장수가 아내의

아름다움을 보자

소승을 장막 밑에

붙잡아 묶어놓고 아내를

이끌고 장막 안으로

들어가

자는 데 깃대와 북이 자주

접하여 운우(雲雨)

여러번 무르익어

 아내가 흐느끼는

소리가 들리더니

.

이윽고 아내가 외놈

장수에게 말하는 것이

아니겠소.

.

"남편이 곁에 있어

편안치않으니

죽여 없애는 것이

어떻소?“


"네 말이 옳다.

좋다. 좋아."

.

그 순간 소승이

그 음란함에 분통이

터져 있는 힘을

다해서 팔을 펴

묶은 오라를 끊고

.

장막 안으로 뛰어들어

청룡도를 찾아 남녀를

베어버리고

몸을 피해 도망한

후 머리를 깎고는

.

지금까지 구차하게

생명을 보존하고

있소이다.

 .

그러니 선비님들

아내 자랑을 어찌 믿을

수 있겠소?"

.

이 말을 들은

선비들은 묵연히

술만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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