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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늙은 도적 의 속임수(老賊之術)

작성자파노라마13|작성시간17.09.21|조회수161 목록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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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소총 70

 

늙은 도적의 속임수

(老賊之術)

 

기축년(己丑年)

국상(國喪)을 맞아

이원(梨園, 기생집)

혁파하자 진주기생

여러명이 고향으로

돌아가다가 안포역에서

묵게 되었다.

.

이때 김해(金海) 땅에

허생(許生)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또한 고향으로

가다가 같은

역에서 묵게 되었다.



밤이 깊어지자 허생이

기생들에게 말하기를,

.

"이곳은 산이 깊고 마을이

드무니 옛날부터

도적이 잘 드나드는 곳이다.

.

이전에 내가 우후(虞侯)

벼슬로 합포(合浦)

부임하다가 우연히

여기서 묵게 되었는 데,

 .

강도 수십명이 몰려와

창으로 위협하여

당해낼 수 없었다.



그러나 내가 그 도둑의

괴수를죽이자 무리들이

드디어 흩어져 갔다.

여기는 도둑 아니면

호랑이 먹이가 될

염려가 많은 곳이며,

.

요즈음 와서 그 살아남은

도적들이 번창하여

행인은 몸을 보전하기

어려우니 오늘 어디서

죽게 될지 모르겠다."

하니 기생들이 모두

크게 놀랐다.

.

밤 이경(二更, 21시경)

허생이 하인으로 하여금

어지럽게 대문을

두드려 치게 하여

도적이 약탈하러

온 것처럼 하자

.

여러 기생들이 급히

달려들어 허생의

옷자락을 잡아당기기고

혹은 만류하는데,


 

허생이 말하기를,

 "옛부터 대장부가 쉽사리

아녀자 때문에 몸을

망치는 일이 많다.

.

너희들이 나를 망치려고

하느냐 !

.

그러나 이른바 장부 된

이유는 능히 사람의

급한 일을 선뜻

도와주고 사람의 재난을

막아주는 것이다.

.

늙은 내가 아직 죽지

않았으니 너희들은

너무 걱정하지 말라."

하고 여러 기생들을

방마다 따로 숨게하고

.

뜰 가운데 나가 큰

소리로 "나는 옛날에

너희들의 괴수놈을

한 칼에 죽인

허장군이시다.

지난해에는 동으로

이시애(李施愛)를 쳐서

공이 제일이요,



겨울에 또한 서쪽으로

 쳐 나가 이만주(李萬柱)

베었으니 또한 공이

일급이라.

.

벼슬도 올라

첨지중추(僉知中樞)

받았다.

.

너희들 쥐와 같은

무리를 어찌 이빨틈에

끼워 두겠는가.

.

적대하려면 감히 와서

싸울 것이고

만약 그렇지 않으면

물러가라!"

.

하고 일갈하니 하인이

얼마 후 "도적들이

황급히 물러갔습니다."

.

하는 것이었다.

이에 허생이 말하기를

"도적의 꾀는 예측하기

 어려우니 밤새워



경계를 철저히 하라.

"이에 기생들이 몸을

 숨긴채감히 나와서

소리를 내지 못하였다.

.

그제야 허생이 방마다

돌아다니면서 두루두루

하나도 빠짐없이

기생들을 품어 안다보니

그 사이에 날이 밝았다.

이 때에 여러 기생들이

허생이 떠나는 모양을

보니 야윈 말 위에

말고삐 잡이 하인

하나에 허생 머리는

백발인데다

.

몰골은 수척하였다.

기생들이 놀라 서로

돌아보면서 탄식하였다.

.

"우리들이 바로

저 늙은 도적의 속임수에

빠졌지 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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